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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신년사 발표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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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신년사에서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두 가지 차원에서의 변화가 읽힙니다.

달라진 점 두가지

첫 번째는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인식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집권) 대부분 기간 동안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다"면서 "또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 되고 있다, 지금 우리 정부에서 전·월세가는 안정돼 있지 않나"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대통령의 현실을 제대로 모른다"고 강력 비판했습니다. 작년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9억 원에 달할 정도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데 대통령이 이런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이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결국 정부는 매매가 9억 원 이상인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와 종부세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12.16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게 됩니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투기와의 전쟁'을 직접 언급한 것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발언대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됐다는 생각이 그대로 이어졌다면, 굳이 '전쟁'이라는 강력한 표현을 쓸 일도 없었을 겁니다.

두 번째는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의 가능성입니다. 사실 정부는 투기와의 전쟁에서 줄곧 패했습니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난 2017년 8.2 부동산 대책, 2018년 9.13 부동산 대책 등 크고 작은 부동산대책 18개를 내놨습니다.

결과로 따져보면 'F학점'입니다. 전국 집값은 몰라도 정작 중요한 서울 아파트값은 잡지 못했습니다.

KB부동산통계를 보면 지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는 6억 635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11월 중위매매가격은 9억 원(8억 9751만 원)에 육박합니다. 1년에 1억 원 꼴로 오른 셈인데, 사실상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던 셈입니다.

이런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내년 총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 힘들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집값 폭등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대부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책임은 온건히 대통령도 함께 짊어지게 될 것입니다.

반가우면서도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현상유지로는 부족하다, 떨어뜨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여론조사
 지난달 16일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직후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 여부를 조사한 결과, "불신"이 "신뢰"보다 21.0%p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 봉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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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결기는 이제 실질적인 집값 정책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먼저 목표 설정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현재 9억 원에 육박하는 서울 아파트 가격을 현 단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9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살 여력이 있는 서민, 많지 않습니다.

집값을 떨어뜨려야 합니다. 최소 서울 아파트 가격을 2년 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지냈던 참여정부는 집값을 폭등시켰다는 누명을 쓰고 있지만, 사실 집값을 잡았던 성과를 낸 정부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말인 2007년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공개 등 부동산 시장 정상화 조치와 대출 규제 등의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는 2007년 4월 법 개정 이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고 전국 모든 지역에 확대 시행했습니다. 아파트를 분양할 때마다 분양가가 널뛰기를 하는 것을 틀어막았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대수익'이 사라지면서 투자자들도 부동산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고,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2010년 -1.2%로 하락세로 전환했고, 2011년 0.3% 상승했다가 2012년 -2.9%, 2013년 -1.4%를 기록했습니다. 혹자는 집값 하락이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관련이 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영향이 2012년, 2013년까지 이어졌다고 보긴 무리입니다.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공개 등 시장 투명화 조치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털고' 나갔다는 분석이 더 적절해보입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서울 집값이 4년간 11% 하락할 것이라는 국토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정부와 부동산
▲ 정부와 부동산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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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해야

사실 분양가상한제는 올해 4월까지 유예된 상태입니다. '상한제 하면 공급 부족'이라는 근거없는 부동산업자들의 낭설에 정부가 휘둘린 탓입니다. 이 무책임한 부동산업자들은 박근혜정부 시절 부동산 3법 등 규제가 풀린 뒤 집값이 폭등했다는 사실은 전혀 말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고삐 풀린 시장에서 공급만 늘린다면, 투기꾼(다주택자)들이 싹쓸어간다는 사실 역시 말하지 않습니다.

'투기와의 전쟁'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부동산업자들의 말을 더 이상 귀담아듣지 않길 바랍니다. 분양가상한제 등 검증이 완료된 집값 잡기 대책을 당장 전국적으로 시행해, 대통령이 '투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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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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