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홀로 입학생들에게 친구를' 행사 둘째 날인 16일, 아침부터 아이들은 신났다. 전날 서먹함과 어색함은 가슴 속 한 구석에 접어두고 또래 친구들과 뛰놀기 바쁘다. 피곤했는지 지쳐 오후 11시에나 잠들었던 남학생들은 오전 6시부터 일어나 숙소 곳곳을 누볐다. 한 명, 두 명 일어나서 뛰어다니면 자연스레 친구들도 일어나서 함께 뛴다. 쿵쾅쿵쾅 소리에 자연스레 나홀로 입학생들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노란 병아리들, <오마이뉴스> 사무실을 급습하다

'제4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참석한 38명의 나홀로 입학생들과 보호자들이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4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참석한 38명의 나홀로 입학생들과 보호자들이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엄성식

관련사진보기


아침식사를 마친 나홀로 입학생들은 상암동 <오마이뉴스>로 향했다. 오늘은 나홀로 입학생들이 모여 '더불어 함께 입학식'을 하는 날. 노란 단체 티셔츠를 입은 아이들을 본 누군가가 "아이고, 노란 병아리들 같네"라고 말한다.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오마이뉴스> 사무실에 도착하자 노란 동심의 물결로 <오마이뉴스> 사무실이 가득 채워졌다.

1일 교장선생님인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이사는 "혼자 입학해서 외로울지 모르지만 '더불어 함께 입학식'을 통해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더 밝고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나홀로 입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또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출연했던 개그우먼 심진화씨도 '더불어 함께 입학식'을 축하하기 위해 <오마이뉴스>를 찾았다. 그는 입학생들에게 "무엇인가를 하고 싶으면 옆에 있는 친구와 함께 하면 된다"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 아이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이어 입학식 축가로 아이들은 다 같이 올챙이 송을 합창했다. 전날 저녁부터 노래를 준비한 기수(영덕 창수초 인천분교), 경창(영덕 창수초), 애진(순천 낙안초)이 등 7명의 1조 학생들이 앞으로 나와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자, 자리에 앉아있던 다른 학생들도 따라 불렀다.

입학선물로 문구세트와 함께 문제집 등을 선물로 받은 아이들은 인근에 위치한 디지털 파빌리온으로 향했다. 정보통신의 최첨단 기술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파빌리온에 도착한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 곳곳에 설치된 체험기기 앞에 선 아이들은 터치스크린을 직접 만져보고 미래 세상을 체험하느라 바빴다.

다음 순서로 아이들은 오늘 견학의 마지막 코스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도착했다. 나홀로 입학생들에게 전시된 수중 동물에 대해 설명해 줄 선생님을 기다리며 아이들은 입구에 설치된 수족관 기둥에 찰싹 달라붙어서 작고 예쁜 물고기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물고기의 숫자를 세보는 아이들, "물고기야"라며 자기에게 와보라며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순수해보였다.

도망가려는 도현이, 예진이에게 잡혔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은 도현이(보성 겸백초)가 큰 물고기를 보며 놀라 무서워 뒷걸음치자 예진이(목포 유달초 달리분교)는 도현이의 손을 꼭 잡았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은 도현이(보성 겸백초)가 큰 물고기를 보며 놀라 무서워 뒷걸음치자 예진이(목포 유달초 달리분교)는 도현이의 손을 꼭 잡았다.
ⓒ 엄성식

관련사진보기


도현(보성 겸백초) : "무서워. 싫어. 안 가"
예진(목포유달초 달리분교) : "뭐가 무서워. 이리로 와!"

커다란 물고기를 본 도현이가 뒷걸음치자 옆에 있던 예진이가 도현이의 손을 움켜잡았다. 예진이의 얼굴을 보니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러자 도현이의 얼굴이 울상으로 변했다. 결국 도현이는 아빠의 뒤에 숨어서 흘끔흘끔 수족관 안을 쳐다본다. 도현이와 손잡고 구경을 못해서인지 예진이 얼굴엔 아쉬움이 남아있는 표정이다.

