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눈빛으로 공을 주시하고 있는 설기현(인천) 지난 8월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설기현(인천)이 매서운 눈빛으로 공을 주시하고 있다.

▲ 매서운 눈빛으로 공을 주시하고 있는 설기현(인천) 지난 8월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설기현(인천)이 매서운 눈빛으로 공을 주시하고 있다. ⓒ 남궁경상


현대 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이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총 14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팀당 각각 26경기를 치르는 데 2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K리그 클래식은 오는 9월 1일에 펼쳐지는 26라운드를 끝으로 상위 스플릿(1위~7위)과 하위 스플릿(8위~14위)로 나뉘어 각각 우승과 강등 싸움에 불을 지피게 된다.

선두 포항(승점 49점)부터 전북(승점 44점), 울산과 서울(이상 승점 42점)까지 4팀이 상위 스플릿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었고, 5위 수원(승점 40점)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게 된다. 앞으로 남은 티켓은 단 2장. 이 두 자리를 두고 인천, 부산, 제주, 성남이 경쟁률 2:1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듯 매 라운드 치열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판국에 25라운드 매치업이 많은 K리그 팬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포항(1위)과 울산(3위)의 동해안 더비부터 시작해서 최근 무서운 상승세의 전북(2위)과 서울(4위)이 만난다. 또 수원(5위)과 인천(6위)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과 부산(7위)과 제주(9위)의 단두대 매치까지 흥미로운 매치업이 대거 예정되어 있다. 지금부터 몇몇 주요 경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울산 vs 포항| 19시 30분 문수월드컵경기장... 동해안 더비

울산이 최근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의 상승세 기류를 타고 있는 강호 포항을 만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울산은 포항과 함께 치열한 리그 1위 자리다툼을 펼쳤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좋지만은 않다. 어느 덧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의 기록이다. 최근 주춤한 분위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북에 2위 자리까지 내주며 3위로 가라앉았다.

지난 라운드에서는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서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한 채 1-3의 점수차로 완패했다. 무엇보다 김신욱을 이용한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상대에게 읽히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뽑힌다. 이에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을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우측 윙어로 활용하는 강수를 둬봤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여기에 김치곤과 함께 철벽 수비를 자랑하던 중앙 수비수 강민수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경험이 많은 박동혁이 대체 자원으로 출격할 것으로 예상되나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에 비해 발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날렵함을 자랑하는 포항의 주포 고무열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포항의 최근 분위기는 최고조 그 자체이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전 구단 통틀어 유일하게 외국인 공격수 없이 나선 포항은 일명 스틸타카로 불리는 빠른 패스에 의한 토탈 사커로 팀 칼라를 확실하게 잡아가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보란 듯이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는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먼저 내주는 힘든 경기 운영 속에서도 후반전에만 3골을 몰어넣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3-2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특히 황선홍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트린 신영준이라는 새 얼굴을 발견하는 수확을 함께 거두기도 했다.

이번 경기에 포항은 울산과 달리 전력 누수가 없다. 다만 빽빽한 일정 속에 지쳐있는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가 이번 경기 승리의 가장 큰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은 최근 상승세의 기세를 몰아 울산마저 꺾고 리그 1위 수성에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서울 vs 전북| 19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피할 수 없는 자존심 싸움

최근 서울의 기세가 무섭다.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를 병행하는 빽빽한 일정 속에서도 리그에서는 최근 8경기 연속 무패(7승 1무)행진을 달리고 있고, ACL에서는 8강에 올라있다. 성적이 증명하듯 서울은 최용수 감독의 지도아래 단단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위기를 또 하나의 기회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라운드 서울은 경남과의 원정경기에 나섰다. 사우디 알 아흘리와의 ACL 8강 1차전 경기(1-1 무)를 치르고 귀국한 뒤 단 이틀 만에 갖는 경기였다. 서울은 체력적인 문제를 감안하고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서며 연승 행진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0-0 무승부를 거두며 아쉽게도 연승 가도를 7경기에서 멈췄다.

체력적으로 지칠 대로 지쳐있는 서울은 홈에서 전북을 만난다. 껄끄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전북 역시 최근 8경기 연속 무패(6승 2무) 행진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다소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그나마 주장 하대성을 비롯해 차두리와 김치우가 지난 경기에 나서지 않으며 체력을 비축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전북은 최근 전통 강호다운 모습을 마음껏 보이고 있다. 리그 초반 중위권을 허덕이던 모습은 온대간대 없고 어느새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다.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이 국가 대표팀에서 자리를 옮겨온 뒤 빠르게 팀이 안정세에 들어드는 모습이다. 비록 '주포' 이동국이 침묵하고 있지만 케빈이 놀라운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어 크게 신경 쓰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지난 라운드 전북은 제주 원정길을 떠났다. 상위 스플릿으로 가는 막차 티켓을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는 제주와의 맞대결이었기에 힘든 경기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전북은 보란 듯이 연이은 골 폭죽을 터트리며 3-0 완승을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울산을 제치고 2위에 자리하며 본격적인 선두권 싸움에 불씨를 피웠다.

