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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김성훈 "세월호 600톤 펄... 유해·유품 수습 위해 정밀 검토 필요"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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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오마이TV <장윤선의 팟짱>'이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의 팟짱
■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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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
■ 출연 : 김성훈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

아래는 31일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과 김성훈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김성훈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
 김성훈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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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저희는 지금 세월호가 보이는 목포신항입니다. 김성훈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과 함께 선체인양 전 과정을 짚어보겠습니다. 조사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저희가 상공 18m 높이 크레인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여기서 직접 보니까 사진으로 볼 때와는 다르네요.
"실제로 보니까 준비 과정에서 천공했던 부분들이 너무 확연히 드러나서 심각해 보입니다."

-가까이서 관찰했을 때도 크고 작은 구멍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요. 구멍에서 흘러나온 기름 흔적도 많았습니다. 여러분 보는 우측 아래에 두 개의 큰 줄이 있어요. 우측에 하얀색 하단부에 보면 크게 금 간 게 있는데, 어떤 건가요?
"확연히 눈에 보일 텐데요. 보도도 많이 됐고요. 선수 들기라고 표현했죠. 인양하기 위해 저 부분을 들어서 밑에 리프팅빔을 삽입하는 공정 중에 와이어가 파고 들어가 버린 거죠. 그래서 저 부분이 6.5m에서 7m 정도 파고 들어갔고요. 그 옆에도 기존에 해수부가 설명하지 않은 부분인데요. 조그맣게 파손이 가 있는 부분이 있고요. 저 부분도 절단이 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해수부가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것까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개가 아니라 하나의 선이 또 있어요. 하늘을 보고 있는 쪽이 우현이고, 바닥이 좌현입니다. 우측이 선수고, 좌측이 선미입니다. 저희가 직접 확인했더니,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좌현 선미 화물 램프 구간이 실제로 차량들이 매달려 있어요.
"지금 선체조사 위원 예정자들이 현장을 방문했잖습니까. 현장 채증 사진을 확인해보니까, 거기가 해수부에서 얘기한 것처럼 막혀 있는 게 아니라 뚫려 있고요. 굴삭기 한 대와 차량 한 대를 제외하고는 완전히 뚫려 있는 상태더라고요."

-세월호에 뚫려 있는 구멍이 모두 101개인데요. 유실방지망이 없는 걸로 확인됐어요.
"없고요. 기존에 있던 것도 육안으로 확인해 본 현장 관계자 말을 들어보니까, 선체 외벽에서 유실방지망이 5cm 정도 벌어져 있는 거예요. 이미 충분히 유실됐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추측해볼 수 있는 거죠."

-저희가 앞서 선체조사 위원인 공길영 교수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사실 배를 이 상태로 그냥 두고 조사할 수는 없어서 뱃머리를 90도 회전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저희가 바라보기에 배 바닥이 보이지 않습니까? 배가 실제로 육상에 거치하기 위해서는 선수 부분으로 모듈 트랜스포터(Module Transporter)라고 하는 운반차가 진입해야 합니다.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잠수식 선박이 다시 나갔다가 오른쪽에 보면 탑이 두 개 있습니다. 저 탑이 카메라가 보는 방향으로 다시 와야 돼요. 그런 작업을 거쳐야 하고. 부두 높이와 선박의 높이가 맞아지는 그때를 봐서 운반차가 진입하는 거죠."

