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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생 가장 좋아한 것은 독서였다."

중국건국의 아버지이며 중국 공산당 정권을 수립한 정치가이자 혁명가인 모택동(마오쩌둥)의 말이다. 미국의 학자 트리얼은 <모택동 전>이라는 책에서 세계적인 지도자 가운데 독서를 가장 즐기는 사람으로 드골과 모택동 두 사람을 꼽았다. 모택동은 그의 말처럼 책 읽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그리고 독서를 많이 해서 아는 것이 많았다. 연설문을 작성할 때도 그는 많은 자료를 인용했는데, 그것은 독서를 많이 했기 때문이었다.

농부였던 그의 아버지는 장남인 그에게 읽고 쓰는 것과 주판을 가르치는 것 외에는 더 이상 공부를 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농사에 필요한 일손이 더 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모택동은 읽고 쓸 줄 알게 되면서부터는 온통 독서열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모택동은 낮에는 아버지와 함께 거름통을 나르는 일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점심을 먹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식사 후 한참 만에야 아들의 모습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쉽게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 아버지는 곧장 아침에 모택동이 책을 읽었던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모택동은 아침 때와 마찬가지로 나무 아래서 빈 거름통을 팽개쳐 둔 채 책을 읽고 있었다.

"넌 책밖에 모르는구나. 애비가 하는 말은 안중에도 없고."
"아니에요. 아버지 말씀대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일은 하지 않고 그런 시시한 책만 읽고 있단 말이냐?"
"밭일을 다한 뒤에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버지가 시키신 일을 다 해 놓고 책을 읽고 있는 건데요,"
"뭐라고? 거짓말 마라. 어떻게 그 일을 다 할 수 있느냐? 넌,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거야."
"아니에요. 아버지가 시킨 일은 모두 해놓았어요. 정말이에요. 점심 먹고 나서 열다섯 번이나 거름을 날랐어요. 거짓말 같으면 가서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제발 나무라지 마시고 책 좀 읽게 해주세요."

모택동은 매일 오전과 오후에 열다섯 번의 거름통을 날랐는데 그날은 점심을 먹자마자 자기에게 맡겨진 거름통 나르는 것을 마무리하고 길모퉁이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19세에 장사 호남제일 중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이듬해 학교를 그만두고 도서관에 파묻혀 책만 읽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성립 도서관을 제 집 드나들 듯이 드나들며 '미친 듯이 책을 읽었다. 마치 소가 남의 집 밭에 들어가 처음으로 만난 풀을 뜯어 먹듯 죽기 살기로 책을 뜯어 먹었다.' - 김정진 <독서불패>

모택동은 배우길 좋아하고 쉬지 않고 책을 읽었다. 어린 시절에는 물론 노년에 들어서도, 전쟁 중에도,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는 늘 '밥은 하루 안 먹어도 괜찮고 잠은 하루 안 자도 되지만 책은 단 하루도 안 읽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모택동은 전쟁 중에도 항상 사마천의 <사기>를 끼고 다니며 읽고 전략을 구상했다. 바쁜 공무를 벗어나 지방 순찰을 나갈 때도 친필로 읽을 책 목록을 적고는 큰 나무 상자 몇 개를 더 가지고 갔다. 머물 곳에 도착하면 그 지역 도서관을 찾아 목록에 적어 놓은 책을 빌려다 읽었다.

모택동의 독서법

책 읽기를 좋아한 그에겐 그만의 독서법이 있었다. 그것은 세 번 반복해서 읽고 네 번 익히라는 '삼복사온(三復四溫)' 독서법과 '붓을 움직이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라는 원칙이었다. 이는 그의 일생을 통해 변함없이 굳게 지킨 강렬한 그의 지적 욕구에 기초한 독서법이었다.

특히 그의 독서법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책에서 얻은 지식을 실생활에 연계시킨 것이다. 책은 항상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었다. 책을 읽고 나면 읽은 책 겉표지에 동그라미 같은 기호를 그려놓기도 하고 책 속에 그 읽은 날짜와 시간까지 명확히 기록하기도 했다.

그의 독서법은 '사다(四多)' 습관으로 유명한데, '많이 읽기(多讀)', '많이 생각하기(多想)', '많이 쓰기(多寫)', '많이 묻기(多問)'를 뜻한다. '많이 읽기'에는 많은 책을 읽는 것 외에도 중요한 책과 문장을 여러 번 읽는 반복 읽기도 포함한다.

'많이 생각하기'는 독서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이 옳고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를 마음속으로 생각해서 판단력과 비판의식을 기르는 것이다. 모택동은 다양한 방면에서 여러 학자들의 생각을 참고해 이를 종합하고 분석하며 비교해본 다음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많이 쓰기'는 공부나 독서를 하면서 생각나는 것을 쓰고, 끝난 뒤에 다시 읽고 쓰는 것을 말한다. 공부할 때 노트에 기록하는 것 외에도 문장 전체를 베껴보는 것이나, 요점을 정리해 써보는 습관도 중요하다. 모택동은 책을 볼 때 늘 메모하고 베껴 쓰는 습관을 반복했다고 한다.

'많이 묻기'는 이해되지 않거나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그때 그때 곧바로 물어 아는 것을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모택동은 의문이 나는 사항이 있으면 선생님을 찾아 질문하는 것은 물론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든 잘 아는 사람을 찾아 모르는 문제들을 해결했다고 한다. 

모택동의 독서필기 방법

그 중에서도 <많이 쓰기>를 강조했는데, 독서에서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모택동의 독서필기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요점정리다. 어린 시절 모택동은 '독서록'을 작성했는데 문장 전체를 베끼는 노트와 요점을 정리하는 노트가 따로 있었다.

둘째, 표기(表記)다. 책을 읽을 때 마다 중요한 부분에 동그라미, 점, 태두리 등 여러 부호를 이용해 표시를 해서 알기 쉽게 하였다.

셋째,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것이다. 모택동은 책 속에 부정확하거나 적절치 않은 관점이나 인용부분이 있으면 늘 고쳐 썼다. 심지어는 오탈자나 잘못 사용된 문장 부호까지 일일이 바로잡았다.

넷째, 독서일기다. 책을 읽을 때마다 매일 독서의 진도를 알아보기 쉽게 일기 형식으로 기록했다.

다섯째. 주를 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주를 달아 이해를 북돋았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은 것을 좋아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독서 습관은 13억 거대한 나라 중국의 기틀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중국인들로부터 영웅의 칭호를 받으며 사랑받고 있다.


태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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