▲닥터 후: 시간의 종말스틸컷
BBC
<닥터 후> 뉴 시즌은 지난 십여 년 동안 몇 차례 재생성을 거쳤다. 첫 번째 재생성은 뉴 시즌에서 첫 닥터 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에클스턴이 한 시즌 만에 하차하면서였다. 뉴 시즌의 중흥을 이끈 데이비드 테넌트가 이를 이어받아 연기했고, 그는 이후 4년간 닥터 역을 맡아 뉴 시즌 4까지의 여정을 이어갔다. 영국을 넘어 전 세계 80여 개국에 시리즈가 방영될 만큼 큰 인기를 구가한 뒤 그는 <시간의 종말> 편에서 마지막을 고한다.
<시간의 종말>은 데이비드 테넌트에서 맷 스미스로 이어지는 닥터의 교체, 즉 재생성을 담은 독자적인 회차다. 모두 두 편으로 제작되어 장편영화 한 편 분량으로 나온 이 드라마는 마지막 남은 두 명의 타임로드가 대립하는 이야기로 꾸려진다. 그 하나는 닥터(데이비드 테넌트 분)이고, 다른 하나는 마스터로, 지구인을 숙주 삼아 제 힘을 키우겠다는 마스터에 맞서 닥터는 언제나처럼 사람들을 구하려 하는 것이다.
별반 새로울 것 없는 <닥터 후> 시리즈의 한 회차인 이 이야기는, 그러나 많은 감상을 안긴다. 그건 재생성이라는 아이디어 하나로 무려 60여 년을 이어온 이 오래된 드라마의 생명력과, 그렇게 버티고 이어온 과정 속에서 이뤄진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과들, 나아가 겹겹이 쌓여 어느덧 세상 어느 드라마 속 캐릭터와 맞서도 경쟁력이 있는 닥터라는 어마무시한 캐릭터의 존재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시즌을 이어가며 깊이 더하는 캐릭터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