-그 과정은 언제 시작할 수 있나요?
"해수부에서 물때를 봐서 4월 5일 정도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고요. 지금은 육안으로 잘 확인이 안 되는데, 만약 선수 방향으로 정면에서 바라보게 되면, 안에 뻘이 굉장히 많이 있대요. 600톤가량. 그 정도가 이미 사이로 다 들어가 있어서 거기로 운반차가 들어가야 하는데 막고 있는 거죠. 저 부분이 수습되지 않으면 사실상 육상 거치 작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뻘 안에 혹여라도 유품 등이 발견될 수 있어서 뻘을 다 버릴 수가 없잖아요.
"뻘이 가장 중요하죠. 동물 뼈가 발견된 적이 있잖습니까?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600톤이라는 뻘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어떤 유해가 있을지 모르는 거고요. 중요한 부분은 앞으로 유품들이 발견됐을 때, 유품이나 유해가 지금 미수습자로 구별되어 있는 분들의 것이 아닐 확률도 있거든요. 세월호 가족분들께서도 나중에 수습된 학생들은 온전하게 수습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 발견되는 유해들이 실제로 누구의 것인지, 발견되더라도 미수습자 가족 분들의 것이 아닐 확률도 있어서요. 정밀한 검토나 과정들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많은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금 배가 항구에 도착한 건 (31일 낮) 12시 50분이에요. 지금까지 특별한 작업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어요. 지금 해수부가 세월호 관련한 어떤 작업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공정상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위해도 검사라고 표현하는데요. 선체 안전도, 내부의 세균들에 대한 방역 작업을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눈으로 확인되지 않고요. 중요한 건 방역할 때 이미 그때부터 사람들이 진입하기 시작한다는 거죠. 과연 지금까지 해수부가 보여준 행태를 봤을 때, 방역 작업이 내부의 훼손 없이. 내부에도 뻘이 1000톤가량 차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그냥 또 막 밟고 다니는 게 아닐까. 그런 것들이 전혀 점검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현장에 시민분들이 굉장히 많이 와 계세요. 세월호 가족분도 계시는데요. 해수부가 아무런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보면 기자실도 우왕좌왕하고 있고, 내부도 그렇고요. 바깥에 보면 시민들이 오셔서 오히려 리본을 펜스에 달고 계시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분향소 같은 거라도 미리 설치해놨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4월 초부터 계속 준비했고, 실제로 인양을 준비해왔다는 주무부처에서 현장 관리를 이렇게밖에 못한다는 게 답답하고요. 이게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해수부가 어떤 준비 자세로 인양 작업을 하고 있나. 또 한 번 현장에서 확인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인양 얘기가 나온 게 언제인지. 벌써 준비를 다 했어야 하는데, 단 한 가지도... 화장실 휴지도 없습니다. 이런 수준이에요. 해수부가 관리를 전혀 안 하고, 준비도 안 하고. 배를 끌어올린다는 것만 생각했지. 여기서 설마 해수부가 우리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죠. 지금 중요한 게 해수부에서 선체조사위원회 관련해서 브리핑하는 태도를 보면, 인양을 어찌 됐든 자기들이 책임지고 수행하겠다. 미수습자 수습까지 주무 관청으로서 수행하겠다는 의지가 안 보이고요. 계속 선체조사위원회로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선체조사위원회의 권한이라는 게 법적으로 봤을 때, 직접 그 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은 아니에요. 법률에는 점검이라는 표현으로 되어 있고, 물론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현장에서의 실질적 점검 작업까지 내다볼 수도 있겠지만요. 그걸 현장에서 수행해야 하는 주체는 해수부라는 거죠. 오늘도 방역 등의 작업이 현장에서 진행될 텐데요. 선체조사위원회의 적극적 점검 활동과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수습 활동이 전체적으로 각자 책임에 맞게 잘 이루어질 책임이 있다. 아직까지는 협의 과정이 잘 안 보이는 것 같고요. 오히려 해수부에서는 선체조사위원회에 자꾸 결정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굉장히 씁쓸합니다."

-해수부가 오늘 취재진들을 대하는 태도도 굉장히 폐쇄적이고요. 일단 어딜 가든 다 막아요. 출입을 막고 있고요. 촬영이나 취재하는 걸 심하게 관리하고 있는데요. 궁금한 건 저희가 보고 있는 게 선체 밑바닥 아닙니까? 바다에 닿는 선체 밑바닥인데요. 반잠수식 선박의 뱃머리를 반대 방향으로 돌렸다면, 우리 국민께서 아이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객실 내부를 볼 수 있는데요. 바닥을 보이면서 근접할 수 없도록 한 측면이 이게 왜 이렇게 했을까요? 물론 해수부 관계자들은 워낙 상황이 안 좋고 참혹하기 때문에 가족들께서 놀라실까 봐 저렇게 해놨다는데요. 어떻게 보면 조사할 때 투명성을 가리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듭니다.
"그런 의혹보다는 우선 선저 쪽도 보면 페인트가 상당히 많이 벗겨진 걸 확인할 수 있고요. 선저만 봐도 처참한데, 반대편은 기존에 확인된 것처럼 선미 램프를 절단하는 과정도 있어서 사실 건물로 치면 천장이 주저앉은 상태예요. 그래서 상당히 실제로 충격을 받으실 수 있고요. 그런 걸 아무래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저쪽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 배의 굴뚝이라고 할 수 있는 연돌, 그리고 안테나가 달려있던 여러 가지 형상들을 확인할 수 있고요. 실제로 객실 등의 부분이 확인될 텐데요. 저희가 현재 볼 수 없는 것들은 안타까운 측면도 있습니다."

