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4 지방선거가 끝나고 많은 언론매체나 전문가들 사이에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분석 작업들이 이뤄지고 있다. 대체로 광역단체장을 기준, '무승부' 혹은 '절반의 승리', '절묘한 균형'등의 표현들이 회자하고 있다. 8:9라는 애매한 결과로 인해, 어느 한쪽도 압도적인 승리를 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미리 얘기한다면 이번 선거는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의 패배라고 하는 것이 맞다. '무승부' 혹은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아무것도 없다.

실질적으론 새정치연합의 패배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첫째, 집권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징크스'가 이번 선거를 통해 16년 만에 깨졌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역대 지방선거는 대통령의 임기 중에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내지는 '심판'의 성격을 지녔었다.

우선 이명박 정부의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었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전체 16개 광역단체장 중 6곳을 지키는 데 그쳤고, 그 이전에 치러졌던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집권여당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었다.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16개 광역단체 중 전북 1곳을 뺀 나머지 15개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패배했고, 서울에서는 기초단체장 25자리를 모두 빼앗겼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여당인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수도권 3곳을 포함해 11곳을 야당에 내주며 참패했다.

유일하게 집권 여당이 승리했던 선거는 1998년 제2회 지방선거였다. 당시 선거결과는 16개 광역단체장 중 여당이 10개 지역( 새정치국민회의6 + 자유민주연합4 )에서 승리한 반면 한나라당은 6개 지역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정권 출범 초기에 치러졌고, 유권자들은 야당이던 한나라당에게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초래한 책임을 물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1998년 2회 지방선거 이래, 16년간 치러진 전국단위의 모든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은 늘 패배를 했다. 이는 마치 하나의 '징크스'처럼 여겨져 왔는데 이것이 이번 선거에서 깨진 것이다.

광역단체장이 아닌 기초단체장 기준으로 보면 새정치연합의 패배는 더욱 명확해진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전체 228개 가운데 한나라당 82, 민주당은 92석을 차지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 226개 기초단체장 중 새누리당 117개, 새정치연합 80개로 처지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광역단체장 8:9라는 스코어로 인한 '무승부'라는 관점은, 그저 하나의 착시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야당인 새정치연합의 패배로 보는 두 번째 이유는 새정치연합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마저 핵심 지지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라도 36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15개의 선거구에서 무소속이 당선되었다. 전남에서는 총 22개 가운데 8개, 그리고 전북에서는 총 14개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일곱 곳에서 무소속 단체장이 탄생했다.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받은 현역 단체장들이 패배한 곳도 한두 군데가 아니다. 호남에서 새정치연합 공천=당선'이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게 된 셈이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공천과정에서 당 지도부의 무원칙과 내부 반목 등으로 인해 광범위한 민심 이반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호남지역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은 지역마다 원칙이 제각각 다르고, 전략공천을 했다가 이를 다시 번복하는 등, '경선과정 = 혼란 그 자체'였다. 지난 4월 '기초 무공천' 원칙을 바꿔 뒤늦게 기초단체장 공천을 하면서, 경쟁력을 지닌 현직 단체장이나 후보들이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탈당을 했다. 그리고 경쟁력에서 뒤진 새정치연합 후보들과의 싸움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며 대거 당선된 것이다.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난 배경에는 옛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세력 간에 서로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계파 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란 과연 무엇이냐며 분노하기 시작했다.

특히 광주시장 후보로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윤장현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은 이런 분노를 더욱 증폭시켰다. 새정치연합은 5월 2일 밤 10시 45분쯤 박광온 대변인을 통해 윤장현 후보의 전략공천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때는 세월호 참사 16일째이자, 논란 중이었던 기초연금법 국회 본회의 통과 직전인 시점이었다.

그 전날인 5월 1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았을 때, "보고 싶고, 내 새끼 만져보고 싶고…. 내가 다 씻겨서 키워놨는데. 빌어도 보고 무릎 꿇어도 보고 웃어도 보고 울어도 보고, 열다섯 날이 지나는 동안 갖은 짓을 다해도 소용없고…. 그래도 '하루만 지나면 되겠지'가 벌써 열다섯 날이 지났어요. 우리가 들어가서 바닷물을 다 퍼마시자고요! 새끼를 물속에 열다섯 날을 담가놓고. 바다 한 번 쳐다보세요. 그 속에 15일을 있다고 생각해보세요."라며 목 놓아 울부짖는 한 단원고 학생 어머니의 모습과 더불어 수많은 희생자 가족들의 통곡이 진도체육관을 가득 메웠다는 보도가 나온 다음날이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애끓는 심정과 슬픔을 대신해서, 정부와 해경의 무능에 대해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자기 밥그릇 챙기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분노한 호남 민심은 깃발만 꽂으면 당선될 것이라 판단한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구태와 자만에 대해, 새정치연합 기초단체장 후보 대거 낙선이라는 경고장을 꺼냈다. 정작 텃밭이라 여겨왔던 호남에서는, 새누리당이 아닌 새정치연합이 '심판'을 받은 것이다.

