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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요예능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이하 '룸메이트')>는 대한민국에서 25%를 차지하고 있다는 나홀로족들의 '공동생활'에 대한 보고서다. 이른바 홈쉐어(home share)로 혼자 사는 이들에게 점차 선호되고 있는 방식이라는데, <룸메이트>는 그 테두리 안의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담은 예능이다.

그런데 이 예능, 웬일인지 별로 인기가 없다. 첫 회 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5회를 지나는 동안 5% 초반으로 떨어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룸메이트' 공식 포스터.

▲ '룸메이트' 공식 포스터. ⓒ SBS


부진은 많은 부분 제작진의 책임,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 다하고 있어

<룸메이트>는 잔잔한 일상을 반복하여 보여주며 요즘의 대세인 관찰예능의 추세를 착실히 따르고 있다. 비슷한 예능으로는 MBC의 <나 혼자 산다>를 들 수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룸메이트>와는 달리 꾸준한 인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공감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아닐까?

두 프로그램은 나홀로족들의 생활패턴을 그려낸다는 것을 공통분모로 한다. 그러나 <나 혼자 산다>의 멤버들이 일반인과 별다름 없는 소소한 일상을 그려 작은 공감이라도 이끌어내는 데 반해, '더불어 살기'를 내세운 <룸메이트>의 콘셉트는 아직은 생소하기도 하거니와, 때로는 인위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혹시 멤버들이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탓도 있는 것 아닐까? 하지만 신성우, 이소라 등과 이동욱, 조세호, 박봄, 찬열, 나나, 홍수현, 서강준 등,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이들로 조밀하게 구성되어 있어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에 대한 변명은 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룸메이트> 부진은 거의 제작진의 책임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멤버들은 나름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에는 사적인 일들의 수행은 물론, 프로그램의 의도대로 룸메이트들과의 친분 쌓기를 위한 밤낮의 노력 등이 포함된다.

멤버들에게는 위의 것들 이외의 별다른 미션이 주어지지 않으며, 그야말로 사생활 일일이 드러내기가 프로그램의 거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매주 색다른 미션이 주어진다면, 그들은 아마도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룸메이트>는 <1박 2일>도, <무한도전>도, <심장이 뛴다>도 아니다. 미션의 수행이 아닌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그 속에서 공감을 얻어내고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큰 재미를 이끌어내는 것은 연출과 편집 등의 역할이다. 출연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것은 바로 그런 이유들 때문이다.

'룸메이트' 멤버들은 좋은 룸메이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고민을 털어놓는 박봄의 모습.

▲ '룸메이트' 멤버들은 좋은 룸메이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고민을 털어놓는 박봄의 모습. ⓒ SBS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각자의 분야에서 생산하는 콘텐츠이지, 사생활이 아니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 <룸메이트>가 예능으로서의 최소한의 재미만 갖추고 있다면 별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이 예능이 내세울 것은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드러낸다는 사실(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알 수는 없는)밖에는 없다.

유명인들의 생각과 감정이 보통의 사람들의 그것과 별다름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이외에, 우리가 이 예능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 유명인들의 꾸미지 않은 일상을 궁금해 할 이들이 얼마나 될까?

물론 아직도 일부에서는 유명인들의 열애설(물론 파파라치의 결과다)을 예고까지 뿌려가며 요란하게 발표하기도 한다. 실제의 영향력이 크든 작든, 사생활의 상품 가치에 대한 신화는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엄연히 살아 있는 듯하다.

그러나 얼마 전 끝난 MBC <무한도전>의 '선거 2014 특집'에서는 '동료들의 사생활 파헤치기'를 공약으로 내세운 노홍철이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그 원인에는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청자들이 유명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간의 연예계 안팎의 크고 작은 수많은 스캔들로 인해 대중들의 면역력은 한껏 높아진 상태다. 이제 웬만한 스캔들은 명함을 내세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멤버들의 사생활과 연계된 생산적이며 진취적인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 그저 그 이름값에 기댄 듯한 <룸메이트>의 기획이 안이해 보이는 이유다.

이제 보다 중요한 것은 유명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아닌, 각자의 분야에서 생산해내는 콘텐츠의 질과 양이다. 내실을 기하지 않은 안이한 기획은 실패하게 마련이라는 것의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분발해야 한다.


룸메이트 SBS 박봄 이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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