-앞서 선체조사위원들에 따르면 일부 확인을 했다. 저희가 찾고 있는 부분은 미수습자 분들인데, 대충 어디 계시는지 파악되고 있는 것 같다. 거기가 워낙 압착된 상태여서 그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고 들어가는지가 관건이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전체 선체에서 상층부에 해당하는 객실부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애기하는데, 실제 그럴까요? 아니면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까요?
"확률적 측면에서 말씀드리는 건 경우에 안 맞는 것 같고요. 기존에 저 부분을 수색하지 못 했던 거죠. 침몰하는 과정에서 천장 부분이 주저앉아버려서 그 부분을 잠수사들이 실제로 진입하지 못 했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우선적으로 수색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근데 누차 기본적으로 선수 부분에서 동물 뼈가 발견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바닷속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는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로 그 안에서 굉장히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는 거예요. 그런 걸 고려했을 때는 특정 지점들을 지목해서 들어갈 필요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요. 사실상 전수조사, 모든 부분을 샅샅이 뒤지는 과정 없이 사실 온전한 수색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뱃머리를 90도 각도로 돌려서 배를 그 상태에서 육상 거치를 하는 건데, 육상에 거치 한 다음에는 그 상태에서 조사를 하는 겁니까? 아니면 배를 세워서 조사하게 됩니까? 그리고 지금 계속 절단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전제조건이 많기는 한데요. 가장 좋은 건 저 상태에서 통째로 세우는 거고요. 세우는 게 좋은 이유는 아무래도 원래 배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는 것이고, 사람들이 조사하러 진입할 때 이동이 쉽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세워서 조사하는 게 필요한데요. 과연 그게 가능하겠느냐는 문제가 있고요. 핵심적인 부분은 내부의 뻘에 대한 추가적인 붕괴 우려가 과연 있는지가 현장에서 판단돼야 해요. 어제(30일) 선체조사위원회 위원께서 얘기도 하시던데, 내부에 로봇을 투입해서 확인하는 방식. 가능한지는 모르겠는데요."

-내시경 같은.
"네. 그런 도구들을 확인해서 뻘의 점성 같은 게 선체를 세우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붕괴 우려가 없겠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에 작업을 어떻게 할지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 같습니다. 절단하는 건 마찬가지거든요. 절단했을 때 내부에 뻘이 굉장히 많이 남아있고, 그런 걸 절단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붕괴 가능성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미수습자 수습에 독이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겠습니다."

-오늘(31일) 생각보다 배가 빨리 도착했어요. 당초 해수부가 예상한 시간은 오후 2시 30분이었거든요. 빨리 오게 된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이유는 저희도 잘 모르겠는데요. 저희가 사실 (오후) 3시경에 도착한다고 해서 7시에 출발했다는 속보를 보자마자 서울에서 출발했는데요. 저희가 12시 50분 정도에 도착했거든요. 근데 오다 보니까 벌써 배가 항구에 거의 도착한 게 멀리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깜짝 놀랐는데요."

-저희도 오늘 상당히 허둥지둥했습니다.
"해수부에서 어쨌든 보여주는 모습이 인양 공정은 빨리빨리 처리하면서도, 현장 관리나 조사와 수습에 대한 대책 등은 굉장히 부실한 모습이 확인돼요. 오히려 배를 빨리 이동하는데 주력하기보다는 온전한 수습과 조사가 완벽하게 될 수 있는데 주력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작업을 했는데요. 육상에 거치하고 이런 것은 코리아샐비지라는 회사가 한다면서요?
"수습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 원래 해수부에서는 선체 정리라는 표현을 했어요. 수습 작업과 조사 등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선체 정리라고 표현한 거죠. 정리는 말 그대로 저것들을 절단해서 고철 처리를 하겠다는 표현이나 마찬가지인데요."

