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양수기의 흡입구가 도로변 우수관로 속으로 들어가 있다. 양수기 흡입구 우수관 맨홀 뚜껑에도 머리카락과 오수 찌꺼기와 화장지 조각이 말라 엉겨 붙어 있다. 오수가 넘친 흔적이다.
 양수기의 흡입구가 도로변 우수관로 속으로 들어가 있다. 양수기 흡입구 우수관 맨홀 뚜껑에도 머리카락과 오수 찌꺼기와 화장지 조각이 말라 엉겨 붙어 있다. 오수가 넘친 흔적이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계획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이춘희, 아래 세종시)에서 집중호우 때마다 도로변 오수관이 넘쳐 '똥내'(악취)를 풍기는 이유가 총체적 부실시공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세종시가 재작년 확인한 결과만으로도 우·오수관로 오접합 등 시공 불량 사례만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세종시 건설 기본계획 자체가 공동주택 입주계획 대비 오수관로 처리 용량을 낮게 계산해 애초부터 오수관로를 너무 좁게 시공했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 기사] 비만 오면 도로 곳곳에서 똥내나는 세종시 왜? http://omn.kr/1omfp

[재작년 조사 결과] 오접합·오시공 불량사례 수십 건 확인
 
 박성수 세종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3월 6일 제3차 세종시의회 본회의에서 세종시를 상대로 시정질의를 하고 있다.
 박성수 세종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3월 6일 제3차 세종시의회 본회의에서 세종시를 상대로 시정질의를 하고 있다.
ⓒ 세종시의회

관련사진보기

 
세종시의회 박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집중호우 때마다 시내 오수관이 넘쳐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오수 악취를 처음으로 시의회에서 공론화했다. 그는 지난해 3월 6일 3차 세종시의회 당시 이 문제를 지적하며 구조적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세종시에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은 먼저 세종시 건설지역 내 우·오수관로 오접합과 불량 시공 여부 관련 지난 2018년 조사 결과를 물었다.

세종시 관계자는 "단독주택 부지를 뺀 공동주택, 상업·업무용 시설, 학교, 공공건축물 등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모두 66개소에서 오접합과 시공 불량 사례가 발견됐고, 우·오수관로 42.4㎞ 구간에 대한 2차 조사에서는 18개소에서 맨홀 주변 누연(밀폐된 맨홀에서 연기가 새나오는 현상)과 오시공 등 불량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시공 단계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음을 시가 인정한 것이다.

이중 오접합은 우수관로를 오수관로와 잘못 연결한 사례를 포함한다. 세종시는 우수관과 오수관을 분리해 각각 시공했다. 우수관은 하수처리시설을 거치지 않고 하천에 직접 방류된다. 반면 오수관은 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정화 과정을 거친다. 오접합할 경우 우수관로를 따라 흘러야 할 빗물이 오수관로로 들어가 용량을 감당 못한 오수관이 넘치게 된다.

세종시는 집중호우 때마다 곳곳에서 오수관 맨홀로 오수가 넘치자 이를 펌프질하는 방법으로 하천에 무단 방류했다. 최근 7월 집중호우 때도 모두 4곳에서 역류한 오수가 도로로 쏟아졌다. 

오수관 넘쳐 금강으로 방류한 양은? "10%만 계산해도 하루 레미콘 880여 대"

이어 하수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하천으로 무단 방류한 오수량에 관해 물었다. 세종시 관계자는 "측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미처리 오수가 도로로 넘친 날 하루 동안 세종시하수처리장에 유입된 오수유입량(약 5만여 t)의 10%만 계산해도 무단 방류한 오수는 5000여t으로, 레미콘 880여 대 분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집중호우로 맨홀이 넘칠 때마다 최소 수백t에서 수천t의 오수가 금강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지적이다. 실제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이번 집중호우로 세종시 첫 마을 인근 지하차도 오수관 맨홀이 넘치자 세종시는 시간당 120t을 처리할 수 있는 양수기 3대를 동원, 넘친 오수를 퍼올려 하천으로 무단방류했다.
 
