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 일주일 동안 군당국이 밝힌 사고 시각은 계속 오락가락했다. 사고 1주일이 다될 때까지 사고 시각조차 제대로 특정하지 못한 것이다.

1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군당국은 사고 시각을 26일 오후 9시 22분경으로 밝혀, 사고 직후 최초로 발표했던 오후 9시 45분보다 실제 사고가 23분 가량이나 앞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사고 시간 정정은 이번까지 모두 네 번째다. 사고 당일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작전정보처장(해군 준장)은 사고 시간을 오후 9시 45분이라고 밝혔다.

이 시간은 하루 뒤인 27일에는 오후 9시 30분으로 앞당겨졌고,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5분을 앞당겨 오후 9시 25분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했다.

같은 날 국방부는 이 같은 장관의 언급에도 오후 9시 30분을 고수하다, 1일 다시 오후 9시 22분으로 사고 시각을 정정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혼란에 대해 "군의 상황보고는 최초에서 최종까지 절차가 있으며 최초 보고는 정확성보다는 신속성을 강조함으로써 다소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또 군당국은 "국방부가 최초에는 해군 작전사령부로부터 유선으로 사고 사실을 보고받은 시간인 오후 9시 45분을 언론에 발표했다"며 "이후 국회보고 및 언론발표 시에는 천안함 포술장이 휴대전화로 2함대사에 보고한 시간인 오후 9시 26분을 기준으로 2함대사가 해작사에 서면으로 보고한 9시 30분으로 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국방부는 2차례에 걸친 함장 진술(9시 25분, 9시 22분), 천안함 포술장의 2함대사령부 휴대전화 보고시간(9시 26분), 백령도 해안초소 열상감시장비(TOD)에 녹화된 시간 및 초병 진술(9시 23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침몰당시 측정한 지진파 발생시간 (9시 21분 58초) 등을 종합해서 사고 발생 시간을 오후 9시 22분으로 정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해명에도 사고 발생 시각에 대한 의구심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달 28일 해양경찰청은 사고 발생시각을 9시 15분으로 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9시 16분을 전후하여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끝겼거나, '비상상황이라며 전화를 끊었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발생 시간이 정확하게 파악되어야 사고의 성격과 군당국의 사후 대처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정확한 사고시점 규명은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