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양승동 KBS 신임 사장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양승동 KBS 신임 사장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국어가 안 되는데 어떻게 KBS 사장을 하느냐."

"KBS 직원들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냐."
"그래서 KBS 사장에서 사퇴할 거냐 안 할 거냐, 예·아니오로 대답해라."

30일 국회에서 열린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신상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막말을 쏟아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날 양승동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는 폭언과 도를 넘는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양승동 후보를 향해 소리를 지르면서 "국어가 안 되는데 어떻게 KBS 사장을 하느냐", "KBS 직원들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냐"  등의 원색적이고 고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공영방송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와는 맞지 않는 질의도 이어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그래서 천안함 폭침을 재조사 해야 하느냐"라고 묻자 양 후보는 "KBS 사장 후보자로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느냐"며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물었다.

이에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간에 김성태 의원을 향해 "윽박지르지 말자"고 말했으나, 김 의원은 "왜 질의를 방해하나"라며 "국가보안법 폐지해야 하냐"라며 사실상 사상 검증에 준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갔다.

또 김 의원은 방송강령에 대한 질의에 양승동 후보자의 답변이 지연되자, "KBS 사장 후보자가 헌법에 준하는 내용도 모르고 여기에 앉아있는 거냐. KBS 사장 후보자로 자격이 없다"면서 호통을 쳤다. 김 의원은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보안법 폐지를 주장하실 건가"라고 재차 물었다.

김정재 의원, '2차 가해'에 준하는 질문 태도 논란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양승동 KBS 신임 사장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양승동 KBS 신임 사장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검증 절차가 더 이어지면서 김정재 의원은 "만약 양승동 후보자의 딸이 성추행을 당했고 이를 세상에 알리려고 한다면 아버지로서 찬성하겠냐 반대하겠냐"라는 방송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는 관련 없는 질문을 이어갔다.

김정재 의원은 부산에서 있었던 양승동 후보자의 후배 직원들 사이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질의를 이어갔다.

김정재: "노래방에서 여기자랑 블루스를 춘 적이 있나."
양승동: "그런 기억이 없다."
김정재: "동료 남성이 여직원과 블루스를 춘 걸 본 적이 있나."
양승동: "그런데 잘 가지 않기 때문에 기억나는 게 없다."

김정재: "부산에 편성제작국장으로 계시던 당시에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걸 알고 있지 않나. 피해자와 가해자를 알고 있지 않았나. 당시 피해자의 의사는 뭐였나?"
양승동: "그 이야기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드리는 건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된다고 본다."

김정재: "피해자가 경찰서에 신고했고 온 직원이 이를 알고 있다.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원했다. 처벌이 뭐였나. 징계 위원회를 열었나."
양승동: "세 차례에 걸쳐 피해자와 만나 이야기를 했고 그 당시로서 최선을 다했다."

김정재: "피해자는 인생을 걸었다. 인생을 걸고 용기 있는 행동을 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회사 측에서는 어떤 감사도 하지 않고 그냥 부산에서 울산으로 지역 발령을 냈다. 이게 올바른 건가. 정의로운 건가."
양승동: "피해자와 격리 조치를 확실하게 했고 피해자 측에서 원하는 수준의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

김정재: "피해자가 지역 발령을 원했나."
양승동: "구체적인 건 말씀드리기 어렵다."

김정재: "미투 운동에서 2차 피해라는 건 얼굴이 알려지고 그런 것이 아니다. 피해자가 용기를 냈을 때 사회가 합당한 처벌을 해주는 걸 원하는 거다. 처벌이 됐을 때 2차 피해를 감수하는 거다."

질의하는 김정재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승동 KBS 사장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하고 있다.

▲ 질의하는 김정재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승동 KBS 사장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김정재 의원은 피해자가 당시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를 원하는 것이 이미 알려졌음에도 계속 양 후보자에게 사건 관련 질의를 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정치권이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고 본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게 원칙이고 기준인데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피해자가 거론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경민 의원 또한 "성추행 루머와 관련해 2차 피해는 생각하면서 질문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와 가해자 양자에 대해 굉장히 잔인한 피해가 될 수 있고 사상 검증적 발언을 윽박지르듯 혼내듯이 하는 건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걸러주시는 게 어떤가 싶다"고 요청했다.

양승동 인사 청문회 김정재 김성태 양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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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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