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iHQ, 드라맥스 예능 <리더의 연애>가 대한민국 여성 리더들의 각양각색 연애 스타일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25일 방송된 <리더의 연애> 16회에서는 주얼리 디자이너 문야엘-배우 김흥수, 피부과 원장 이한나-배우 홍준기, 향초사업가 김수향-모델 민준기의 데이트가 그려졌다.
 
최근 공식커플을 선언하며 공개연애를 시작한 '야수커플' 문야엘-김흥수는 문야엘의 절친 홍영기와 만남을 가졌다. 과거 얼짱 모델 출신으로 현재는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이자 쇼핑몰 CEO로 활동중인 홍영기는 문야엘과 초등학생 시절부터 20년 지기라고 소개했다.
 
홍영기는 등장부터 유쾌하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야수커플을 쥐락펴락했다. 뜬금없이 "고등학교 때 동네 양아치 오빠의 이름이 김흥수였다"고 고백하며 동명이인 김흥수를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문야엘은 대식가인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소식한다"며 절친에 대하여 거침없는 폭로를 이어가기도 했다.
 
세 사람은 거짓말 탐지기로 진실게임을 펼쳤다. 홍영기는 김흥수에게 '여자를 20명 이상 만나봤다?' 문야엘에게는 '아직도 연락오는 썸남이 있다?'라고 강도 높은 질문을 던졌고 김흥수와 문야엘은 나란히 NO를 외쳤지만, 테스트 결과는 둘 다 '거짓'으로 나오며 민망한 분위기가 됐다.
 
문야엘은 인터뷰에서 "썸남은 아니지만 가끔 남자들에게 연락이 오는 건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김흥수는 "알아서 정리하겠지"라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문야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김흥수와 홍영기만 남겨지자 어색한 분위기가 된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궁금증을 높였다.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의 한 장면.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의 한 장면. ⓒ iHQ, 드라맥스

 
이한나와 홍준기는 사주 궁합에서 "서로 연애를 해봐도 괜찮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홍준기는 자신이 일하는 곳으로 이한나를 초대하여 직접 요리를 만들어 대접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대화 포인트가 자주 끊기며 정적이 이어졌다. 급기야 홍준기는 제작진과 상의하에 잠시 촬영중단을 요청했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MC들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랐다.
 
홍준기는 이한나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카메라만 남긴 채 스태프들이 모두 빠지게 했다. 홍준기와 이한나는 대화를 통하여 그동안 서로 알게모르게 쌓여있던 오해를 조금씩 풀었다. 홍준기는 "이한나가 자신을 밀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했고, 이한나는 "일반적인 소개팅이면 말도 편하게 했을 텐데, 그리고 홍준기가 배우(연예인)이다 보니 '말과 행동이 진심일까?'라는 걱정이 들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홍준기는 서운한 표정으로 "편견이다. 오늘 소개팅하면서 '아닌 것을 연기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한나는 "나한테 '누나'라고 했을 때 좀 깼다"고 고백했고, 홍준기는 당황해하며 "초면이고 나보다 5살 많은 사람에게 '한나야'라고 할  수는 없지 않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홍준기는 "이한나를 좀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이한나가 "그럼 더 만나볼 생각이 있는 거냐"고 재차 확인하자, 홍준기는 "궁금하다. 이한나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라고 화답했다. 
 
이한나는 홍준기의 애프터 신청에 자신의 명함을 건네는 것으로 답했다. 제작진과 사전에 약속된 '소개팅 성공'을 알리는 시그널이었다.
 
홍준기는 이한나에게 "오늘 당장 다시 연락할 것"이라며 직진남의 면모를 드러냈다. 홍준기는 "주관이 뚜렷하고 신념이 있고 자기 일 열심히 하는데 예쁘기까지 하다"며 이한나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이한나는 "제작진을 내보내고 둘이서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고 하는 모습에서 마음이 돌아섰다. 적극적으로 표현해주는 모습에 끌렸다"고 고백했다. 이한나는 현재 홍준기와 연락을 이어가고 있으며, 호칭도 누나에서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수줍게 밝혔다.
 
김수향과 민준기의 작업실 소개팅이 이어졌다. 험난한 108배를 마친 두 사람은 이북식 찜닭과 막국수 메뉴로 저녁을 함께 즐겼다. 김수향은 식사 시간에 맞춰 과감한 파티룩으로 환복을 하고 등장하며 민준기를 또다시 당황하게 했다. 김수향은 "하루에도 상황에 맞춰 여러 차례 드레스업을 한다"고 밝혔다.
 
