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4년 7월 8일은 이스라엘군이 가자(Gaza)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시작한 날이다. 7주간 지속된 '경계 보호 작전'은 2200여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포함해 1만1000여명의 팔레스타인 사상자를 발생시켰으며 희생자 대부분이 민간인이었다. 가자지구 무력분쟁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2015년 7월 8일, 민가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전쟁범죄 및 국제인도법 위반행위를 밝혀낼 온라인 조사 프로그램을 국제앰네스티와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가 공동 개발했다.

가자 플랫폼을 통해 구현된 가자지구 폭격 현장
 가자 플랫폼을 통해 구현된 가자지구 폭격 현장
ⓒ 포렌식 아키텍쳐, 국제앰네스티

관련사진보기


이스라엘군이 가한 공격을 지도상에 표시하는 '가자 플랫폼(Gaza Platform)'은 2014년 가자지구에서 이뤄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관련 데이터를 탐색하고 분석한다. 현재 입력된 초기 플랫폼 데이터만으로도 이미 이스라엘군이 중대한 조직적 인권침해를 범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공격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자 플랫폼'은 각각의 공격이 벌어졌던 시간과 장소를 인터랙티브 지도에 기록하고, 공격의 유형, 폭격 지점, 사상자 수 등의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분류해 패턴을 도출한다. 가능할 경우 사진, 영상, 목격자 증언, 위성사진 등의 자료 역시 포함된다. 데이터 시각화 및 디지털 매핑의 신기술을 이용해 사용자들은 정보를 열람하고 검색해 가자지구 분쟁 중 이스라엘군이 가한 공격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특정 공격 사례가 전쟁범죄 등 국제인도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격 양상을 파악하고 공개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가자지구 기반 인권단체인 알 메잔(Al Mezan)과 팔레스타인 인권센터(PCHR)와 함께 국제앰네스티가 현지에서 직접 수집한 데이터를 플랫폼에 입력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수 개월 동안 거쳤다.

필립 루서(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가자 플랫폼'은 현존하는 프로그램 중 2014년 분쟁 당시의 전투 기록을 가장 포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2500건 이상의 공격 사례를 종합해 50일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일으킨 파괴의 규모가 얼마나 거대한지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자 플랫폼을 통해 각각의 공격 사례를 단순히 나열해 제시하기보다 공격의 패턴을 공개함으로써,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분쟁 당시 저지른 인권침해행위의 조직적인 특성을 드러내는 것이 가능하다. 필립 루서 국장은 "가자지구 분쟁 당시의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인권조사자들에게 귀중한 자원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긴급구조대, 의료시설 우선 공격

증언, 사진, 영상, 위성사진 등 방대한 양의 멀티미디어 정보는 여전히 분석 중이다. 가자 플랫폼은 2014년 분쟁 당시 이스라엘군이 포탄을 이용해 270건 이상의 공격을 가했고, 민간인 320명 이상이 숨졌음을 밝혀냈다. 표적 없는 폭발무기인 포탄을 인구가 밀집한 민간 지역에 반복적으로 이용한 것은 무차별 공격에 해당하며, 이는 전쟁범죄로 조사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제앰네스티의 주장이다.

가자 플랫폼을 통해 구현된 가자지구 폭격 현장
 가자 플랫폼을 통해 구현된 가자지구 폭격 현장
ⓒ 포렌식 아키텍처, 국제앰네스티

관련사진보기


가자 플랫폼은 또한 이스라엘군이 1200건 이상 민간 주택을 표적으로 공격해 민간인 1100명 이상을 숨지게 하는 등 충격적인 공격 패턴을 나타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적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민간인과 민간 대상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국제인도법 또는 '전쟁법'상 금지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유엔 조사위원회 및 그 외의 분쟁감시기구들은 이러한 민간 대상 공격이 2014년 분쟁 중 높은 빈도로 나타난 것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군이 긴급 구조원, 의료 시설을 우선적으로 공격하거나, 드론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후 곧 더 큰 폭격을 가하는 '지붕 노크(knock on the roof)'라는 경고성 공격을 광범위하게 사용했다는 점 역시 파악할 수 있다.

인권활동은 진화한다

이얄 바이츠만(Eyal Weizman) 포렌식 아키텍처 국장은 "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후인 오늘 '가자 플랫폼'을 발표하게 된 것은 지난해 가자지구 분쟁 중 이루어진 인권침해를 전면 기록하는 과정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개인과 단체들이 분쟁 중 직접 경험하거나 기록한 공격 사례에 대해 사진, 증언 등 더 많은 증거를 보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가자 분쟁과 같은 인권위기 상황에서 수집되는 정보와 이에 사용되는 도구의 종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록된 증거들이 사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도 많다. 가자 플랫폼은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분석하고 상호 참조하는 데 효율적이고 새로운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포렌식 아키텍처 직원들이 가자 플랫폼을 테스트하고 있다
 포렌식 아키텍처 직원들이 가자 플랫폼을 테스트하고 있다
ⓒ 국제앰네스티 by Richard Burton

관련사진보기


포렌식 아키텍처는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대학 기반의 연구프로젝트 및 자문단체다. 포렌식 아키텍처의 조사원이자 가자 플랫폼 프로젝트 담당자인 프란세스코 세브레곤디(Francesco Sebregondi)는 "가자 플랫폼은 최근의 가자지구 분쟁과 같이 복잡한 각각의 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냄으로써, 규모를 넘나들며 각 사례별 자세한 세부사항부터 분쟁의 전체적인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현지 증인과 단체, 전세계 사람들 간의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공동 플랫폼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분쟁 감시를 수행하기 위한 디지털 도구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가자, #이스라엘, #국제앰네스티, #전쟁범죄, #인권침해
댓글

국제앰네스티는 약 150여국에 700만 회원 및 지지자들이 함께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인권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