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레트로 열풍에 발맞춰 1990년대 대중가요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습니다. 장르 및 시대를 아우르는 과거 명반을 현재 시각에서 재해석하며 오늘날 명반이 가지는 의의를 되짚고자 합니다.[편집자말] |
1997년 대한민국은 삭막했다. IMF 구제금융이 한국을 뒤흔들었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때 대중음악은 천천히 새 장르를 개척할 준비를 마친다. K팝과 인디. 1996, 1997년은 이 두 장르가 맹렬히 제 자리를 구축하던 시기다.
사람에 따라 그 시작을 1992년 서태지 데뷔로 보기도 하지만 1996년은 아이돌 그룹 H.O.T.가 데뷔했다는 면에서 명확히 K팝 역사에 한 획을 긋는다. 동시에 1996년은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으로 대표되는 인디 펑크록의 원년이다. 인디 문화를 처음 대중에게 알렸다고 평가받는 '스트리트 펑크쇼'나 최초의 '인디' 음반으로 회고되는 < Our Nation vol.1 >이 홍대 앞 펑크 클럽 드럭(DRUG)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자우림이 등장한 게 바로 이때다. K팝, 즉 아이돌 음악이 생기고 어른과 아이가 듣는 음악이 구별되며 인디, 즉 메이저와 마이너로 음악시장이 양분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들은 이 시기 홍대 앞에 막 똬리를 틀기 시작한 인디 클럽(그중에서도 얼터너티브 록 밴드들이 중심으로 활동하던) 블루데빌에서 데뷔의 신호탄을 쏜다. 블루데빌의 선배 뮤지션, 유앤미블루의 공연을 보러 왔던 영화 <꽃을 든 남자>의 황인뢰 감독 눈에 띄어 단숨에 영화 OST 제작 기회를 얻는다.
고유명사화 된 '자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