-고철이요?
"그렇죠. 절단을 하고 저게 원상복구가 안 되면, 일반적으로 고철 처리가 됩니다."

-근데 세월호를 고철 처리하면 안 되죠. 저기에 대한민국의 잘못된 역사가 다 응축돼 있거든요. 개발 위주 담론이라든지, 생명보다 이윤을 추구했던 과거의 잘못된 행태 등. 여러 사회적 의미가 이렇게 큰데, 고철로 하는 건 말도 안 되지 않나요?
"용어 선택부터 잘 했어야 합니다. 해수부에서 선체를 정리하겠다. 이런 표현을 사용해서 인양 이후 단계에 대해서 용역 발주를 추가로 한 거죠. 인양하고 나서 정리한다는 표현이 되는 거고요. 실제로 이뤄지는 작업은 원래 인양 목적에 맞게 한다면, 미수습자 수습과 선체 조사, 사후 보존 문제까지 다루게 될 텐데요.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난항이죠. 그런 걸 담당해야 하는 업체가 아마 코리아샐비지가 될 것 같아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죠?
"결정할 수가 없어요. 코리아샐비지라는 회사는 그냥 해양 업체거든요. 그래서 유해 발굴 등에 전문성이 전혀 없는 회사죠. 애초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가 없는 회사예요. 그런 대책은 해수부에서 전문가나 자문가 그룹을 운영하면서 용역 수행자들에 대한 교육 문제 등을 미리 마련해 왔어야 해요. 근데 최근까지도 계약을 안 했단 말이에요. 또 동물 뼈가 발견된 사태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현장 유해 수습을 위한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 전혀 상주하지 않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상하이샐비지 인양 과정에서도 마찬가지고, 코리아샐비지가 수행해야 하는 선체 정리 용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수습자를 수습하겠다는 해수부가 현재 용역을 발주한 업체와의 관계나, 직원들의 준비 정도 등을 보면 전혀 수습에 대한 의지를 찾아볼 수 없는 거죠."

-초반부터 김성훈 조사관께서 말씀하신 대로 인양의 목적에 충실한 인양인가. 우리가 저 배를 왜 여기 들어 올려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에 대해서 여전히 '고철 처리한다' 수준의 인식을 갖고 있는 건 아닌가. 그렇다면 그 자체로 충격이라는 비판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사람을 찾고 있어서 뻘 속에 유해나 유품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뻘에 대한 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선체 조사 위원들 간의 회의로 일정을 조정하고 계신 건가요? 10일부터 구체적인 미수습자 수색에 나선다고 했는데, 그 전까지 사전 처리 과정이 마무리될 수 있을까요?
"불투명하죠. 내부 상황이 전혀 파악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코리아샐비지라는 업체가 수행할 텐데, 유해 발굴 등에 상관이 없는 업체예요. 그럼 저 수습을 누가 담당할 거냐는 문제부터 난항을 계속 거듭할 가능성이 높고요. 해수부 장관은 5일부터 본격 육상 거치 한 후에 10일부터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표현은 하지만, 탁상 위에서 하고 있는 표현일 수밖에 없고요. 실제 내부에 대한 실사 작업, 사전조사 작업이 되고, 전문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 마련돼야 가능하거든요. 어제 굉장히 놀랐던 게 유해 발굴 전문가이신 박선주 교수가 현장에 오셨다고 해요. 직원 교육 오리엔테이션을 처음 한 거예요. 사실 그게 오리엔테이션 한 번 받아서 유해 발굴에 투입된다는 게 터무니없는 겁니다."

-이런 거죠. 아이들 공부 가르치는데, 한 차례 오리엔테이션 받고 가서 한다는 거예요.
"용역 업체 직원이라고 우리가 표현하지만, 사실 이분들은 일반인들이에요."

