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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산업재해만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제조업, 건설업, 택배업 분야에서 최근 산재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의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번 산업재해 청문회는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국회가 다시 한번 '중대재해는 기업의 범죄'임을 명확히 하고 기업의 대표에게 책임과 예방책을 묻는 자리였습니다. 그 과정 중에 일부 증인의 '노동자의 불안전한 행동은 바꾸기 어렵다'와 같은 책임 회피성 발언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후 해당 발언에 대한 질타가 사과로 이어져 기업의 변명도 더는 통하지 않는 구시대 인식임이 드러났습니다.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를 앞둔 지난 16일,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승강기 끼임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이었습니다. 2021년 1·2월 연이어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동국제강. 지난 10일 고용노동부가 공표한 '2019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서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원하청 통합 사고 사망 만인율이 가장 높은 사업장'으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보도자료 기반 미담 소식만 기사화한 지역신문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최근 5년간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동국제강 부산공장 산재 사망사고는 2건이었습니다. 지난 2018년 7월에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배관 폭발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보름 후 해당 사고에 대한 조치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지청이 동국제강 부산공장에 전면작업중지명령을 내리면서 이 소식이 기사화됐습니다. 당시에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전면작업 중지조치조차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1건은 2020년 1월 13일 발생한 '유압기 끼임 사망사고'입니다. 이 사고는 경향신문 <부산서 철강공장 유압기 수리 중 작업자 2명 사상>(1/14)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털에서 2020년 1월 한 달간 '동국제강'을 검색한 결과 총 116건의 기사를 확인할 수 있었고, 산재사고 관련 기사는 위의 경향신문 기사 단 1건이었습니다.

2020년 1월 13일 '유압기 끼임 사망사고' 이후, <동국제강, 인천·부산·당진 지역주민에 3750만원 전달>(1/14, 이코노믹리뷰)로 대표되는 생활지원금 전달 기사가 43건 있었고, 이 중에는 부산일보 <동국제강·송원문화재단 설맞이 생활지원금 전달>(1/16), 국제신문 <동국제강·송원문화재단 설맞이 생활지원금 전달>(1/16)도 있었습니다.

이어 <동국제강, 소방공무원 자녀 장학금 2억 전달>(위키리크스한국, 1/31)로 대표되는 기사는 35건 있었고, 부산일보 <부산소방재난본부, (주)동국제강 소방공무원 장학기금 전달식 개최>(1/31), 국제신문 <(주)동국제강,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장학기금 2억 원 전달>(2/3)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1월 13일 부산에서 발생한 동국제강 노동자 산재 사망사고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국제신문과 부산일보, 두 신문사는 동국제강 발 기부기사 2건은 모두 기사화했습니다.
  
 2020년 1·2월 ‘동국제강’ 언급한 지역신문 기사
 2020년 1·2월 ‘동국제강’ 언급한 지역신문 기사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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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부산공장 산재 사망사고, 후속 보도 이어지길

2018년 7월과 2020년 1월에 이어 2021년 2월 16일,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또다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소식은 KBS부산, 부산MBC, KNN, 국제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부산일보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KBS부산, 2/17
 KBS부산, 2/17
ⓒ KBS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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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부산은 2월 17일 첫 꼭지로 <동국제강서 또 안전사고... 혼자 일하다 숨져>를 냈습니다.

해당 리포팅은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데 주목합니다. 기자는 "코일의 무게는 각각 6.3톤과 13톤. 혼자 감당하기 벅찬 일로 보입니다"라 서술함으로써 사고 당시 2인1조 근무규정이 지켜졌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한 후, "위험한 작업이 아니라고 판단해 2인 1조 근무 규정은 없었다"라는 회사 관계자의 인터뷰를 전달했습니다. 이어 공인노무사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2인 1조 근무 규정을 강조했습니다.

부산MBC는 <동국제강 또 사망 사고... '크레인 오작동' 추정>(17일, 3번째)으로 보도했습니다. 동국제강 관계자, 경찰 관계자,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인터뷰이로 등장했고, 이중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관계자의 추정을 리포팅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KNN은 단신으로 <동국제강 공장서 코일에 낀 직원 숨져>(2/17)를, 국제신문은 <동국제강 부산공장서 또 노동자 사망사고>(2/18, 6면)를 전달했습니다.
 
 부산MBC, 2/17
 부산MBC, 2/17
ⓒ 부산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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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월에 발생한 동국제강 포항공장 엘리베이터 끼임 사망사고에 대한 매일신문의 보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매일신문은 1월 5일 첫 보도 이후, 잦은 승강기 고장에도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 동국제강과 노동자의 고용관계 등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흡한 안전대책과 대조적으로 동국제강 경영진의 연봉이 국내 철강회사 1, 2위에 해당한다는 사실도 전달했습니다.

지난 10일 고용노동부가 공표한 '2019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명단'을 보면 부산은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으로 산업재해율이 규모별 같은 업종의 평균 재해율 이상인 사업장'이 33곳으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대부분 50인 미만 사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현장, 부산 사업장의 재해율이 평균보다 높은 이유, 이에 대한 부산시 차원의 대책마련 필요성 등을 점검한 지역언론은 없었습니다. 기업, 경찰, 고용노동부의 목소리로 전달하는 산업재해 사고 기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자체와 지역노동자의 목소리를 조명하는 지역언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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