정태(고성 광산초교 흘리분교)는 1학년답지 않게 의젓해 보였다. 한 손에는 진화(한산초교 용호분교)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같은 학교에서 온 은채의 손을 잡고 수족관에 살고 있는 수중 동물들을 구경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은 나홀로 입학생들이 대형 수조에 담김 물고기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은 나홀로 입학생들이 대형 수조에 담김 물고기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 엄성식

관련사진보기


이슬(군위 고매초교)이와 민성(진해 웅천초교 명동분교)이도 하루 종일 찰싹 붙어서 다녔다. 그런데 점심식사 후 온몸에 열이 오른 이슬이는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고 잠시 둘은 떨어져있을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 간 이슬이를 내내 기다리던 민성이는 이슬이가 돌아오자 얼굴이 활짝 핀다. 이슬이도 반가웠는지 둘은 손을 붙잡고 이 곳, 저 곳 구경 다닌다.

아이들을 태운 버스는 강화도 '오마이스쿨'로 향했다. '오마이스쿨'은 <오마이뉴스>가 강화도에 위치한 폐교를 개조해 교육 및 숙박 시설로 활용하고 있는 공간이다.

'오마이스쿨' 도착한 기수(영덕 창수초 인천분교)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어울려 공을 차고 있다.
 '오마이스쿨' 도착한 기수(영덕 창수초 인천분교)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어울려 공을 차고 있다.
ⓒ 엄성식

관련사진보기


버스에서 내려 방에 올라가 짐을 푼 아이들은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오마이스쿨' 곳곳으로 흩어졌다. 운동장으로 나간 아이들은 축구공 하나에 몰려 신나게 운동장을 질주하고 또 다른 그룹은 뒷마당에 있는 그네를 잡고 높이 올라가기 위해 힘차게 발을 구른다.

강아지가 있는 곳에서는 강아지를 구경하고 쓰다듬는 아이들, 실내에는 침대 위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오후 7시가 훌쩍 넘었지만 뛰어노는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른다. 혼자일 때보다 친구와 함께이기 때문에 더 행복한 모양이다.

둘째 날 저녁, '오마이스쿨' 대강당에서 열린 스피드퀴즈에서 2조 은택이(장수 번암초 동화분교)가 주어진 낱말을 몸으로 설명하고 있다
 둘째 날 저녁, '오마이스쿨' 대강당에서 열린 스피드퀴즈에서 2조 은택이(장수 번암초 동화분교)가 주어진 낱말을 몸으로 설명하고 있다
ⓒ 엄성식

관련사진보기


저녁식사 후 아이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이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상품이 있다는 이야기에 스피드 퀴즈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각 조별로 돌아가며 제시어를 맞추는 순간마다 선생님과 부모님들도 함께 즐거워했다. 도중에 내 제자가 혹은 내 아이가 문제를 맞출 때마다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부모님들의 모습도 보였다.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이튿날 행사는 운동장에서의 캠프파이어와 불꽃놀이로 마무리됐다. 타오르는 장작 주변으로 아이들은 친구, 그리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손을 맞잡고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친구들과의 마지막 밤을 각자의 추억에 기록했다.

둘째 날 저녁, 나홀로 입학생들은 운동장에 모여 캠프파이어를 하며 추억을 만들었다.
 둘째 날 저녁, 나홀로 입학생들은 운동장에 모여 캠프파이어를 하며 추억을 만들었다.
ⓒ 엄성식

관련사진보기


"내 마음에도 아름다운 기억들이 생각나" 은택이가 노래한 '풍선'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노란 풍선이 하늘을 날면 내 마음에도 아름다운 기억들이 생각나~♪"

<오마이뉴스>에서 진행된 입학식 시작 전, 37명의 친구들 앞에 선 은택(번암초 동화분교)이가 노래를 시작했다. 은택이를 비롯한 38명의 나홀로 입학생들에게 2박 3일의 소중한 추억이 이 노래가사처럼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되길 바란다. 



태그:#나홀로 입학생, #더불어 함께 입학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