-저희 같이 평범한 사람들.
"네.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갑자기 느닷없이 배 구조도 잘 모르는데, 뻘이 가득 차 있는 배 안에 들어가요. 들어가서 위험한 환경에 유해를 발굴하면서 증거품들이 산재해 있을 텐데, 그런 건 어떻게 수습할 거냐. 할 수가 없는 사람들을 투입하는 거예요. 오리엔테이션 한 번 하고. 이게 과연 의미가 있냐는 거예요."

-저희가 이런 말씀드리는 것도 정말 가슴이 아픈데요. 지금 여러분 보시는 세월호 선체에서 앞쪽에 보면, 컨테이너가 있고요. 그 앞에 보면 몇 채의 이동식 주택이 보입니다. 우리 미수습자 가족들이 머물 공간입니다. 지금 컨테이너에 계시는데요. 아마도 조만간 이동식 주택으로 이동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가장 애타게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바로 저 이동식 주택으로 이동하실 텐데요. 세월호도 세월호지만, 해저면 수색도 필요한 거 아니겠어요? 워낙 천공을 많이 뚫어놔서 구멍으로 어떤 게 빠져나갔을지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해저면 탐색도 중요한데요. 해수부는 꼼꼼하게 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되고 있을까요?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것 같고요. 세월호가 해저에서 올라온 직후, 그다음에 재킹바지선에 안전하게 고박되고 나면 그 즉시 바로 수행해야 되거든요."

-왜 안 합니까?
"잘 모르겠어요. 여전히 안 하고 있는 것 같고요. 거길 사람들이 직접 들어가서 한다고 그렇게 얘기하거든요. 잠수부가 직접 들어간다. 잠수부가 들어가서 실제로 확인했을 때 해수부가 했던 얘기가 다시 생각나는데요. 시야가 20~30cm 밖에 안 된다. 그래서 선미 램프 절단한 부분을 컨테이너가 다 막고 있는 것으로 보고했는데, 아니었잖아요."

-해수부는 여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컨테이너가 막고 있다고 했는데, 차량 두 대가 덜렁덜렁하는 걸 전 국민이 다 봤습니다.
"그런 상태인데 또다시 잠수부를 직접 투입해서 한다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박선주 교수님께서 제안하신 방법은 쌍끌이 어선으로 바닥을 훑고, 촘촘한 그물을 가지고 들어가서 걸리는 모든 물체를 다 확인해야 된다는 거죠. 그런 방식이 아니면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고요."

-저 배만 봐도 엄청 큰 공간인데, 저 공간에 다 펜스를 쳐 놓고, 사람이 들어가서 몇 날 며칠을. 그리고 또 소조기가 지나면 작업도 못할 것 아니에요. 선체조사위원회, 해저면 탐색 이런 게 다 정해져 있는 건데, 사람이 육안으로 과연 할 수 있을지. 지금이라도 빨리 조사 방법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자꾸 비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해서 하려는 것 같고요. 현실적으로 상황에 맞게 대처했으면 좋겠어요. 소나(음향탐지기)를 동원하고,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말고, 제발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서 온전한 수습이 될 수 있도록 제발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정말 답답한 마음입니다. 저 차가운 바닷속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다시 들면서, 또 가족을 기다리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어떨까.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을 것 같고요. 3년이 다 되도록 배를 인양해 놓고, 사후 수습도 제대로 못 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 건지. 답답해요.
"화장실에 휴지도 없는 이런 상태로 배를 인양하는 게... 모르겠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 화만 내고 있어요. 해수부 직원들한테 뭘 물어보면 끊임없이 화를 내요. 기자들과도 계속 싸우려고 하고, 화부터 내고. 해수부 하위직 공무원들도 굉장히 뭔가 속이 많이 상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합리적으로 되는 게 아니라, 다들 분노가 올라 있어서 현장에서 여러 충돌과 마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과도하게 막고 있다는 거예요. 기자들은 취재해야 하고, 현장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할 공적 사명이 있거든요. 그게 막히니까 자꾸 충돌하게 되고요. 가족도 길바닥에 떠밀리셨어요.
"너무 황당했던 게 어제 미수습자 가족분들로 표현되는 아홉 분 가족께서는 수습되는 날까지 차분하게 그나마 다리라도 뻗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는데요. 유가족으로 표현되는 세월호 가족께는 장소가 제공되지 않는다. 그래서 길 위에 텐트를 치셨어요."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저는 정말 잘 모르겠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요. 저기서 만약에 신발 한 켤레가 나왔다고 가정해 보면, 그 신발이 과연 누구의 것일까요? 유가족의 것일까요? 미수습자 가족분의 것일까요? 확률적으로 보면요. 기존에 오히려 수습되신 분들이 미처 가지고 나오지 못한 신발일 확률도 높거든요. 이 말씀을 굳이 드리는 이유는 세월호가 앞에 있지만, 이 앞도 수습 현장이잖아요. 똑같은 가족이고, 세월호 가족이고, 같은 국민인데. 계속적으로 해수부는 미수습자라는 표현을 강조하고, 아직 수습되지 않으셨기 때문에 배려 받아야 하는 건 당연한데요. 굳이 이렇게 구별할 필요는 없는데, 끊임없이 구별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나머지 분들은 온전하게 수습되지 않은 자신의 자녀분들 혹은 승객들의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유해 등이 나올 때까지 또 기다려야 하는. 은하 어머니께서도 말씀하시잖아요.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지고 싶은 게 마음이다. 사실 그럼 뭐 텐트 위에 계신 분들은 마음이 다를까요?"