신속한 결과와 실용성을 중시하며 거침없는 성격의 김수향과, 여유롭게 느긋하며 내성적인 민준기의 서로 다른 성향이 내내 대조를 이뤘다. 김수향은 연인이 생기면 '나를 위한 시간'을 따로 두고 일관성을 지키는 배려를 중시한다고 고백했다. 또한 김수향은 "내가 잘하는 건 스스로 생색내야 한다. 내가 잘난 점을 스스로 이야기 안 하면 아무도 모른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다음 데이트를 앞두고 민준기가 데이트룩을 골라주는 시간을 가졌다. 크롭탑같이 노출이 있는 무소유의 의상을 즐긴다는 김수향의 취향과는 정반대로, 민준기는 앞뒤가 막힌 점잖은 가디건을 골라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진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민준기와 김수향, 문야엘과 김흥수의 데이트에 이어 피트니스 전문가 정아름이 배우 민지후-작곡가 유재환과 새로운 2대 1 야외 소개팅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지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의 한 장면.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의 한 장면. ⓒ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각 분야의 여성 리더들이 그동안 일에만 쫓기느라 잊고 지냈던 연애 세포를 깨우고 커플 로망을 실현시켜 주는 리얼리티 데이트 매칭 프로그램이다. 방송 초반에는 매회 한 명의 여성 리더가 다섯 명의 남성 출연자와 '제한시간' 안에 번갈아가며 소개팅을 하고 최종선택을 내리는 구성이었지만, 중반 이후로는 1대 1 혹은 2대 1 소개팅으로 하루동안 시간제한없이 데이트를 이어가며 서로를 좀더 깊이있게 알아가도록 하는 현재의 포맷으로 바뀌었다.
 
여성 리더가 남성 출연자과의 만남을 이어갈지 선택할 수 있지만, 남성 측이 선택을 먼저 포기할 수도 있다. 또한 서로 최종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끝나는 방송과 달리, 남녀출연자들이 '애프터 데이트'를 통하여 이후로도 정식으로 만남을 이어거거나 혹은 끝낼지 선택하는 후일담까지 다루어진다. 현재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김흥수와 문야엘 커플이 최초로 공개연애를 선언했다.
 
과거의 연예 예능이 <천생연분>이나 <연애편지>처럼 약속된 설정에 따른 상황극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리얼리티 요소가 부각되면서 실제 연애를 보는 것 같은 '진정성'이 중요한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TV조선 <연애의 맛> 시리즈로, 시즌 1의 이필모-서수연, 시즌2에서는 오창석-이채은, 시즌3의 정준-김유지까지 매시즌 실제 커플을 배출하여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시청자들에게는 연예인-셀럽이 등장하는 연애 프로그램도 방송을 넘어 얼마든지 진정성있는 '실제 연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는 전환점이 됐다.
 
<리더의 연애>도 현재 <연애의 맛>과 비슷한 포맷으로 바뀌면서 첫 실제 커플까지 배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진지한 연애'와 '이벤트성 가상연애'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연애의 맛>이 첫 만남부터 출연자들이 시간을 두고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며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보여줬다면, <리더의 연애>는 이들이 어디서 어떤 식으로 데이트를 하는지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적 요소'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제한된 짧은 시간안에 출연자들에게 선택에 대한 압박감을 주는 분위기도 더 강하다.
 
또한 여성 출연자들이 각 분야에서 '성공한 리더'라는 기준에 맞추다보니 주로 개인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CEO이거나 전문직, 유명 인플루언서같은 셀럽들이 대부분이다. 촬영도 리더들의 직장이나 생활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자연히 방송을 통하여 진짜 데이트를 하기보다는 자기 홍보에 더 치중한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데이트라기보다 운동과 노동에 가까웠던 정아름 편이나, 시종일관 자기 과시로만 일관했던 김수향 편 등은, 일반적인 소개팅이라기엔 지나치게 장난스럽거나 비현실적인 내용으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MC들의 역할도 아쉬움을 주고 있다. 한혜진을 제외하면 평범한 50대 남성인 김구라-박명수는 요즘 세대의 연애감성에 대한 이해도와 공감대가 떨어진다. 진행스타일도 방송 흐름을 끊는 불필요한 드립에 대한 욕심이 과도해서 프로그램의 성격에는 맞지 않아 보인다.
 
방송 초반 많은 여성리더들이 남성 출연자들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하고 최종선택을 포기하는 장면, 이한나가 '배우'인 홍준기의 진심에 의문을 품는 장면은 출연자들 본인도 방송과 진짜 소개팅 사이에서 헷갈려하며 제대로 몰입하기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출연자들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 출연자들이 자연스럽게 데이트와 서로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더의 연애>가 또다른 <연애의 맛>이 되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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