 정부가 마음먹고 만든 계획도시인 세종시가 비가 올 때마다 곳곳에서 오수가 도로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큰 돈을 들여 세종시에 처음부터 '분류식 하수처리방식'을 도입했다. '합류식'은 우수와 오수가 같은 관로로 흘러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다.(그림 왼쪽) 반면 '분류식'은 우수관과 오수관을 따로 설치해 우수는 별도 처리 없이 하천으로 방류하고 오수만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돼 처리된다.(그림 오른쪽)  세종시는 오수관 역류를 수년 째 방치해오다 도로로 쏟아져 나온 오수를 오수관으로 펌핑해 하천으로 그대로 방류했다.
 정부가 마음먹고 만든 계획도시인 세종시가 비가 올 때마다 곳곳에서 오수가 도로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큰 돈을 들여 세종시에 처음부터 "분류식 하수처리방식"을 도입했다. "합류식"은 우수와 오수가 같은 관로로 흘러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다(그림 왼쪽). 반면 "분류식"은 우수관과 오수관을 따로 설치해 우수는 별도 처리 없이 하천으로 방류하고 오수만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돼 처리된다(그림 오른쪽). 세종시는 오수관 역류를 수년 째 방치해오다 도로로 쏟아져 나온 오수를 오수관으로 펌핑해 하천으로 그대로 방류했다.
ⓒ 감사원

관련사진보기

  
 세종 시내 방향 지하차도 왼쪽 인도에는 1분당 2000ℓ를 퍼 올리는 양수기 2대(시간당 240t)가 설치돼 있다. 흡입구에 화장지 찌꺼기가 엉겨 붙어 있다.나란히 늘어선 2개의 양수기 배출 호스를 따라가 보았다. 약 50m의 양수기 배출 호스 끝도 우수관이었다.우수관 고인물에서 역한 정화조 냄새가 코를 찔렸다. 곳곳에 붉은색 유충 무리가 꼬물거렸다.
 세종 시내 방향 지하차도 왼쪽 인도에는 1분당 2000ℓ를 퍼 올리는 양수기 2대(시간당 240t)가 설치돼 있다. 흡입구에 화장지 찌꺼기가 엉겨붙어 있다.나란히 늘어선 2개의 양수기 배출 호스를 따라가 보았다. 약 50m의 양수기 배출 호스 끝도 우수관이었다. 우수관 고인물에서 역한 정화조 냄새가 코를 찔렸다. 곳곳에 붉은색 유충 무리가 꼬물거렸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미개발 택지, 상가 공실 있는데도 오수관 꽉 차... 수요 예측 못해 좁게 시공?

박 의원은 애초부터 하수관로를 현실에 맞지 않게 너무 좁은 관으로 시공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그 근거로 세종시 1-3 생활권 가재마을 9단지 인근 오수관 맨홀 내부의 시간대별 유량을 촬영한 사진을 제시했다. 

이 구간은 400㎜ 공공하수관로가 매설돼 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을 전후해 오수가 오수관에 꽉 차 흘러 관로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낮 시간대에도 관경의 80∼90% 이상 오수가 흘렀다. 관로에 여유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수요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건설 기본계획 때문에 좁게 시공됐다는 문제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박 의원은 "해당 구간의 상업·업무용 시설에 다수의 공실이 있고 미개발 택지가 있는데도 오수 관로가 꽉 찬 상태고 도로와 하천을 따라가는 차집관로 또한 대부분 꽉 차 흐르는 상태"라며 "사용 인구가 늘어난다면 현재 시공된 관로는 처리 용량을 초과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시 청사와 주변 전경(2017년 4월)
 세종시 청사와 주변 전경(2017년 4월)
ⓒ 세종특별자치시

관련사진보기

 
박 의원의 마지막 질의는 시공사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 향했다. 박 의원은 부시장에게 "시에서 (오접합과) 적정 여유를 확보하지 못한 오수관로 문제가 확인된다면 LH를 상대로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당시 류순련 행정부시장은 "LH의 귀책 사유로 인해 불비한 점이 있다면 보완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답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건설 기본계획을 다시 변경하고 있다"고 답했다.

세종시 기본계획안 수립한 초대 행정도시건설청장은 현 세종시장

박 의원은 지난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시의회 시정질의 때 물었지만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고, 시나 LH에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듯했다"며 "이번 집중호우 때도 오수가 역류했다, 문제가 심각한 만큼 시 차원에서 개선책을 빨리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세종시는 지금도 LH와 함께 오수관 맨홀이 넘치는 원인을 찾는 데 머물러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최근 "시공을 한 LH와 함께 원인을 찾고 있다, 하지만 우수관 물이 오수관으로 역류했다는 것 외에 왜 역류했는지는 원인을 몰라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질의 마무리를 지난 2006년 당시 초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당시 세종시 건설 기본기본계획안 수립과 우·오수관로 시공 책임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담당했다.

"'행복도시는 내가 살 게 될 도시라는 생각으로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하셨던 초대 건설청장은 바로 이춘희 현 세종시장이십니다."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