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끌어온 론스타 문제에 대한 국제투자 분쟁재판소의 판결이 지난 8월 31일 내려졌다. 대한민국이 론스타에 3천억 원 배상하라는 것이다. 이게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소 신청해서 국민 세금이 한 푼도 안 나가게 하겠다고 했다. 가능한 걸까?

지난 18일 MBC < PD수첩 > '3천억을 배상하라, 론스타 VS 대한민국' 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처음 한국에 들어와 어떤 걸 했고 외환은행을 사고파는 과정과 함께 국제투자 분쟁 재판 과정에서 어떤 걸 했는지 등을 짚었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방송 다음 날인 19일 해당 편을 연출한 김영원 PD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음악 중심> 공개홀 채운 사과상자, 3천억 실감"
 
 MBC < PD수첩 > 김영원 PD

MBC < PD수첩 > 김영원 PD ⓒ 이영광

 
- 지난 18일 방송된 MBC < PD수첩 > '3천억을 배상하라, 론스타 VS 대한민국' 편 연출 하셨잖아요, 방송 끝났는데 어떠세요?
"사실 방송 준비하면서부터 론스타와 모피아의 문제라면 어렵고 재미 없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이걸 조금이라도 쉽고, 보고 싶게 만들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나 어제(18일) 방송이 시청률은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보시고 이렇게 한번 정리해주니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책임을 제대로 물어야 한다고 방송 취지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또 한편으로는 뿌듯했습니다."

- 론스타 문제는 여러 번 나온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시청자의 관심이 없지 않을까 해요.
"사실 < PD수첩 >에서는 론스타를 제대로 다룬 적이 없었어요. 2012년에 방송 준비했었는데 파업과 겹치면서 방송이 나가지 않았어요. 현재 론스타에 3천억을 배상해야 한다는 새로운 상황이 있기 때문에 지겹게 들은 이름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이야기할 필요가 있고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 론스타에 대해 무지했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많이 나온 얘기잖아요. 론스타 어떻게 아셨어요?
"취재하기 전에 그냥 론스타라는 펀드 회사가 있고 우리나라에서 안 좋은 일들을 많이 해서 여러 가지 소송과 의혹에 휩싸여 있는 회사란 정도로만 알았어요. 왜냐하면 론스타가 우리나라에서 활동한 기간은 제가 학창시절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세히 알지는 못했어요. 근데 이번에 취재하면서 론스타의 실체는 어떠하고 어떤 역사가 있었고 이런 걸 다 새롭게 알게 됐어요."

- 오프닝을 극장 같은 데에 사과 상자 깔아 놓고 시작했잖아요. 아무래도 3천억 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실감하게 하려고 한 것인가요?
"3천억 원이라는 돈이 너무 액수가 크다 보니 어떤 정도인지 사실 감이 잘 안 오잖아요. 그래서 그걸 영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정확히는 10kg짜리 사과 상자 하나에 5만 원권으로 가득 채우면 12억 원이 들어간대요. 그래서 그런 사과 상자 250개가 있으면 3천억 원이라는 거죠. 원래 <음악 중심> 녹화하는 공개홀인데 거길 사과 상자로 가득 채웠었죠."

- 론스타가 한국에 들어온 게 2003년으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1998년이었네요?
"론스타가 많이 알려진 건 2003년에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지만, 그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왔어요. IMF 당시 부실해진 회사들이 많을 거 아니에요. 그때 부실채권에 투자해서 이득을 봤던 회사고요. 동시에 그때  회사들은 자기 상황이 안 좋으니까 건물도 굉장히 싸게 파는 상황에서 그 건물들을 다 싼 값에 사들였다가 2년 만에 차익을 많이 남기면서 엄청난 이득 봤던 회사였어요."

