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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왜 7세 미만 아동이 있는 가정에만 쿠폰을 주나요? 초중고 아이들을 둔 사람들도 힘든데..."
"아동수당을 받는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10만원 쿠폰 필요 없으니 그 돈으로 고생하는 의사 간호사들 방호복이라도 제대로 사 주세요."


4일 내용이 공개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중 유독 논란이 되고 있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미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받고 있는 만 7세 미만 아이들에게 추가로 월 10만원씩 특별돌봄쿠폰을 지급하겠다는 대목입니다.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상자들은 사업이 시행되는 향후 4개월 동안은 아이 당 월 20만원씩 총 80만원을 받게 되는 셈인데요.

아동수당 대상자가 263만명이니 예산은 총 1조539억원이 들어갑니다. 전체 코로나19 추경 규모 11조7000억원의 9%에 해당합니다. 추경 항목 중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될 때를 대비한 목적예비비(1조3500억원)를 제외하면 단일 항목으로는 가장 규모가 큽니다.

논란의 특별돌봄쿠폰, 야당은 삭감 엄포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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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경제지를 중심으로 특별돌봄쿠폰 예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지원 대상에서 소외된 40·50대의 불만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둔 야당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태세입니다. 당초 야당은 추경안 국회 제출 시 신속한 처리를 약속했지만 태도가 냉랭해졌는데요. 미래통합당은 "총선용 돈 풀기"라고 규정했습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5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살리라고 했지 총선용 현금 살포하라고 세금 내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춘 현미경 심사를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엄포로만 끝날 것 같지도 않습니다. 미래통합당은 과거 아동수당을 도입할 때도 선별 지원을 주장해 관철시킨 바 있습니다. 결국 고소득층을 걸러내는 데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더 들어가 7세 미만 아동 모두에게 지급하게 됐지만, 보편적 복지와 현금성 복지 정책에 대한 보수야당의 알레르기는 여전합니다. 야당이 정치 쟁점으로 만들어 추경 심사가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런 논란을 차치하고, 정부의 추가 지원이 수혜 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은 될까요.

혜택을 입게 된 이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는 정경선씨는 "어린이집 휴원으로 아이를 부모님께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쿠폰은 생활비로 쓰고 아낀 생활비는 아이를 돌봐주시는 부모님께 드릴 용돈에 보태는 데 요긴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반면 박정환씨는 "정부 지원이 고맙긴 하지만 월 10만원은 체감이 될 만큼 도움되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라며 "오히려 장사가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여당의 입장은 어떨까요. 여당과 정부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일문일답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취약계층 지원 대책 포함돼 있어... 돌봄 지원도 중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경예산 편성 당정협의에서 이낙연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대화하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경예산 편성 당정협의에서 이낙연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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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돌봄쿠폰 예산을 추경에 넣은 이유는 뭔가?
"정부가 이번 추경을 편성하면서 적용한 원칙은 시급성, 집행가능성, 한시성 등 세 가지다. 코로나19 감염증 피해극복과 민생안정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업들 중 이 원칙들을 적용해 우선순위대로 추렸다. 특별돌봄쿠폰은 어린이집 휴원 등으로 맞벌이 부부가 지게 될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다. 초중고 아이들보다는 미취학 아동의 필요성이 더 시급하다고 봤다."

- 다른 고려 요소는 없었나.
"신속한 집행가능성도 고려했을 것이다. 아동수당 대상자는 따로 지원 대상을 추릴 필요 없이 바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 추경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예산 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지원 대상자 선별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 안된다."

- 좀 더 피해가 큰 계층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다른 취약계층,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 대책이 빠진 채 특별돌봄쿠폰을 지급하겠다고 했다면 문제지만, 정부의 1단계, 2단계 대책과 이번 추경에 이 부분이 반영돼 있다.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사업도 중요성이 덜하지 않다."

- 당장 외출도 자제하는 판에 소비쿠폰이 지급돼도 쓰기 힘들다는 비판도 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향후 안정을 찾게 되면 소비 진작 대책이 시차 없이 시행될 수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경제의 어려움이 더 가중된다. 그러니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다양한 소비쿠폰 지급은 당연히 이번 추경에 넣어야 할 사업이다."

특히 야당의 "총선용 현금 살포"라는 공격에 대해서 여당 관계자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많은데 그럼 지원을 말아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코로나19 추경의 진짜 문제점
 
 28일 오후 경기도 파주 문산읍 문산우체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문산우체국은 1인당 5개씩 총 70세트를 판매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파주 문산읍 문산우체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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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다 이해한다고 해도 이번 추경의 한계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주문한 바 있는 '정책적 상상력' 부족입니다. 이번 추경 예산은 급하게 준비되다 보니 감염병 대응 성격의 사업을 빼면 대부분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데 그친 게 사실입니다. 상상력을 발휘해 기획한 새로운 사업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정부가 '킬러 아이템'이라고 자신 있게 내놨던 예산 항목들은 기존에 있던 혜택을 확대하는 것들입니다.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를 받고 있는 저소득층과 노인일자리 참여자 소비쿠폰 지급, 청년고용장려금과 영세사업장 임금보조금 확충 등 대부분이 그렇죠.

기존의 복지 체계 밖에 있지만 재난상황에 취약할 수 있는 일용직 및 특수고용 노동자와 비정규직, 영세기업 종사자 및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추경 편성에서 도움이 더 절실한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재난 수당' 방식의 직접 생계지원 방안이 들어가야 한다는 각계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홍남기 부총리는 추경 발표 하루 전인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재난 기본소득의 취지를 담은 사업들이 들어갈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사실 이번 추경의 진짜 문제는 특별돌봄쿠폰이 아니라 11조7000억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돈이 들어감에도 소외된 계층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이제 국회 추경 심사 과정이라는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도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은 국가들은 기업·노동자에 대한 단기 피해지원 등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며 "현금 이전 등을 통한 가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 권고를 보더라도 여야 정치권은 심사과정에서 불필요한 예산을 조금 줄이거나 예산을 좀 더 늘려서라도 한계상황에 처한 피해 계층의 생계비 지원, 영업 손실 보전, 돌봄 취약계층 추가 지원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국회 추경 심사 과정을 꼼꼼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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