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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의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어느 정도 대선후보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던 2월 5일(현지 시각) '슈퍼 화요일'의 뚜껑이 열렸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은 존 메케인 후보의 독주가 서서히 가시화 되고 있다.

 

결국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 계속되면서 이번 예비선거의 흥행은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시는 전쟁 말고 한 일 없어…이번엔 민주당이 집권할 것"

 

투표장 안팎에서 만난 뉴욕 시민들 역시 대부분 이번 대선에 대해 예전에 비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40년 동안 살아왔지만 이번 만큼 가슴 뛰는(Thrilled) 선거는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변화'를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뒤늦게 컬럼비아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베이커(40)씨의 말. 5일 선거에서 오바마 후보를 찍었다는 크리스티나씨는 "영화에서 나오는 부패한 정치인들 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정치인들의 모습에 식상했다"며 "오바마 후보의 신선함과 진정성 때문에 이번 대선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에서 증권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리처드 케일런(35)씨는 힐러리 후보 지지자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임기 동안 해온 일은 전쟁 말고 없는 것 같다. 미국인들이 정치에 신물을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를 원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이번에는 민주당이 집권하게 될 것이다."

 

리처드씨는 "전세계 경제·문화·정치 중심지인 뉴욕에서 상원의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거기에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경험은 중요한 시너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힐러리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레지나 홈즈(42)씨는 "언론에서 공화당보다 민주당만 비추는 것에 불만이 많지만 존 메케인 후보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공화당도 인기를 얻는 것 같다"며 "말이 앞서는 민주당 후보들보다 국정 경험을 계속 쌓아온 공화당이 재집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말만 앞서... 국정경험 많은 공화당이 재집권해야"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는 통상적으로 선거 뒤 1주일 정도 뒤에나 투표율을 발표한다. 이번 뉴욕 일원의 투표율에 대해 <뉴욕타임즈> 등 언론에서는 이전 예비선거 평균 투표율인 45% 전후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 점은 뉴욕 일원의 한인사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2004년 예비선거 때 한인들의 투표율은 10% 정도. 하지만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와 청년학교 등 한인단체들의 자체 조사 결과 이번에는 뉴욕 22%, 뉴저지 30% 등 이전보다 투표율이 높아졌다.

 

이번이 두 번째 대선이라는 김정순(55)씨는 "한국인이 후보로 나오거나 할 때는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선거 얘기를 많이 한다"며 "한인 등 소수민족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주는 후보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저지 버겐카운티에서 목발을 짚은 채 선거에 참여한 에스더 정씨는 "사람들이 발도 아픈데 왜 투표를 하러 가느냐며 말렸지만 내 한 표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왔다"며 투표를 한 이유를 밝혔다.

 

"선관위 때문에 투표 못해"

 

 

이번 슈퍼 화요일 선거 때 상당수 뉴욕 시민들이 투표를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처음 투표에 참가하는 유권자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찬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사무총장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가 벌어진다는 투표 통지서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특히 처음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선관위에서 보내준 등록 확인서를 가지고 투표소를 찾았지만 정작 명부에 이름이 올라있지 않아 소중한 권리행사를 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한 부부는 같은 날 유권자 등록을 함께 했는데 한 사람은 등록이 돼 있고 나머지 한 사람은 되지 않아 투표를 포기해야만 했다고.

 

김 사무총장은 "우리는 한인사회 경우만 보고 있지만 뉴욕 전체로 보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같은 경우를 겪었겠나"라며 "선관위의 무책임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태그:#슈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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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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