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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에 한국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한국형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한국의 의료공공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를 거치는 동안 더욱 가속화 되어왔다고 지적한다. 감염병 대응책으로서 단기적 시야의 '공공의료'를 넘어 우리나라 의료체계 전반의 틀을 재고하는 '재난 이후의 공공의료'를 고민한다.[편집자말]
 지난 11일 육군 2작전사령부 화생방대대 장병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에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육군 2작전사령부 화생방대대 장병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에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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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으로 분류된 코로나19는 우리가 흔히 걸리는 감기의 원인인 코로나바이러스와는 달랐다. 먼저 무증상 즉 열이나 기침, 가래 등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도 감염을 전파하는 사례가 종종 관찰됐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뒤에도 확진 검사에서 다시 양성으로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24일 기준 전체 감염 건수의 2%가량인 220건이 이에 해당했다. 특히 3건에서는 회복 뒤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가 다시 음성으로 전환됐다가 이후 검사에서 세 번째로 양성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런 특징과 함께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SARS),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치명률은 크게 낮지만 감염 전파는 더 잘 되기 때문에 감염병 전문가들도 코로나19의 유행 전파를 쉽게 예측하지 못한다. 중국이나 유럽,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새로 감염된 환자 수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올가을 들어 기온이 내려가면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다른 바이러스 역시 가을부터 유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가 가을부터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면 피해는 봄철의 유행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유행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2월 하순에는 확진자가 하루에 900여 명이 나올 정도였지만, 4월 하순에는 환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대폭 줄었다. 미국이나 유럽보다 중국과 가까우면서 환자 수는 훨씬 적어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은 모범 사례라는 평가가 다른 나라들에서 나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방역 정책을 배워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특징상 올가을 및 겨울 그리고 내년까지 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즉 유행 장기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직 방역 성공으로 평가하기엔 성급하다. 또 코로나19 차단 정책 즉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여러 피해 즉 높은 실업률, 자영업자들의 도산 등 경제적인 피해까지 종합해서 평가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병실 없어 병원 못 간 채 사망하기도
 
 코로나19의 특징상 올가을 및 겨울 그리고 내년까지 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즉 유행 장기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직 방역 성공으로 평가하기엔 성급하다.
 코로나19의 특징상 올가을 및 겨울 그리고 내년까지 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즉 유행 장기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직 방역 성공으로 평가하기엔 성급하다.
ⓒ 참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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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에서 3월 초 대구 및 경북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게는 하루에 7백 명이 넘는 등 수일 동안 5백 명 넘게 확진됐다. 대구 및 경북에 있는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모두 입원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광주나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이송하기도 했지만 많은 환자는 입원 치료를 받기 위해 집에서 대기해야 했다.

3월 초에는 2500여 명의 확진자 가운데 3명 중 2명꼴인 1600여 명이 집에서 입원 치료를 기다리기도 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초 최소 4명의 환자는 집에서 대기하다가 중증으로 진행돼 사망했다. 당시 코로나19 감염 뒤 사망한 환자 수가 전국적으로 약 20명이었는데, 5명 가운데 1명 정도는 입원 병상 부족으로 집에서 기다리다 숨진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단위 인구당 병상수가 OECD 회원국 평균치의 2.5~3배에 이를 정도로 많으며, 일본에 이어 최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정작 코로나19 유행에서는 감염 환자를 위한 병상이 없어서 집에서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대구에는 상급종합병원이 5개나 있어 전국 6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가장 많이 돌본 곳은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이었다. 만약 이런 의료원조차 없는 광주나 대전에서 대구와 같은 유행 사태가 벌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더 비참한 상황이 나타났을 수 있다.

OECD의 다른 나라에 견줘 인구당 병상은 훨씬 많지만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할 병상이 없어 집에서 숨진 사건은 코로나19 유행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올가을 다시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면 지금이라도 공공병원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공공의료 부족했다면?

4월 하순 기준 코로나19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으로 4월 24일까지 87만여 명이 진단됐으며, 약 5만 명의 사망자가 생겼다. 같은 시각 기준 중국의 환자 수가 8만 3천여 명에 사망자 수 4600여 명인 것에 견줘보면 미국이 코로나19 최대 유행국이 됐다. 미국의 경우 세계적인 주요 국가 가운데 의료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하며 공공보험 체계는 약해 감염병 등에 취약할 것은 어느 정도 예측됐다. 

  
 세계 코로나19 발생 현황 (2020.04.27. 오전 9시 기준)
 세계 코로나19 발생 현황 (2020.04.27. 오전 9시 기준)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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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제외하고 단순히 환자 수로 보면 코로나19 유행국은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다. 이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나 우리나라에 견줘 공공의료 비중이나 공공보험 체계가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코로나19 유행에서 공공보험 체계는 있지만, 공공의료 비중은 크게 낮은 우리나라에 견줘 이탈리아 등에서 환자 수가 급증해 공공의료 무용론이 일부에서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단순히 환자 수 비교로는 공공의료 무용론을 뒷받침하거나 보건의료 체계의 우수성을 비교하기는 힘들다. 우선 이탈리아 등 유럽의 많은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노인 인구 비중이 훨씬 높다. 고령자 등은 코로나19 고위험자로 고령 사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인구 구조를 보정해 비교해야 하는데, 이를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각 나라의 인구 구성 비율을 세계보건기구(WHO)의 표준인구 구성과 같다고 보정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치명률이 1%로 나타난다. 

반면 일본은 0.5%, 독일 0.7%, 스위스 0.8%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낮다. 그럼에도 스페인은 1.6%, 스웨덴 1.5%, 이탈리아 2.4% 등으로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높다. 사교 문화와 관광이 발달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공공의료라도 갖춰져 있지 않았으면 치명률은 더 높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복지국가의 모범으로서 공공보험과 공공의료가 가장 잘 갖춰진 스웨덴은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체계로 코로나19를 극복한다는 정책이어서 앞으로 몇 달에서 몇 년은 더 지켜봐야 최종 수치를 알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일본이나 독일이 우리나라보다 방역 체계가 우수하다거나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는 잘 갖춰진 공공의료 체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높았다는 이유로 공공의료 무용론을 내놓기는 성급하다. 다만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에서 최근 들어 공공의료를 축소해 왔다는 점이 코로나19의 유행을 촉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음도 유의해야 한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의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추가 사망'의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일정 기간의 사망률에 견줘 코로나19로 인해 추가로 얼마나 더 사망하게 됐는지 살펴봐야 제대로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추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건강 취약층 만들지 않아야 감염 피해 줄일 수 있어

코로나19의 경우 완치가 됐다고 판정을 받아도 다시 감염되기도 하며, 검사상 양성과 음성을 오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면역력이 높아지면 바이러스 번식이 크게 줄어 음성이 된다. 하지만 다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번식하면서 검사상 양성이 되거나 완치가 됐다가도 다시 감염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환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전파시키면 효과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순환을 끊고 싶다면 우리 국민 전체의 면역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 특히 면역력이 낮은 건강 취약층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정신병원이나 요양병원 등 각종 시설 입소자, 만성질환자 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웨덴의 '집단면역' 형성 정책은 탄탄한 공공의료와 공공보험 체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강 취약층이 적어 시도라도 가능한 것이다. 코로나19가 올가을 다시 유행할 수 있고 또 장기화된다면 건강 취약층을 위한 대비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관련기사]
K-방역에 가려진 문재인 정부의 위험한 정책 (http://omn.kr/1nj20)
K-방역은 천운이 따른 성과에 가깝다 (http://omn.kr/1njtx)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양중 님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이자 전 한겨레 의료전문기자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 2020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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