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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원인을 어떻게해서든 북한 공격으로 몰아가고 싶은 조갑제 전 월간 조선 대표가 급기야 "(한국)대통령 뽑을 때는 군사적 지도역량을 가장 중시해야"한다며 그 이유에 대해 "전쟁지도자를 뽑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조갑제씨는 1일 <조갑제 닷컴>에 올린 <대통령 뽑을 때는 군사적 지도역량을 가장 중시해야>한다는 글에서 "지난 62년의 대한민국 역사에서 세 사람이 군인 출신 대통령이었다"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 세 사람의 지도하에서 한국은 경제발전과 강군건설을 동시에 이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 세 대통령이 아무리 경제발전을 이룩했더라도 이들이 민주주의와 헌법을 유린한 군사 쿠데타 주역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이들을 추켜세우면서 한국 대통령은 "전쟁지도자"라는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우리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을 '전쟁지도자'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헌법 제66조 3항에는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고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평화 통일을 위해 뽑았지, 전쟁을 위해 뽑은 것은 아니다.

 

그는 이어 "박정희 대통령은 중화학공업을 바탕으로 자주국방력 건설을 시작하였으며, 전두환 대통령은 잇단 북한의 도발에 잘 대응하면서 서울올림픽 성공의 기반을 조성하였고, 재임기간 한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다"고 했다.

 

그리고 "직선 대통령인 노태우씨는 서울올림픽 성공의 여세를 몰아 북방정책을 추진, 북한을 배후에서 고립시키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의 재임 기간엔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한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군인이었을 때 임무는 무엇인가? 북한군 공격을 막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북한군 공격을 방어해야 할 병력을 정권을 잡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이는 명백한 군법위반이다. 전두환은 군사반란으로 사형까지 언도받았다. 군인이 권력을 잡기 위해 임무지를 벗어난 것만큼 큰 죄가 어디 있는가.

 

그렇다면 조갑제씨는 이들을 결코 용서해서는 안 된다. 조갑제씨 스스로 "대통령 뽑을 때는 군사적 지도역량을 중시해야"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권력에 눈이 멀어 병력을 시민들 가슴에 겨눈 그들이 군사적 지도역량을 갖춘 이들인가. 그들은 군인 정신도 제대로 갖춘 이들이 아니다. 이런 그들을 부국강병, 자주국방을 이룬 사람으로 추켜세우고, 경제발전을 이룩한 위대한 지도자로 높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조갑제씨는 또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미숙한 대처방식을 보고 있으면 역시 한국에선 국군통수권자를 겸하는 대통령이 군사 지식이 깊은 분이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직업 군인 출신이 아니라도 전쟁과 이념, 그리고 전략에 대한 이해가 남달라야 돌발사태나 전쟁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막강한 권력을 독점하는 대통령 중심제하에선 군사지식이 전무한 대통령을 보완할 방법이 없다"며 "준전시하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그 사람의 '군사적 지도력'일 것"이라며 "한국에서 대통령을 뽑는다 함은 전쟁지도자를 뽑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군인 출신 정치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군사독재정권을 경험한 우리에게 아직 군인 출신 대통령은 성급하다. 아무리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그립고, 북한을 증오할지라도 군사독재정권이 우리에게 끼친 엄청난 고통이 아직도 남아 있는 지금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이어 "국가위기 때 한주호 준위처럼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자리이다. 전두환 대통령이 동기생인 노태우 민정당 대표를 후계자로 선택한 이유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의 군사적 지도역량을 높이 산 것임을 그의 당시 술회에서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적 지도역량 때문에 노태우 민정당 대표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의 후계자로 뽑았다는 글을 읽으면서 솔직히 두렵다. 민주주의와 민주공화국 기본 개념조차 몰랐다는 말이다. 인간이 만든 제도 중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평가받는 민주공화국을 이토록 짓밟은 일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하는데 2010년 봄, 또 다시 대통령을 전쟁 지도자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탄할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아니 일어날 수 없다. 이유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평화 지도자여야 하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다.


태그:#조갑제, #대통령, #전쟁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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