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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이 80여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상국 노조지부장이 삭발을 한 후 대구시가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구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이 80여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상국 노조지부장이 삭발을 한 후 대구시가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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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이 대구시가 노사협상 타결에 나설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잇는 가운데 12일 오전 이상국 노조지부장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대구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이 대구시가 노사협상 타결에 나설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잇는 가운데 12일 오전 이상국 노조지부장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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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청산과 임금인상, 행정부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6월 27일부터 대구시청 앞에서 77일째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구시립시지노인병원 노조에 대해 병원은 직장폐쇄를 풀고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관련기사 : 대구시지노인병원 노사문제 해결되나)

노조는 병원 측이 협상에 대해 전혀 나서지도 않고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끝장농성에 돌입하는 한편 12일 오전에는 이상국 지부장이 삭발을 하고 대구시가 적극 나서 노사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시청 앞에서 이 지부장이 삭발을 하는 동안 여성노조원들은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여기서 고통받아야 하느냐"며 소리내어 통곡했다. 또 이들은 "병원은 부당한 노조탄압을 멈추고 우리의 요구에 대해 성실히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노조원들은 삭발식 이후 대구시청 출입문 현관을 봉쇄하고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시립병원인 시지노인병원에 대해 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으며, 김범일 대구시장에 대한 면담을 요청했다.

대구시청 진입 과정에서 몸싸움 벌어져... 여성노조원 일부도 웃옷 벗고 저항

하지만 경찰이 노조원들의 대구시청 진입을 막고 나섰다. 이때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급기야 경찰이 이들을 연행하면서 아수라장이 되었다. 여성노조원들은 호루라기를 불면서 고함을 지르고 울부짖었다. 이 과정에서 5명의 노조원들이 실신해 119소방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일부 노조원들은 웃옷을 벗고 경찰 연행에 저항했고, 여성노조원들 일부도 웃옷을 벗고 저항했다. 이들은 경찰 연행에 서로 옷을 손으로 꽉 쥐고 끌려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다가 실신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농성에 가담했던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을 비롯해 이재식 수석부본부장, 이상국 시지병원 노조지부장 등 13명을 강제로 연행해 수사를 벌인 후 이날 오후 석방했다.

대구시지병원 노조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잇는 가운데 경찰이 이들을 강제로 연행하려고 하자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다.
 대구시지병원 노조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잇는 가운데 경찰이 이들을 강제로 연행하려고 하자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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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병원 노동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자 경찰들이 이들을 강제로 연행하고 있다.
 대구시립병원 노동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자 경찰들이 이들을 강제로 연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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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이날 여성노조원들을 연행하기 위해 중부경찰서 여성경찰들을 동원했다. 그러나 아무런 보호장구도 하지 않은 채 연행에 나서 여경의 옷이 찢어지기도 하고, 몸부림치는 조합원들과 부딪혀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일부 여경은 "갑작스레 불려나와 연행에 가담하다 보니 안전장구도 챙기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다칠 경우 스스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연행작전에 자신들을  투입한 '상부'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여경을 동원하느라 안전장구를 챙기지 못하고 여경기동대가 아닌 경찰서 안에서 근무하는 일반 여경을 투입하게 됐다"며 "이 정도의 충돌이 있으리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시지노인병원 노조원들이 80여일째 대구시청 앞에서 노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12일 오전 대구시청 정문을 에워싸고 있다.
 대구시지노인병원 노조원들이 80여일째 대구시청 앞에서 노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12일 오전 대구시청 정문을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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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자 경찰이 강제연행에 나선 가운데 노동자들이 끌려가지 않기 위해 서로의 옷을 힘껏 쥐고 있다.
 대구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자 경찰이 강제연행에 나선 가운데 노동자들이 끌려가지 않기 위해 서로의 옷을 힘껏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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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 실마리 보이지 않는 대구시지농인병원 노조-병원 문제

대구시지노인병원 노조는 병원이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고, 13억 원의 임금을 체불했다며 검찰과 대구노동청에 고발한 상태다. 또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운경재단이 김아무개 행정부원장을 고용하면서 노조파괴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실제로 김 행정부원장이 병원에 들어온 후 130여 명에 달하던 노조원들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노사협상에서도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면서 김 부원장의 퇴진을 협상의 우선조건으로 내세웠다.

노조는 대구시 김연창 부시장과의 면담에서 시립병원을 감독해야 할 대구시가 제대로 감독을 하지 않고 병원의 운영을 2016년까지 재위탁한 데 대해 비난하고 김 부원장을 퇴진시키라고 요구했다.

대구시도 공문을 통해 운경재단에 행정부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재단은 "인사권은 재단의 고유 권한"이라며 대구시의 요구를 듣지 않고 있다. 이에 노조는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대구시립시지노인병원
 대구시립시지노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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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병원 측은 "노조가 밖에서만 농성하지 말고 병원에 들어와 대화하기를 바란다"며 "노조가 요구사항을 정리해서 알려주면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의 요구사항 중 행정부원장 퇴진에 대해서는 절대 들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병원은 체불임금과 관련해서는 "노조가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을 따를 것"이라며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시급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하고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 임금을 동결했지만 병원에 남아 있는 직원들과는 이미 임금협상을 마쳤고 파업 중인 노조원들은 병원으로 들어오면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또 "시지노인병원은 직원들에게 연 200%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금액을 통상임금으로 적용하지 않아 최저임금보다 낮게 보이지만 이 금액을 포함하면 최저임금법 위반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병원 측은 "병원장에 대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인사위를 개최해 일부 노조원들을 징계하려 했으나 대화를 통해 풀기 위해 인사위를 임금협상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며 노조원들의 복귀를 종용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노조파괴의 주범인 김 행정부원장의 사퇴가 전제되지 않으면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며 "병원 측이 대화를 원한다면 실질적인 안을 들고 와야 한다"고 요구헀다. 이어 "대구시가 노사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그:#대구시지노인병원, #노조위원장 삭발, #노조원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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