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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busking)이란 '길거리에서 공연하다'라는 의미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된 말로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을 뜻한다. 버스킹하는 공연자를 버스커(busker)라 부른다. 버스커들은 악기와 작은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을 들고 다니며 거리 곳곳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음악을 즐긴다.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이사장 신현수)는 지난 2월 24일 오후 8시, 부평아트센터 호박홀에서 43회 인천마당을 열었다. 이날 강연자는 신희식 (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으로, 그는 '우리시대의 버스킹'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신 이사장은 소득불평등이 심해지고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문화로 사람들이 숨을 쉬고 재충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 문화는 민중의 삶이 보이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거리'에서 이뤄져야한다고 했다. 아래는 신 이사장의 강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이사장 신현수)가 지난 24일 오후 8시 부평아트센터 호박홀에서 연 43회 인천마당에서 신희식 (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이 ‘우리시대의 버스킹’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하고 있다.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이사장 신현수)가 지난 24일 오후 8시 부평아트센터 호박홀에서 연 43회 인천마당에서 신희식 (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이 ‘우리시대의 버스킹’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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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격차와 불평등 심화돼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가 '21세기 자본'을 출간하고 2014년 9월 한국을 방문해 강연했다. 그는 세습자본주의가 위험하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케티는 누진과세를 주장했다. 세습자본주의와 사적 이익에 대해서는 통제를 강화해야한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되자마자 보수학자 7명이 피케티의 이론을 반박하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바로읽기'라는 책을 펴냈다. 그 중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누진세는 사실상 국가가 국민의 재산을 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밀톤 프리드만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회는 자유와 평등을 동시에 얻을 수 있지만,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는 자유와 평등을 모두 잃는다'는 말을 언급하며 평등의 가치를 저하시켰다. 좌승희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경제적 차별화는 경제발전의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한국 자본주의'라는 책에서 '정의로운 자본주의는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이 있어야하고 정의로운 분배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피케티와 같은 고민이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100대 부자 등 84%가 상속자의 세습경영이라 했다. 미국의 경우는 78%가 창업자이고 상속자는 22%밖에 안 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금수저' 논란이 생긴 배경이다.

정운찬 전 총리는 <신동아> 2014 11월호에서 1990년대는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이 8%로 고루 성장했는데 2005년부터는 가계소득은 1~2% 증가한데 반해 기업소득은 19% 증가했다고 했다. 동반성장이 안 되고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김영록 국회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명박 정권에서 시행한 법인세 인하 후 재벌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이 30배 이상 증가했다. 소득불균형이 심화되고 고용 없는 성장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회복지 지출순위는 OECD 최하위권인 28위다.

어려운 시대, 문화복지 열어야

이렇게 어려운 시대에 중요한 건 문화다. 문화복지를 열어야한다. 집에 창문이 없으면 숨을 못 쉬듯, 뭔가 틈이 있어야 숨도 쉬고 재충전할 수 있다. 그걸 하기 위한 것이 문화다.

문화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정신적인 안정과 풍요로운 인생을 선물한다. 창조의 원천인 상상력을 주기에 다음 세대의 발전 기반이라고 본다.

백범 김구는 백범일지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썼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문화의식이 있어야 사람이 생각하고, 생각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다. 문화는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문화가 사회복지 영역으로 설정돼있지 못하다. 문화가 공공부문인 것을 인식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문화자본은 경제적 부가가치에 문화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문화를 활용해 지역을 개발하고 지역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역사문화중심도시 경주가 그것이며, 부평은 음악도시를 만들려고 시도한다.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거리공연, 창작 기회 넓혀

신희식 (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신희식 (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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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이야말로 우리의 삶이고 민중의 삶이다. 우리 단체도 이것에 중점을 둔다. 거리공연의 특성은 지역에 계승된 것을 기초로 창작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가미한다. 즉흥적이고 순발력이 필요하다. 거리예술은 창작할 수 있는 기회가 폭넓게 제공된다. 버스킹을 미완성 예술 공연이라고 하는데, 관객과 함께해야 완성된다는 의미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공공의 공간(거리)은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곳이자 해결의 장이며, 삶의 현장에서 구성원들이 소외되지 않고 참여하고 연대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그래서 거리공연은 민중의 삶을 대변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를 관광하든 거리축제를 만나면 기분이 좋다. 그것이 문화도시의 상징이자, 문화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거리축제가 많이 늘었다. 부평풍물축제는 1997년 시작해 최근 2년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인천 중구도 우리 단체와 같이 준비해 거리축제를 하고 있다.

우리 단체는 2011년 준비 작업을 해 2012년 1월 새벽, 출범했다. '지역사회의 문화발전과 삶을 풍요롭게 하자'는 뜻으로 14명이 시작했고, 현재 회원 수는 50여명이다. 그동안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빵을 나눠주기도 하고 소외계층에게 연탄을 나눠주는 활동 등을 했다. 문화예술단체 지원 사업도 한다. 약소하나마 몇 개 단체를 선정해 지원한다.

그 중 길거리 공연에 역점을 둔다. 2014년 4월부터 월1회를 목표로 했는데, 세월호 참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기상 악화 등으로 현재까지 8회만 개최했다. 중구 구도심을 중심으로 시민·상인 등 다양한 계층이 만나 예술가들이 공연을 펼칠 공간을 확대하고 예술 활동을 보장하는 데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시사인천>에 실림



태그:#신희식, #아침을여는사람들, #인천사람과문화, #인천마당, #버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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