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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의 저자 이형주씨가 밝맑도서관에서 북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의 저자 이형주씨가 밝맑도서관에서 북콘서트를 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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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독자가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 중 하나가 바로 북콘서트이다.

지난 18일 <사향고향이의 눈물을 마시다>의 저자 이형주씨가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있는 밝맑도서관을 찾았다. 저자 이형주는 이날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은 홍동 주민들과 함께 동물복지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했다. 

이형주 작가는 북콘서트를 통해 "동물의 지위가 적어도 지금보다는 높아져야 한다"며 동물과 인간의 공생법을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인간은 동물을 주로 입고 먹고 마시는 용도로 사용한다.  

하지만 동물은 인간의 의식주에 깊이 들어 왔을 뿐 아니라, 심지어 오락용과 실험용으로 까지 소비되고 있다. 저자 이형주는 인간이 동물을 이용 혹은 학대하는 '루트'를 파고들며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알려 준다.

인간은 공장식 축사에 젖소를 가두고 우유를 짜 마신다. 또 동물의 모피나 가죽을 입기도 한다. 코끼리 트레킹이나 소싸움 등을 통해 동물을 생명체가 아닌 단순한 오락거리로 취급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이형주 작가는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동물의 생명을 취하며 살고 있다"며 인간이 동물을 소비하고 있는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설명했다.

책이 사향고양이의 눈물에 주목한 이유도 아마도 저자의 이런 관점이 작용한 탓이 아닐까 싶다. 일종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인간이 사향고양이까지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루왁 커피는 사양고양이가 먹고 배설한 원두를 원료로 이용한다. 루왁은 사향 고양이를 뜻하는 말이다. 루왁 커피는 향이 좋고 고급스럽다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수요가 늘었다. 문제는 수요가 늘어난 만큼 루왁 커피의 생산량을 늘릴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쯤 되자 일각에서는 사향고양이에게 원두를 강제로 먹이고 배설하도록 해 그것을 루왁 커피라며 팔기 시작했다. 진품과의 구별이 어려운 '짝퉁 루왁'이 등장한 것이다. 어쨌든 짝퉁 루왁의 탄생은 사향고양이를 우리 안에 갇혀 원두를 먹고 똥이나 누는 '기계'로 전락 시켰다.

이뿐인가. 인간은 라면에 들어가는 팜유를 생산하기 위해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형주씨는 "20년 후에는 인도네시아의 원시림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 했다. 결국 인간은 동물의 서식지 뿐 아니라 지구의 허파를 하나둘 제거하며 스스로 숨통을 조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저자 이형주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인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며 인간이 동물의 대변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그 이유에 대해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도 사람이지만, 동물을 구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바른 소비자가 세상을 바꾼다

저자는 또 "소비자의 요구가 정책을 결정 한다"며 "소비자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힘이 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이 동물 보호와 복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 국가와 기업들도 결국은 그것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간이 육식을 포기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인간의 소비 행태로 인해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기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저자는 책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의 서문을 통해 이렇게 전한다.

"동물이 겪는 고통이 안타깝고 미안하게 느껴진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았음을 탄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은 동물은 무조건 이용당하고 함부로 다루어지는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동물이 자신의 자리에서 제 고유의 모습을 유지하고 사는 세상. 물건이 아닌 감정을 가진 주체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동물에게 진 빚을 갚고, 앞으로 미안해지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 나의 선택이 세계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

이형주 지음, 책공장더불어(2016)


태그:#북콘서트, #동물복지 , #이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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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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