다만 전북은 최근 서울 원정에서 2연패를 기록 중인 것이 마음에 걸린다. 또 서울 역시 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고, 전통적으로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팀이기에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이번 승리로 1위 포항과의 승점을 줄이고자 하는 전북에게 이날 승리를 위해서는 서울의 창의적인 공격 루트를 효과적으로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vs 수원| 19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너를 넘어야 내가 산다

올시즌 돌풍의 팀은 단연 인천이었다. 인천은 '봉길 매직' 김봉길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 김남일, 설기현 등 고참들의 주도아래 선수단 전체가 똘똘 뭉쳐 시즌 내내 중·상위권을 형성하며 강팀의 면모를 갖췄다. 상위 스플릿 진출도 무난해보였다. 인천은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인천은 지난 라운드에서 부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짓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 나섰지만 극단적인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치는 상대의 계략에 빠져 헤매다가 결국 파그너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강박감이 도리어 독이 되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은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가장 먼저 수원에 전통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인천은 최근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11경기 연속 무승 행진을 벌이고 있고 역대 전적에서도 3승 5무 16패로 극심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마저 패한다면 인천의 상위 스플릿 진출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선수단 역시 부산전 패배를 보약삼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수원은 현재 5위에 자리하며 클럽의 명성에 비해서는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겉모습은 그렇지만 속을 살펴보면 말이 달라진다. 서정원 감독 부임 이후 기존 차범근, 윤성효 감독의 포스트 플레이 위주의 전술을 과감하게 버리고 빠른 패스에 의한 스페인식 티키타카 전술을 도입하여 변화를 추구했고 최근 들어서 효과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수원은 지난 라운드에서 대구 원정길에 나섰다. 백종철 감독 부임 이후 서서히 달라지고 있는 대구였기에 힘든 경기가 예상되었다. 팽팽한 눈치 싸움이 후반 중반무렵까지 계속되었다. 하지만 수원은 성급해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1골 1도움을 기록한 산토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상위 스플릿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최근 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수원은 인천과의 만남이 반갑다. 역대 전적에서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이 최근 들쑥날쑥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점도 수원에게는 호재이다. 다만 체력 회복이 관건이다. 수원은 인천에 비해 하루 늦게 경기를 치러 체력적인 핸디캡을 안고 있다. 이 부분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경기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vs 제주| 19시 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필사즉생 필생즉사

부산이 2년 연속 상위 스플릿 진출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호드리고와 파그너의 최전방부터 임상협과 한지호의 뒷받침도 잘 이뤄지고 있고, 박종우와 윌리암이 버티는 중원도 탄탄하다. 윤성효 감독이 부임 첫 해 실리 있는 축구를 선보이며 승점을 차곡차곡 쌓더니 어느덧 지금까지 치고 올라 왔다. 부산은 앞으로 1승 1무 정도를 거두면 상위 스플릿에 안착한다.

지난 라운드 부산은 인천 원정길에 떠났다. 부산은 인천과의 원정경기에서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극심한 징크스에 빠져있었기에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이날 경기에서 윤성효 감독은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내세워 결과적으로 승점 3점을 챙기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이번 라운드 부산은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너를 잡아야 내가 산다는 일명 단두대 매치이다. 제주 역시 비록 상위 스플릿의 실낙같은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무조건 이긴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맞부딪힐 것으로 예상되어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그나마 홈경기라는 점이 이점으로 뽑힌다. 부산은 올 시즌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제주의 최근 상황은 좋지만은 않다. 리그 초반에는 박경훈 감독 특유의 방울뱀 축구가 적중하면서 선두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최근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행진을 기록하는 등 9위자리까지 미끌어졌다.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해서는 이번 부산전에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

이번 라운드 제주는 부산 원정길에 나선다. 비록 상위 스플릿에 자력 진출은 물 건너간 상황이지만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경기에 필요한 것은 오직 승리 뿐이다. 박경훈 감독은 최근 주춤한 분위기에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승리를 거두고 하늘의 뜻에 맡긴다는 자세로 나선다.

제주는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성남, 부산, 인천의 승점 획득 상황에 따라 상위 스플릿 진출이 극적으로 성사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울산, 2007년 대전, 2009년 전남, 2012년 경남 등 사례가 충분해 가능성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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