이는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다른 어떤 결과들보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반성과 더불어 뼈를 깎는 자세로 변신해야 할 필요성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새정치연합의 선거패배로 보는 세 번째 이유는 구민주당계와 안철수 신당 세력이 합쳐서 새정치연합을 창당하면서 내세웠던 창당의 이념과 정치적인 목표의 달성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20년 같은 2개월을 살다 보니 오래 전 일인 것 같지만, 당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신당 통합추진을 전격 선언한 것은 불과 3개월 전인 3월 2일 이었다. 그 전날 오전과 저녁 두 차례에 걸쳐 총 6시간 30분 동안 의견을 주고받은 뒤, 두 사람의 가까운 측근들조차 놀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선언이었다.

당시 두 사람이 발표했던 통합 발표문의 내용을 보자.

통합 발표문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께 약속한대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정부와 여당은 대선 때의 거짓말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차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정치가 선거승리만을 위한 거짓 약속 위에 세워진다면 앞으로 국민과의 어떤 약속도 불가능하며 국민은 정치와 정당의 약속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정치적 기만은 국민의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엄중한 상황 앞에서 새정치를 위한 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 새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자산을 만들어 나가는데서 출발한다. 새정치는 약속의 실천이다.

이에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거짓의 정치를 심판하고 약속의 정치를 정초하기 위해 양측의 힘을 합쳐, 신당을 창당하기로 하며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양측은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새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정권교체를 실현한다.
1. 신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 약속을 이행하고,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를 타파하기 위해 정치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1. 신당은 대선시의 불법 선거 개입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다.
1. 신당은 여러 경제주체들이 동반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의 실현이라는 민생중심주의 노선을 견지한다.
1. 신당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고 통일을 지향한다.
2014. 3. 2 민주당 김한길 대표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


또, 3월 26일에 나왔던 창당선언문에는 "우리는 오늘 정의·통합·번영·평화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을 선언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 정치현실에 대한 반성과 성찰로부터 시작한다... ( 중간생략 )... 국민을 실망시키고 걱정하게 만들었던 정치에서 벗어나 청렴하면서 예의와 품격을 갖춘 정치, 특권과 기득권, 당파적 이익을 내려놓고 민생을 최우선적으로 챙기는 정치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 이하생략 )"라는 내용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식 장면.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식 장면.
ⓒ 새정치민주연합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실제로는 어떠했는가? 불과 3개월이 지난 지금, 이 모든 아름다운 미사여구들은 실상과는 전혀 거리가 먼 허구였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는가?

가장 큰 정치적 명분으로 내세웠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 방침은 지난 4월 14일, 창당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서 폐기처분 되고 말았다.

국민들의 직접적인 삶과는 전혀 동떨어진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를 가장 큰 정치적 과제로 내세웠던 안철수 대표의 현실인식도 큰 문제이지만, "새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자산을 만들어 나가는데서 출발한다. 새정치는 약속의 실천이다"라는 '새정치'에 대한 스스로의 정의를 자발적으로 무너트렸다는 점에 대해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얼마만큼 목숨 걸고 지키려 했느냐이다.

또한 "특권과 기득권, 당파적 이익을 내려놓고 민생을 최우선적으로 챙기는 정치로 거듭나기 위함이다"라는 다짐은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낯 뜨거운 계파이익 챙기기를 통해서 국민들의 기대를 분노로 바꿔놓았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부끄럽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야당이 결코 질 수 없는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일 이전에 새정치연합의 패배는 미리 예고되고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종 여론 조사상 나타난 여러 수치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고음을 충분히 울리고 있었다.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시한인 5월 29일 이전의 한국갤럽( 5월 26일~28일 전화조사원 면접조사. 유효표본 1001명. 응답률 18%.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 )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기로 한다.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정당지지도 최근 20주간 지표추이.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정당지지도 최근 20주간 지표추이.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한국갤럽 5월 4째주 정당지지도 조사 (20주간)
 한국갤럽 5월 4째주 정당지지도 조사 (20주간)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새정치연합은 구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합쳐서 새롭게 창당했던 3월 초에 31%의 지지율을 보인 이후, 지속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 둘째 주 이후에도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광주에서 전략공천을 했던 5월 첫째 주에는 23%까지 하락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보기에는 무능했던 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은 야당으로서 제대로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본 것이다. 세월호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새누리당의 경고(?)에 새정치연합은 마치 복지부동하는 공무원들처럼 어정쩡하고 소극적인 모습만 보였다.

대표적으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지원사업과 관련된 부분을 우선 살펴보면, 희생자 가족들에게 원래 지원하기로 건의되었던 진도 국립국악원(팽목항에서 불과 5분 거리)의 좋은 시설들은 해경과 경찰에게 빼앗기고, 걸어서 팽목항까지 20~30분 거리에 있는 진도체육관에서 희생자 가족들은 난민 취급을 받으며 지내야만 했다. 세월호 참사 초기, 야당은 대신 나서서 항의하고 상황을 바로 잡았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해경과 정부가 엉터리 발표들을 하며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을 때, 그리고 언론이 받아쓰기만 하면서 국민과 유족들을 기만할 때, 청와대로 항의 방문하고 거리에서 촛불을 들기 시작한 것은 야당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들이었다.