- 론스타는 산업 자본인데 외환은행 인수한 거잖아요. 금융당국은 몰랐다는 거 아니었나요? 방송에 보면 인수할 당시 금융당국이 회의한 게 나와서요.
"사모펀드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금융 자본일 순 없거든요. 은행을 운영하는 회사도 아니고 금융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도 아니고 자산들 싸게 샀다가 비싸게 파는 회사죠. 즉 애초부터 산업자본이 은행을 가질 수 없다는 법의 취지에 비춰 보았을 때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이들은 그 법에 의해서는 은행을 가질 수 없는 회사야 라는 거는 사실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은 들어요."

- 그럼 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넘긴 거죠?
"이제 거기에 대해서는 많은 의혹이 있죠. 당시 재경부 국장이었던 변양호씨가 스티븐 리의 절친이었던 모 변호사와 또 친분이 있어요. 그런 관계들에 의해서 이렇게 되었다는 의혹도 있고요."

- 당시 외환은행이 어려웠나요?
"그 당시의 관계자들은 '외환은행이 그 당시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서 외국 자본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론스타가 들어와야만 했다'라고 주장해요. 근데 당시 외환은행에서 20년 넘게 재직하셨던 김준환씨가 하시는 말씀이 2002년에 새 점포를 열었었다는 거예요. IMF가 이미 끝난 상황이었고 다시 정상화되어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상황이었다고 하세요. 그 상황에서 외국 자본이 어느 정도 조금 수혈되는 건 물론 도움이 될 수 있죠. 근데 다른 회사에 은행을 넘겨야 될 정도로 힘든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고 말씀하세요."

- 2003년 론스타가 인수할 자격 있는지 승인 심사할 때 관계 회사 몇 개를 누락했다고 나와요. 법적인 문제 없나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회사를 갑자기 까먹고 안 넣진 않았으니까 문제가 있죠. 그러면 론스타는 자기가 자격이 없는 걸 알면서도 금융당국 속인 게 되는 거죠. 그리고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이 사실을 몰랐다면 제대로 승인 심사하지 않은 책임이 있을 것이고 알았다면 론스타의 사기에 공모한 것이 될 것이고요."

- 누락한 회사는 어떤 건가요?
"그러니까 론스타의 계열사인 자산 유동화 회사 이런 것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 회사 중에 몇 개가 누락이 되어 있었던 것 같고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에 론스타가 스타타워라고 원래 현대산업개발이 지었던 I타워가 스타타워로 나중에 됐죠. 론스타가 그걸 가지고 있는데 그걸 가지고 있는 국내 법인의 모회사인 스타홀딩스가 누락되어 있었어요."

"당시 결정 떳떳하다면 왜 질문 피하는지..."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 MBC

 
- 국제분쟁 때 우리 정부가 론스타의 산업자본 문제를 안 다뤘잖아요. 이유를 김득의 금융 정의연대 대표는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서라고 해요. 그게 맞을까요?
"그러니까 국제 분쟁에서 '우리 정부가 론스타는 산업자본이었다. 그래서 애초부터 자격이 없었다'를 다루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어요. 하나는 '우리 정부는 처음에 승인할 때 론스타가 산업 자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왜냐하면 심사 서류를 누락된 것도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속았다'라면 론스타가 우리를 속인 걸 입증해야 될 수 있어요. 두 번째 시나리오는 우리 정부가 알았지만, 승인을 해줬다죠. 두 번째는 사실 택하기 어려운 길이에요. 그러다면 첫 번째 시나리오로 다시 돌아가서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몰랐고 론스타가 속였다는 걸 입증해야 하죠. 그러니 결국 정부가 자기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그 변론을 펼치지 않았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에게 물어보셨잖아요. 근데 아무 말 안 했죠. 어떠셨어요?
"본인이 당시에 내렸던 결정이 정말 떳떳하고 그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면 왜 그렇게 판단했었는지 이유를 한번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부분 아닌가 하죠. 근데 저희 질문을 회피하시면서 도망가시니까 왜 도망가실까 하는 생각이 들죠."

