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호러의 황홀한 역사> 스틸컷
BIFAN
국경을 넘어 발견되는 포커 호러
더 크고 세련되며 변화한 세계의 구성원인 인물이 여적 과거에 남겨진 공동체에 홀로, 또는 소수로 등장하며 빚어지는 수많은 포크 호러의 설정이 국경과 문화권을 넘어 공통되고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문화와 의례를 알지 못하는 외부인이 처참하게 부서져가고, 또 때로는 구시대의 전통을 완전히 박살 내는 이들 이야기로부터 지키려는 힘과 바꾸려는 힘이 첨예하게 맞서온 인류의 오랜 싸움을 확인하게 되기도 한다.
결국 포크 호러는 어느 시대, 어느 계층이 두려워한 것들이 영화며 소설 안으로 녹아든 결과물이다. 때로는 침략이고 때로는 과학이며 또 때로는 새 시대의 삶의 방식이기도 한 것들이 결국 지난 시대의 것들을 점령하여 바꾸어낸 역사를 떠올리면 그 과정에서 생성된 공포가 작품 안에 녹아든 과정이 그저 어느 괴담의 독립적 생성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다큐멘터리는 결국 공포를 직면하고 오래 바라보는 것이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느 사회에나 공포가 있고, 그 공포는 문화의 장벽을 넘어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작동하며 사람들을 극한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때로는 현실에서 정벌된 이들이 승리를 거두고, 또 때로는 더욱 참담한 방식으로 패퇴하기도 하지만, 그 공포는 알알이 살아남아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