세월호 국정조사 역시, 여당의 차일피일 미루기 작전에 항의하며 국회의사당 찬 바닥에서 날밤을 새우며 싸워서 합의에 이르게 했던 것도 유족들 몫이었다. 과거 국정조사 역사상 증인을 명시한 선례가 없었다는 새누리당의 새빨간 거짓말에 속아서 갈팡질팡하며 협상을 그르친 새정치연합의 어설픈 협상력을 보며, 국민들은 또 한숨을 쉬어야만 했다.

야당, 대안정당 기대를 흡수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

그것에 대한 절망이 5월 셋째 주 여론조사까지 그 수치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5월 넷째 주 들어서 비로소 새누리당 42%, 새정치연합 28%,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지지도가 각각 3%포인트 늘기 시작하는데, 이는 선거가 임박하면서 나타나는 기존 지지층 결집 현상 때문이다. 반비례해서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6%포인트 줄어 세월호 사고 이후 처음으로 30%를 하회를 했는데, 이는 지난 대선 때도 똑같이 나타났었다. (참고로 지난 2012년 11월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33%, 민주통합당 27%, 무당층 36%였으나, 대통령선거 일주일 전인 12월 12일 기준으로는 새누리당 40%, 민주통합당 30%, 무당층 26%로 바뀐바 있다.)

선거 전략은 지역, 연령, 계층의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기본적인 접근방식이다. 겉으로 드러난 정당 지지율뿐만 아니라 한국갤럽의 여론 조사상 나타난 연령, 계층상의 흐름은, 새정치연합에는 더욱 충격적일 내용이 숨겨져 있다.

정당지지도 최근 1주간 상세 (연령, 지역, 계층별) 조사결과.
 정당지지도 최근 1주간 상세 (연령, 지역, 계층별) 조사결과.
ⓒ 한국갤럽

관련사진보기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산층과 서민들의 지지는 새누리당이 앞서가고 있고, 19~29세의 젊은 유권자층에서도 새누리당 30%, 새정치연합 27%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모든 것들이 새정치연합의 자만(혹은 착각)과 무능함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 모든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얻은 귀중한 정치적인 결실들에 주목하며 교훈을 얻기 위해 각고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며 진심으로 소통하는 참다운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며 정몽준 후보의 색깔론과 네거티브 공세를 무너뜨렸다. 가장 강력한 여당 대권 주자를 침몰시킴으로써 스스로 의도하지 않아도 야권의 실질적인 유력한 대권 주자로 부각이 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당의 별다른 지원 없이도 스스로 격전지에서 재선에 성공,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 호남이 아닌 충청에서 거둔 그의 값진 승리는, 다음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386세대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용기 있는 도전이자 아름다운 패배를 통해, 지역 구도를 넘어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사를 써내려갈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불모지와도 같았던 대구 기초의원선거에서 새정치연합 기초의원이 무려 13명(비례 포함)이나 탄생하였다. 전적으로 김부겸 후보의 두 번에 걸친 용기 있는 도전의 결과에 의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진보교육감들의 대거 당선은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과연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명확히 보여준다. 유권자들은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후보가 과연 누구인지를 가려내는 지혜를 발휘했다. 이를 '지갑정치 (Pocketbook politics)'라 비판하기에 앞서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하루하루 힘든 삶을 먼저 성찰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들에게 너무도 많은 빚을 졌다. 그 빚을 갚기 위해서 이제부터라도 당신들의 일을 제대로 해라.

당장에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어서 진상규명이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야당은 전력을 다해야 한다. 지방선거 결과에 고무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또다시 구태스러운 지연, 방해전술을 쓸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들에 맞서서 '독하게' 싸워야 한다. 만약 또 다시 무기력하게 질질 끌려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은 이제 새누리당이 아닌 새정치연합에 진짜 회초리를 들지 모른다.

이를 위해 7·30 재·보궐 선거까지, 야당은 내분을 자제해야 한다. 어차피 전당대회를 열어서 새롭게 당 대표나 지도부를 선출하거나 할 물리적인 시간은 불가능하다. 대신에 누가 봐도 공정하다고 인정할 경선원칙을 확립하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후보 선출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대표는 지난 3개월간의 정치적인 과정을 통해 가장 큰 상처를 받았다 할 수 있는데, 남은 기간 동안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만회가 가능할 것이다. 안철수 대표가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멘토로서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되었던 명제는 스스로 말했던 '영혼이 있는 승부'다. 안 대표에게 바란다. 과연 그렇게 했었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변신해 주길...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 주소 http://blog.daum.net/jsakor/



태그:#6.4 지방선거, #새정치연합 반성, #국정조사 철저, #7.30 보궐선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 경기도의회 의원 (전) 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국토균형발전 특별보좌관 (전) 제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호남신성장동력 특별위원회 위원장 (현)호남신성장 포럼 상임대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