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의 비센테 루케는 타격가 이미지가 강했다.

이전까지의 비센테 루케는 타격가 이미지가 강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사일런트 어쌔신' 비센테 루케(31‧미국/브라질)가 돌아왔다. 웰터급 랭킹 10위 루케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있었던 UFC on ESPN 51 'Luque vs. dos Anjos' 대회 메인 이벤트 웰터급(77.1kg) 경기서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8‧브라질)를 만장일치 판정승(49-46, 48-47, 48-47)으로 제압했다.

이날 루케는 두가지 면에서 관계자와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첫째, 뇌출혈 치료 후 복귀전에서도 여전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건재를 과시했다. 선수 생활이 위험하다는 얘기도 있었으며 설사 복귀는 하더라도 예전만큼의 경기력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루케는 베테랑 도스 안요스를 잡아내며 그같은 우려를 싹 씻어내버렸다.

더불어 8번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레슬링으로 도스 안요스를 잡아냈다는 부분도 예상 밖이었다. 어떤이는 '그게 뭐 그리 특별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현대 MMA에서 레슬링 스킬은 필수가 되었고 그러한 가운데 그래플링 압박으로 경기 내내 점수를 주도하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더욱이 루케는 타격가 성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성적표를 보면 웰라운드 유형에 가깝다. 통산 22승중 11번(50%)을 타격에 의한 녹아웃으로 잡아냈지만 서브미션 승리도 8번(36%)번이나 있다. 적어도 반쪽짜리 스트라이커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기록상으로 보여지는 단면일 뿐이다.

루케가 주짓수를 바탕으로 그라운드 상황에서의 서브미션 능력이 좋은 것은 맞다. 하지만 그는 타격전을 즐기고 레슬링은 그렇게 강하지 못했다. 외려 도스 안요스 쪽이 그라운드에서의 포지션 싸움에 강한 모습을 가지고 있던지라 루케가 이기기 위해서는 타격전으로 승부를 몰고가야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루케는 8번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것을 비롯 그라운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도스 안요스를 컨트롤하면서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이전 UFC 19전 동안 6번의 테이크다운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날의 레슬러 빙의는 그야말로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결과였다. 도스 안요스는 루케의 힘에 밀려 경기 내내 불리한 포지션에서 고전하다 경기를 내줬다.     
  
 하파엘 도스 안요스 전에서 보여준 루케의 경기력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파엘 도스 안요스 전에서 보여준 루케의 경기력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루케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솔직히 1라운드에서는 맞는 게 두려웠다. 1년 동안 싸우지 못했던지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몇 번 맞고나니 예전의 감각이 돌아왔다.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레슬링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완전히 검증까지 받았던지라 향후 더 높은 수준을 향한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루케는 지난해 8월 '돌주먹' 제프 닐(32‧미국)과의 경기에서 12분간 무려 121번의 유효타를 허용하며 KO패 당했다. 맷집과 내구력은 물론 터프한 근성까지 두둑했던 루케는 본경기는 물론 스파링에서 조차 단 한 차례도 KO를 겪어보지 않았지만 닐의 주먹은 남달랐다. 데미지가 너무 컷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직후 병원에서 뇌출혈을 진단받았다.

루케는 포기하지 않았다. UFC와 매니저 알리 압델아지즈(45‧이집트)의 헌신적인 지원과 본인의 의지로 완전히 회복했고 네바다주체육위원회(NSAC)로부터 다시 경기에 뛰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 복귀전 상대로 도스 안요스는 다소 벅차다는 평가도 많았다. 전성기에서 내려가는 도스 안요스지만 워낙 경험이 많고 수싸움에 능한지라 루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도스 안요스는 분석을 하기는 했지만 방향을 잘못 잡았다. 그는 경기전 인터뷰에서 "나같은 베테랑들은 경험이 승리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루케의 모든 경기를 다 봤는데 그는 때리기 위해 전진하고, 그러면서 많이 맞기도 한다. 그 점을 이용해 대응을 하려고 한다. 난 어떤 상황이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복귀전을 치르는 루케가 갑자기 레슬링을 장착해서 나올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이는 도스 안요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대해 루케는 "이제 나는 새로운 무기들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UFC에서 20전을 치렀지만 여기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돌아온 루케가 체급 내 태풍의 눈이 될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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