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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자가 아닌) 블로거로 불러 달라."

 

시사주간지 <시사IN>의 고재열 기자가 자신이 '기자'로 소개되자 건넨 말이다. 그는 "모든 기자는 블로거로 나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마이뉴스> 주최로 27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촛불2008과 미디어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여한 파워 블로거와 블로그 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신의 활동 경험을 토대로 '미디어로서의 블로그'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눴다.

 

고재열 기자는 자신이 블로거로 나섰을 때 "마치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로마 장군이 검투사로 원형경기장에 선 것처럼 '계급장 떼고' 누리꾼과 '맞장'을 뜨는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자신이 '고재열의 독설닷컴'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해 보니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원하는 형식에 따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블로그는 매체에 소속된 직업기자에게도 생산성 높은 '1인 미디어'였다"고 말했다. 

 

류한석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소장은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를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어떻게 이를 활용해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인가"이며, "디지털 도구는 중립적이어서, 그것이 아날로그적 감동과 결합될 때 비소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최초 풀타임 블로거'란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한 김태우 쿱미디어 수석에디터는 "얼마 전 교통사고 현장을 가보았더니 시민 여러 명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있었으나 기성 언론사 기자들은 한 분도 없었다"고 블로그의 강점인 현장성에 대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는 또 "아직 작문능력, 정정능력 등에서 블로그가 미디어로써 다소 부족하므로 기존 미디어와 보완해 훌륭한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디어다음에서 유명 블로거로 활동 중인 김정환(아이디 '몽구')씨는 블로그를 통해 미디어 활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기자가 아닌 블로거도 현장 취재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실제로 자신이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롯데월드 무료개방 때 발생한 안전사고 소식'과 작년 5월 '특전사 이전 반대 규탄대회에서 벌어진 새끼돼지 학대사건'이 생생하게 전해져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경험을 소개했다.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블로그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선 미디어유 대표는 "블로그 게시글들은 기존 미디어와 달리 일상과 밀접하고 다양한 경험담이 들어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영욱 블로그칵테일 대표도 "이미 네티즌들이 검색 기능을 통해 블로그 컨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의 넓은 가능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미디어 활동으로 인해 블로거가 겪을 수 있는 법적 책임 문제 등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다.

 

블로거 김정환씨는 "현재로선 개인이 조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김태우 쿱미디어 수석에디터는 "북유럽에서는 블로거들을 보호할 수 있는 보험이 출시되기도 했고, 시민단체에서 대응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며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러나 대체로 아직은 실효성 있는 방법이 없다는 대답이었다. 이와 관련 류한석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소장은 "블로거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단체"의 결성을 해결 방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태그:#세계시민기자포럼, #블로그, #블로거,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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