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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물건이 싸고 좋다고 말만하고 얼마나 싼 지 소개를 안했으니 이 참에 내 시장바구니 자랑 좀 해야 하겠다. 급히 간 것이라 장바구니를 가지고 가지 못해서 검정 비닐봉지 가득이라 부끄럽다. 이 봉지를 반드시 재활용할 것, 그리고 다음부터 잊지 않고 장바구니를 가져갈 것을 다짐하며 나의 장바구니를 공개하겠다.

나는 자취를 하면서도 꼭 식사를 챙겨 먹는다. 저녁에 동료들과 외식을 할 경우도 간혹 있지만 집에서 먹는 밥만큼 맛 있는 것이 없다. 특히 과일만큼은 조금 주머니사정에 비하여 사치스럽더라도 포기하지 않고픈 아이템이다. 물론 포천시장이니 가능한 일이다.

중간 크기 귤 2000원 어치이다. 28개가 된다.
▲ 귤 중간 크기 귤 2000원 어치이다. 28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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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1000원. 귤3개는 서비스.
▲ 바나나 바나나 1000원. 귤3개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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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크기의 귤을 2000원어치 사왔다. 시장에 가면 과일가게도 어찌나 많은지 모른다. 과일가게는 딱히 단골을 정하지 않고 그때 그때 떨이 물건들을 알차게 사온다. 위의 귤은 2000원 어치이다. '한 바구니에 이천원'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골라서 사왔는데 봉지에 담을 때 두 개 더 넣어주시는 것을 잊지 않는다. 바나나는 그 옆 가게에서 한 송이에 2000원 하는 것을 반만 달라고 해서 사왔다. 바나나 반 송이에 귤 3개는 서비스로 얹어 주셨다. 천원으로 이만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양배추 1500원.
▲ 양배추 양배추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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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500원. 양파 2000원
▲ 당근, 양파 당근 500원. 양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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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는 자주 가는 곳에서 산다. 양배추와 당근과 양파는 어떤 요리에 넣어도 훌륭한 소재이니 많이 사도 부담스러울 것이 없다. 양배추는 생으로 채쳐 먹어도 좋고 삶아서 쌈을 싸아 먹어도 좋고, 떡볶이 등의 볶음요리를 할 때에 함께 볶아 주어도 좋다. 당근과 양파는 계란을 부쳐 먹을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되니 금세 없어진다.

참고로 나는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동료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양배추가 사진으로 보았을 때 별로 크지가 않지만 실제로는 둘레가 날씬한 여성의 허리만큼이나 두껍다. 위장에 좋은 양배추 덕에 일주일은 뱃속이 든든할 것같다.

서리태 한되 : 5000원.
▲ 서리태 한되 서리태 한되 :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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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채식주의자라 단백질 보충을 위해 콩을 자주 먹는다. 특히 서리태는 잘 불려서 찌면 쌀밥 대용으로도 좋다. 국산 서리태를 한 되에 오천원 주고 구입했다. 저 정도면 잘 불려 먹으면 일주일 내 주식이다. 수북한 한 되를 담으면서 한 주먹 더 담아주시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저울이 필요가 없다.

오징어 3마리, 마리당 천원.
▲ 오징어 오징어 3마리, 마리당 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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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오징어이다. 주로 밑반찬과 밥을 먹지만 간혹 특별요리가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하여 오징어를 사 놓는다. 각각 분리하여 봉지에 넣어 냉동시키면 일주일까지 보관하여 먹을 수 있다고 하신다. 한 마리는 오늘 저녁에 먹을 예정이다.

강원도 찰옥수수. 3000원
▲ 뻥튀기 강원도 찰옥수수.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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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고구마 뻥튀기
▲ 고구마 뻥튀기 자색고구마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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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로 주신 특제뻥튀기 한주먹
▲ 뻥튀기 서비스로 주신 특제뻥튀기 한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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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자랑하고 싶은 뻥튀기이다. 강원도 찰옥수수 뻥튀기는 3000원인데 미국산 메옥수수는 양이 1.5배는 되지만 2000원이다. 마트나 슈퍼에서 파는 납작한 뻥튀기는 양은 2배로 많지만 1000원에 파시니 정말 인심 후한 사장님이시다. 포천장 끄트머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나는 가장 먼저 들른다. 한 주먹씩 덤으로 주시는 뻥튀기가 장 보는 내내 먹기 좋기 때문이다. 맨 아래 사진은 서비스로 한 주먹 담아주신 고구마 뻥튀기이다. 고구마 뻥튀기는 기계가 직접 만들어 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쌀알들과 자색고구마 말린 것이 같이 눌려 튀겨지는 형식이다. 쌀알을 보니 깨끗하고 색이 곱다.

이밖에도 도너츠를 사먹고 즉석과자를 지나다니며 한 개씩 집어먹으면서 배가 불렀다. 부른 배는 간식배이고 밥배는 따로 있으니, 다시 밥을 해서 먹는다. 살이 찌면 운동장을 뛰면된다. 낯설었던 포천생활이 이제는 정말 '생활'이 되었다. 포천에서 더욱 건강해진 기분이다.


태그:#포천장, #시장, #과일, #신북, #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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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 새내기 교사로 오마이뉴스에 첫글을 쓴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 강단의 강사, 학위과정중인 연구자로 오랜만에 로그인해서 글을 씁니다. 살아온 시간 곳곳에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담아놨어요. 천천히 끄적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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