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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22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만찬을 마친 뒤 배웅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정부를 대표해서 4·3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해 제주도민의 뜨거운 박수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이 그 공(功)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노 대통령은 31일 제주도를 방문해 가진 '제주도민들과의 대화'에서 이 자리에 참석한 이성찬 4·3 유족회장으로부터 '기립 박수' 제안을 받고 "사실은 4·3 특별법은 국민의 정부 시절에 김대중 대통령이 마음먹고 만든 법"이라면서 "제가 오늘 받은 박수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받는 박수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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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제주 4·3 사건' 공식 사과

노 대통령은 이날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가진 제주도민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1948년 발생한 제주 4·3 사건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표명했다.

이후 오찬이 끝난 후 가진 '제주도민과의 대화' 시간에 이성찬 유족회장은 "오늘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 국가원수이신 대통령께서 (4·3 당시) 무고한 양민학살에 대해 도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 주신데 대해 기쁘고 감사드린다"면서 "이토록 도민의 마음을 헤아려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준 대통령께 기립 박수를 보냅시다"라고 즉석에서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제안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정부의 작은 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준 데 대해 감사하고, 그리고 박수도 모아줘서 감사하다"면서 "생각해 보면 열심히 못자리(모내기) 하는 사람도 있고, 논 메고 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공을 돌렸다.

노 대통령은 또 "타작도 일이고 감귤이 잘 익어도 따야 감귤이다"면서 "(그래서) 제가 박수를 받았지만 제가 부탁도 하기 전에 4·3특별법(이라는 감귤나무)을 심고 가신 김대중 대통령께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신 것으로 이해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11월 3일 개관하는 '김대중 도서관' 개관 기념행사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따라서 대북송금 특별법 수용을 계기로 불편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이를 계기로 급속도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청와대측은 30일 "청와대 안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노 대통령의 행사 참석 건의가 올라왔고, 참석하는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며 "현직 대통령으로서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고 새로운 '전직 대통령 문화'를 지원한다는 차원"이라고 개관식 방문 배경을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김한정 비서관 또한 "전직 대통령 최초의 도서관 설립을 현직 대통령이 축하하고 격려하는 것은 국민 보기에도 좋은 일이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김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 편안하게 다녀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4월 청와대 회동 이후 6개월여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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