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스크린이 있는 극장에 가야 제대로 된 작품을 만날 수 있던 시대는 완전히 종말을 고했다. 제작자는 OTT 서비스 업체를 거쳐 작품을 바로 시청자의 안방까지 배송한다. 콘텐츠의 시대가 곧 극장의 위기가 될지 눈 밝은 이들조차 쉬이 예상하지 못했던 터다.
콘텐츠의 시대, 영화에 온 힘을 경주했던 이들은 위기를 겪고 있다. 90분 내외의 한 작품에 온 공력을 들이기보다 훨씬 짧거나 긴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시도하는 것이 수익 면에서 낫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작품성이 떨어졌다면 대중의 관심 또한 멀어졌을 테다. OTT 업체들의 번영 뒤에는 영화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까지 쫓아온 드라마의 수준 향상도 한 몫을 했다. 미드, 영드, 일드 등 세계 곳곳에서 건너온 드라마 여럿이 톱스타가 나오는 한국 드라마 못잖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자본이 뒷받침하는 미국 드라마는 지난 십 수 년 간 한국 안방을 그야말로 맹폭했다. <프리즌 브레이크> <로스트> <섹스 앤 더 시티> <프렌즈> <빅뱅이론> 등 1세대 미국 드라마가 한국 창작자들에게 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작품성은 물론 규모나 창의성 면에서도 영화와 비견할 만한 작품들로, 한국 시청자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