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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지역 방송과 신문사가 주최한 후보자 토론회에 출연한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범구 후보
 지난 4일 지역 방송과 신문사가 주최한 후보자 토론회에 출연한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범구 후보
ⓒ 정범구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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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번에는 이기더니 이번 테레비 여론조사 보니깨 경대수가 이기더라구. 이번에 뒤집히는거. 아녀?"
"여론조사 그까이꺼 믿을 수가 있어야지, 요새 먹구 살기 바쁜디, 집구석에서 전화 받는 젊은 사람이 누가 있어?"
"어떤 '놈'이 되든 간에 국민을 먹고 살게 해줘야지. 자동차 팔아 처먹자고 농민 죽이면 되것어?"

전통 5일장이 열린 5일 오후 충북 음성군 금왕읍. 농약사에서 나눠준 듯한 모자를 눌러쓴 70세 전후로 보이는 어르신 세 분은 순대 한 접시에 막걸리 잔을 사이에 놓고 4.11총선을 안주삼아 대화를 이어갔다.

이곳은 충북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로 검사출신 새누리당 경대수(54) 후보와 현역 의원인 민주통합당 정범구(58) 후보가 맞붙은 지역이다. 지난 2009년 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 대결이다.

"누가 되든, 국민 먹고 살게 해줘야지!"

유권자 7만4926명이 투표에 참여한 지난 보궐선거에선 정범구 후보가 41.94%인 3만1232표를 득표해 2만2077표(29.64%)를 얻는데 그친 경대수 후보를 따돌리고 국회에 입성했다. 이때 자유평화당 이태희 후보가 이곳에서 0.74%(552표)의 지지를 얻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이 올초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자 당명을 '한나라당'으로 변경 등록해 비례대표 1번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 정가에선 "'혹시' 당선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대수 후보가 호국영령이 잠든 음성군 음성읍 충혼탑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경대수 후보가 호국영령이 잠든 음성군 음성읍 충혼탑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 경대수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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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구 후보가 호국영령이 잠든 음성군 음성읍 충혼탑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정범구 후보가 호국영령이 잠든 음성군 음성읍 충혼탑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 정범구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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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4군에서 대결하는 두 후보는 당 색깔만큼이나 뚜렷한 견해 차이를 보인다. 충북총선네트워크 대학생위원회와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 등이 지난 4일, 충청북도 총선후보자에게 반값등록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물은 결과를 발표했다. 경대수 후보는 '반대'를, 정범구 후보는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지난해 11월 도립대학교의 반값등록금을 추진하자 한나라당(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 경대수)은 반값 등록금 추진과 관련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충북도당은 성명에서 "복지는 시대의 화두고 우리 세대의 소명이란 건 분명하지만 복지포퓰리즘으로 전락해 도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충북도당은 이어 "무상급식에 이어 반값등록금까지 도가 예산계획을 충분히 세우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지금도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한 등록금을 또 인하한다고 했을 때 타 대학이나 사립대 학생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반면 민주당과 정범구 후보측은 육아와 교육은 국가 책임이고, 대학생 반값등록금도 실시해야 한다는 견해다. 정 후보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반값등록금을 들고 나오자 "다른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다른 대학도 자구노력을 기울여 등록금의 거품을 빼야 하고, 국가에서는 교육 재정을 확충해 학부모의 학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대수 후보가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대수 후보가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경대수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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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구 후보가 선거 운동원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정범구 후보가 선거 운동원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 정범구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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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부터 한미FTA까지... 너무 다른 경대수와 정범구

두 후보는 한미FTA에 대한 피해 대책과 폐기 문제에 대해서도 큰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지난 4일 밤 음성군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KBS1-TV를 통해 생방송된 후보자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각자의 견해를 밝혔다.

경대수 후보는 피해 대책으로 '농가의 경쟁력 강화'를 주장했고, 정범구 후보는 '농민의 실질소득 보장이 우선'이라고 맞섰다.

경 후보는 "연간 8400억 원의 농가 피해가 예상된다"며 "피해 대책 만큼 중요한 것이 생산체제를 개선하고 고품질 브랜드를 만들어 국외시장을 개발하는 도전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에 반해 "경쟁력 강화는 고령 농업인이 대부분인 현실에서는 맞지 않고 정부의 피해 대책에서 농민소득 보장도 얼마 되지 않는다"며 "농민의 실질소득 마련이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축산물의 과도한 무관세 수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FTA 폐기에 대해 경 후보는 "FTA 폐기는 미국의 보복관세 등 무역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안보의존 파탄과 신인도 추락이 우려될 수 있다"고 반대를 주장했다.

반면 정 후보는 "FTA는 통상협상이지 안보동맹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경제협상은 경제논리로 봐야 한다"며 "보복관세에 앞서 이미 상호 투자를 긴밀히 하고 있어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찬성에 무게를 실었다.

경대수 후보가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경대수 후보가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 경대수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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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이 가까워 오자 두 후보 사이에선 날선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경 후보가 공격하고 정 후보가 방어하는 모양새다. 초반 정책 대결로 흐르던 선거판이 막판으로 갈수록 "한 게 뭐 있냐?" "군대는 왜 안 갔냐" 식의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치닫는 경향도 있다.

"민주당 한 일 없어" vs "지역 숙원 사업 많이 해결"

특히 경 후보는 민주당과 정범구 의원을 향해 바짝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충북 충주는 집권 여당인 국회의원이 당선한 지 불과 1년 5개월 만에 2년 연속 지역투자 예산 1조 원을 넘겼다. 이를 바탕으로 충주는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중부4군은 지난 8년 간 민주당 국회의원의 실정 탓에 예산 부족으로 실행되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있는 사업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 국회의원의 실정을 제대로 알리겠다"며 "정체된 지역 현안이 어떤 것인지, 정치적 구호만을 외치는 선동 정치가 얼마나 국민의 삶을 병들게 하는지를 군민 여러분께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경 후보는 "지난 2009년 보궐선거는 내가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외적으로 세종시 문제, 쌀값 문제 등의 악재가 겹쳐 패했다"며 "중부4군의 현실을 바로 보고, 이를 바꾸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전의를 다졌다.

정범구 후보가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정범구 후보가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 정범구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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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후보는 ""아내와 함께 지난 4년 동안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군민과 호흡하며 살아왔다"며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서민의 애환과 마음을 잘 이해하는 참 일꾼이 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범구 후보는 이런 경 후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우선 정 후보는 "음성과 괴산의 가장 큰 현안이었던 국도 37번 확포장이 2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확정돼 첫 삽 뜰 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음성군의 국지도 49호선 금고-비산, 진천군 의 국도 21호선 도계-진천 예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후보는 "오랫동안 음성군 원남면 주민을 괴롭혔던 공수부대 전술강하훈련장 조성을 백지화시킨 것도 잊을 수 없다"고 '민주당 무능론'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정 후보는 "중부4군 내에서 통합의 발전모델을 구축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도록 힘쓰겠다"며 "증평은 태양광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집약 군으로, 진천은 스포츠 클러스터 구축 등 관광레저 군으로, 괴산은 유기농이 발전한 대안농업 군으로, 음성은 농업과 식품산업이 공동 발전하는 식품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방송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일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 유권자 500명을 전화면접으로 여론을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가 40.4%로 35.5%의 민주당 정범구 후보를 4.9%포인트 차로 앞섰다. (표집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4.4%포인트)

덧붙이는 글 | 이화영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4.11 총선, #충북 중부4군, #경대수, #정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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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이 세 아이가 학벌과 시험성적으로 평가받는 국가가 아닌 인격으로 존중받는 나라에서 살게 하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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