-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론스타 문제에 자기 책임이 없다는 건가요?
"'내 탓은 아니에요' 한 건데 판정문은 정확히 우리나라 금융위원회가 잘못했다고 적시하고 있거든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셨던 게 추경호 현재 부총리님이시고 그 안에서 그냥 내 이름이 없었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하시는 건 다소 무책임한 발언이 아닌가 합니다."

- 스티븐 리 집에 갔지만 남성이 자기는 스티븐 리가 아니라고 하죠. 하지만 정황상 맞아 보여요. 그럼 왜 못 잡는 거죠? 안 잡는 걸까요?
"못 잡는 건지 안 잡는 건진 법무부에 던지고 싶은 질문인데요. 영상으로 담기진 않았지만, 그때 취재하러 가신 우리 현지 제작진분이 보셨을 때 얼굴이 스티븐 리와 동일했다고 말씀하셨어요. 서류상으로도 확실하게 스티븐 리라고 나오고요. 그런 의심을 충분히 하고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미국에서 저희 검찰이 그 사람을 마음대로 잡아들일 수는 없겠죠. 그렇다면 이 사람을 잡기 위한 충분한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어요."

- 법무부는 무효 신청하겠다는 건데 가능성이 낮다는 거죠?
"마음 한편에서는 법무부와 지금 조언해주는 법률 전문가들에게 우리가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한 비책이 있어서 지금 판정을 무효화하고 론스타에 아무 돈도 배상해 주지 않을 수 있게 승소해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죠. 근데 현실적으로 봤을 때 무효 신청 자체가 기각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여요."

- 판정 자체가 한 번으로 끝나는 건데 무효 신청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한동훈 장관도 그걸 알 거고요. 무효 신청하더라도 한 장관이 장관직에 있을 땐 결과가 안 나올 거 같아요. 
"사실 여기서 중요한 건 3천억 원을 배상하게 된 그 판정에 대해서 취소 신청 하고 말고를 떠나 3천억 원 배상하게 될 때 그 책임자가 누군지 빨리 수사 해서 그 사람들이 적어도 뻔뻔하게 그냥 과거의 일을 묻고 나아갈 수 있게 하지 말아야 하는데 취소 신청을 하겠다고 하니까 초점이 다른 데로 가 버리잖아요. 그건 확실히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임기 내에 이 문제가 해결될지는 전문가 의견도 다양해요. 이게 장관이 임기 내에 끝날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법무부로서 취소 신청해야겠다면 할 수 있죠. 근데 동시에 진상조사가 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 취소신청 기간 중에도 돈은 늘어난다고 하던데.
"원래 법무부에서 8월 31일 기준으로는 3천억 원 배상해야 되는 거에 대한 이자가 1370만 달러 정도라고 밝혔어요. 그래서 저희가 전문가분들께 계산 부탁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10월 14일 정도를 기준으로 그때 이미 이자까지 합산하면 3300억 정도가 된다고 하세요. 그러니까 그사이에 300억 더 내야 되는 상황이 된 거죠."

-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가능할까요?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한가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이게 업무상 배임 등으로 가면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시효가 한 15년까지도 볼 수 있죠. 그러면 2007년 8년 당시 금융감독 관계자들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거 알면서도 가만히 둔 거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요. 그리고 시효가 이미 지나서 형사적 처벌은 안 되더라도 저희가 과거사 조사해서 진실을 밝히는 것처럼 진상 조사는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하죠."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모피아 모피아 하지만 정말 탄탄한 조직이란 거죠. 이분들은 어떻게 20년 동안 같은 분들이 그 단계들을 똑같이 밟아서 수장에 가 있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이렇게 할 수 있나라는 걸 체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취재했지만 방송에 담지 못한 게 있나요?
"저희가 방송 초반에 나오는 그 전 론스타 관계자분이 해주신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떤 추가적인 근거나 입증할 만한 자료를 찾는 것들이 어려워서 방송에 싣지 못한 것들이 많아요. 또 한동훈 장관께 직접 지금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려고 국회를 갔었거든요. 근데 뵙지 못했어요. 그런 것들은 방송에 나가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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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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