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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아이들의 노래와 가요는 대체로 나뉘어 있었다. 동요라고 하는 것과 성인들이 부르는 가요의 경계가 있었고, 아이들이 가요를 듣는 것에 대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엔 그렇지 않다. 오히려 트로트를 성인가요라고 부르면서 다른 노래와 구분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노래 형식도 다양해져서 교과서에 나오는 것이 전부였던 동요도 다양해졌다. 점차 노래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번에 인터뷰한 '82번지점프'는 스스로를 '어른들의 동요를 부르는 밴드'라 칭한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위로와 사랑이지만 연인들이 느끼는 달달한 사랑보다는 순수에 대한 사랑으로 보인다. 그들이 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인디밴드로 음악을 대하는 자세는 어떤지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오후 3시 서울 강남역 부근 카페에서 진행됐다. 인디밴드 82번지점프는 리더이자 보컬인 홍수빈(슈비)씨가 작사하고 송현우(타미탐)군이 곡을 붙이며 이경준(쭌쭌)군이 기타연주를 하는 3인조 혼성밴드다.

대표곡으로는 현대인의 스마트폰 중독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똑똑폰', 취직한 전 남자친구를 향한 솔직하고 찌질한 축하의 메시지가 담긴 '백수였던 구 남친에게' 등이 있다. '82번지점프'는 다음 달 말경 인디밴드 '마리슈'와 콜라보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프로필사진
▲ 인디밴드 82번지점프 프로필사진
ⓒ 홍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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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명이 독특한데 어떤 의미인가?
송현우: "제가 원래 살던 곳이 신대방 82번지였는데 그래서 그냥 82번지점프라고 지었습니다."
홍수빈: "아니잖아. 그렇게 설명하면 어떻게...(웃음) 옥탑방에 현우 작업실이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팀이 82번지에서 세상에 번지점프를 한다, 그런 의미를 두었던 것이죠."
이경준: "지금은 그 작업실에서 나왔어요. 현재도 옥탑방에 살긴 하지만 가끔 그때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 (사전 인터뷰에서) 음악 전공을 하지 않으셨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인디밴드를 하시게 되었나요?
홍수빈: "저는 음악전공을 하지 않았지만 두 분은 음악 전공을 했구요. 저는 예전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라>에서 막내작가 생활을 하다가 작사를 하고 노래를 하고 싶어져서 같이 밴드하자고 했어요, 제가."

- 곡을 만드는 입장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송현우: "저는 밴드 같은 것을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밴드는 이거 하나 하고 있는데 사실 (돈을 벌지 못하니까) 취미 생활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음악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하는 편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지금은 기계처럼 만들고 있죠."

- 노래를 들어보니까 장르가 분명치 않은 것 같아요. 이런 음악을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홍수빈: "어른들의 동요라고 할까요? 기회가 되어서 어린이들이 많은 유치원 같은 곳에 행사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은 몇몇 노래에는 좀 관심을 주지만 곧 딴 짓하고 그러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어른들이 더 관심을 가지세요. 멜로디는 귀엽고 밝지만 가사는 조금 어두울 수 있거든요. 저는 어른들의 동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장르는 특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 인디밴드가 많이 생기는데 요즘에는 어쿠스틱으로 몰린다는 말을 들었어요. 82번지점프가 느끼기에는 어떤가요?
송현우: "저는 포화상태인 것 같아요. 다양성 없이 한 장르로 몰리다 보니까 이제는 하향세인 것 같아요, 어쿠스틱도. 어쿠스틱이 가장 찬란했던 시절은 '버스커 버스커'가 처음 떴을 때 그때인 것 같아요. 정점을 찍었다고 할까? 요즘에는 지상파에서 나오는 노래도 다양하게 시도하거든요. 관악기를 이용한 사운드가 많이 쓰인다거나 힙합에 관련된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는 상황에서 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어쿠스틱만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죠. 더 설 곳이 없어질 거예요."
홍수빈: "저희도 클럽공연들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지고 의지도 줄어들더라고요."
송현우: "그래서 저희가 이럴 거면 차라리 우리 밴드 생각을 더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바뀐 거죠. 우리는 좀 달라야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인형극도 해보고 그런 시도를 좀 더 하고 있어요."

인터뷰를 한 카페에서의 한 컷
▲ 인디밴드 82번지점프 인터뷰를 한 카페에서의 한 컷
ⓒ 이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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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어떻게 생활하시고 계신가요?
홍수빈: "제가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되었어요. 그 전에는 그냥 아버지께서 좋은 직장에서 일을 하셔서 평탄하게 살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크게 괸심이 없었거든요. 요즘 '삼포세대'라는 말이 있는데 결혼을 한 거 잖아요. 그러다 보니 진짜 현실이라는 것을 조금씩 이해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송현우: "저는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소속가수들이 제 친구들인데, 슈퍼스타K 시즌 3에 나왔던 이건률이라는 친구와 이번에 시즌 6에 예선에 나왔다가 주목받은 김명기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재밌게 음악하고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재미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해요.(웃음) 마구 쪼아야죠."

- 앞으로는 어떤 음악을 해 나갈 생각이신가요?
홍수빈: "가사에서 좀 더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것들을 가사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로 '유부밴드'가 된 거니까 그야말로 성인들의 동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19금 노래'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요. (웃음) 사실 그런 가사가 나올 수도 있겠죠."

- 인터뷰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한국뉴스투데이에 동시기재, 이기자의 거북이 뉴스에 인터뷰 전문 업로드



태그:#인디밴드, #82번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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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터넷 언론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사건에 함구하고 오보를 일삼는 주류언론을 보고 기자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로 찾아가는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으며 취재를 위한 기반을 스스로 마련 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정치, 사회를 접목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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