-부모 마음은 다 똑같습니다.
"같은 세월호 가족인데. 저도 많이 반성되더라고요. 앞으로 말할 때도 조심해야겠다.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 이렇게 구별하는 것도 조심해야겠다. 사실 세월호 앞에 서면 다 똑같은 세월호 가족이고, 국민이고요. 온전하게 수습돼야 한다는 염원은 똑같은 건데. 우리가 혹시 그러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네. 저는 되게 충격받았어요. 그래도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가지 않았습니까? 1700만 시민이 촛불을 들어서 불의하고, 부당하고, 잘못된 권력을 감옥에 가둬버린 겁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관료들은 여전히 그 불의한 권력 시스템에 있었던 그대로 세월호 가족을 대하고 있구나. 3년 만에 세월호 배가 올라왔는데, 가족들을 대하는 태도는 청와대 앞에서와 똑같거든요. 그리고 KBS 앞에서 농성했던 것과 똑같고요. 지금 다 판때기 하나 깔고 누우셨어요. 이분들이 도대체 언제까지 길바닥에서 주무시고, 아이를 기다려야 하나요. 저는 진짜 참 무자비하고, 몰인정한 정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부의 이런 태도를 보기 위해 꼬박꼬박 세금 내는 거 아니거든요. 아픔을 겪은 시민들에게 해수부가 최소한 뭘 마련해서 이분들이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계실 수 있도록 해야 되는 의무가 있음에도 계속 가족들한테 신경질 내요. '여기 있지 마라. 딴 데 있어라. 비켜라.' 이러고 있는 거거든요. 저는 도무지 왜 이런 정부가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여전히 이 사람들 바뀐 게 없구나. 조사관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 텐트가 상징이죠. 왜 저렇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정부에서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2014년이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된 이후나 전혀 변한 게 없다는 걸 확인해주는 게 텐트가 아닌가 싶어요. 빨리 컨테이너라도 제공되고, 저분들도 편하게 다리 뻗을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 언제까지 계실지 모르는 노숙을 시작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픕니다."

-참 답답합니다. 정부 관계자들이 무슨 생각으로 세월호 가족들을 대하고 있는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거든요.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여전히 길바닥에서 있도록 방치하는. 저 텐트도 전부 가족들이 치셨어요. 끼니도 가족들이 가져온 커피와 컵라면으로 때우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우리가 생각했던 정부의 역할인 건지. 오히려 지금 목포시 시민단체 봉사단들이 오셨어요. 시민단체 분들이 가족들 위로해 주시고, 봉사하겠다는 분들이 계신데요. 정말 정부의 이런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 글은 방송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보세요.


태그:#김성훈, #장윤선, #팟짱, #세월호 목포신항, #세월호 정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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