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개그투나잇> '짝'에서 '안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개그맨 정민규는 "예전에는 식당에 가면 '개그맨 아니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요즘에는 '안철수가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SBS <개그투나잇> '짝'에서 '안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개그맨 정민규는 "예전에는 식당에 가면 '개그맨 아니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요즘에는 '안철수가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 SBS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토론회를 앞둔 21일 또 다른 '안 원장'이 등장했다.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하는 <개그투나잇> 코너 '짝'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 역을 맡은 정민규다. 

SBS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가 열린 21일 오후 3시 30분 등촌동 공개홀에 이영준 PD와 개그맨 정민규가 자리했다. '안 원장' 캐릭터만 참석한 것도 민감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을 만큼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간담회 오는 중에 정민규가 눈에 띄어서 데려왔을 뿐"이라는 이영준 PD는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물론, 이명박 대통령과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을 SBS <짝>의 틀에 맞춰 패러디하고 있지만, 안철수 후보 역의 정민규가 외모적인 싱크로율은 가장 높다. 이들은 '안 통한다, 안 통해' '기분이 참 그르네~' '뭔가 문제인지' 등 밤새 고심해 만든 유행어를 통해 각 정치 인사를 표현하고 있다. 

"싱크로율이 높은 점, <개투> '짝'의 장점"

이영준 PD는 "왜 '안 원장'만 띄워주냐는 말을 간혹 듣는데, 전혀 그런 의도가 없다"며 "정민규가 성대모사의 차원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머리만 넘겼을 뿐인데 녹화장이 빵 터진다"고 말했다. 싱크로율 때문에 오히려 의도치 않게 보일까 봐, 정민규의 수위를 낮추는 경향도 있다고. 그러면서도 이 PD는 대선후보를 패러디하는 tvN < SNL 코리아 >의 '여의도 텔레토비'를 두고 "우리는 싱크로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SBS <개그투나잇>의 연출을 맡고 있는 이영준 PD(왼쪽)와 코너 '짝'에서 안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개그맨 정민규

SBS <개그투나잇>의 연출을 맡고 있는 이영준 PD(왼쪽)와 코너 '짝'에서 안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개그맨 정민규 ⓒ SBS


정민규는 '안 원장' 역을 위해 안철수 후보가 출연한 방송을 모니터하면서 말투나 입 모양을 연구한단다. 그는 안 후보에 대해 "항상 웃고 있고, 정면 사진은 거의 없다"고 고개를 45도 튼 뒤 특유의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 상태에서 화가 좀 나면 눈만 아래를 쳐다본다"고 흉내 냈다. 이어 그는 "안 후보님은 경상도 특유의 톤이 있는데, 표준어를 쓰려고 하는 말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정민규는 공학도 출신인 안철수 후보와 달리 '컴맹'이라고. 그는 "안 후보와 나의 닮은 점이라고는 생긴 것 하나"라며 "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다운받는 걸 배운지도 얼마 되지 않았을 정도로 기계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 정치기사를 즐겨본다는 이영준 PD는 "여야 입장에서 고루 보며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중립은 지키되 해석은 하고 싶다"고 했다. 대선 이후 '짝' 코너의 향방에 대해서는 "후보들의 다음 스탠스에 따라 상황이 바뀔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공교롭게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은 <개그투나잇> 녹화일이기도 하다. 이영준 PD는 "발표 전인 오후 7시 반에 녹화할 것 같아서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개그투나잇>은 10월 개편과 함께 '사과나무' '응애 베이비' 등 새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10월부터 연출을 맡은 이영준 PD는 "개그맨들도 촌철살인을 할 수 있다는 걸 세련되게 보여주고 싶다"며 "프로그램 안에 철학을 담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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