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보다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많은 경우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옳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언제나, 또 모두가 그러한가. 제가 옳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사례를 우리는 얼마나 자주 마주하는가 말이다.
누군가는 제가 정의롭다고 믿는다. 또 누군가는 제가 정의를 수호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 정의로움이 정의가 아닌 무엇이라면, 정의를 지키려는 자의 태도가 정의로움과 거리가 멀다면 그건 정의에 반하는 것은 아닐까.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사회의 정의를 바로세운다고 표방해온 조직들, 이를테면 검찰이나 경찰이 정의롭지 못한 행태를 저질렀던 사례는 얼마나 많았던가. 증거와 증언을 조작하고, 가해자가 아닌 이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낳은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마주했었다.
재심을 거쳐 뒤바뀐 진실을 혹자는 '지연된 정의'라 명명하였고, 지연된 정의는 정의와는 거리가 있는 무엇임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바로잡힐 기미조차 없는 여러 사건들, 같은 죄를 저지르고도 누군가는 조사조차 받지 않고 또 누구는 엄벌에 처해지는 그런 사례를 이 사회에선 빈번이 마주하게 되곤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