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브로드스틸컷
BIFAN
여행지에서 갑자기 애인이 사라졌다
그렇게 도착한 숙소에서 둘은 한 차례 가볍게 충돌한다. 숙소까지 오는 내내 투덜대기만 하던 태민을 민지가 더는 참아내지 못한 것이다. 불평 좀 그만하라는 민지의 말을 듣고서야 태민은 제가 한 잘못을 알아차린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멀리까지 떠나온 여행길, 사소한 일로 다퉈서야 여행 전체를 망치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여행은 일순간 재앙으로 변한다. 샤워를 하던 민지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샤워기는 틀어진 채로 남겨져 태민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상함을 느낀 태민이 집 주변을 돌아보아도 민지의 행적을 찾을 길 없다. 태민은 민지가 납치된 것은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태민의 신고로 찾아온 보안관은 마치 태민이 현행범인 것처럼 거칠게 다룬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태민으로선 당혹스러울 뿐이다. 이대로는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리겠단 걱정이 들 무렵 태민 앞에 빛이 한 줄기 새어들어온다.
연착된 비행기, 문 닫은 렌터카 업체, 갑자기 일어난 교통사고, 사라진 여자친구, 저를 범인으로 모는 형사, 그리고 이어지는 도주극과 예기치 않은 살인사건까지 일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영화는 말조차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이 모든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주인공의 상황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다. 당해내기 어려운 재난이 거짓말처럼 밀려드는 상황을 넘어 영화가 마침내 제 안에 든 진실을 꺼내보일 때 관객들은 이 영화가 가진 가능성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