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가 했는데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했다. 바로 원숭이두창. 사실 원숭이두창은 신종 감염병이 아니다. 1970년대부터 아프리카 지역에서 감염되기 시작한 풍토병인데, 최근 유럽을 넘어 전세계에 이 풍토병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원숭이두창이 출연하기 시작하자 공포심리와 함께 가짜뉴스도 판친다. 
원숭이두창과 관련된 진실은 무엇일까.

지난 6월 28일 MBC < PD수첩 > '원숭이두창, 오해와 진실' 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에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하고 공공 의료 체계를 점검하는 내용이 담겼다.

취재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달 29일 '원숭이두창, 오해와 진실' 편을 연출한 성기연 PD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 MBC

 
다음은 성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원숭이두창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시게 된 거예요?
"매일매일 기사가 많이 나오잖아요.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글로벌 전염병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참에 전염병 전반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는 방송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 간단하게 원숭이두창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원숭이두창은 원래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어요. 주로 야생동물을 사냥하거나 그걸 가져다 파는 과정에서 걸렸을 걸로 추정되는 병이죠. 아프리카 외 다른 지역에서도 환자가 나오긴 했지만, 그때는 역학적으로 이유가 파악됐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확산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 아프리카 풍토병인데 어떻게 유럽으로 확산됐을까요?
"유럽에서 발견된 첫 번째 확진자는 나이지리아를 여행했던 사람으로 밝혀졌어요. 그러니까 첫 번째 확진자는 나이지리아를 갔다 온 사람이라는 건 이미 확인됐죠. 그런데,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지금의 확산세가 역학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두 달 만에 전 세계적으로 이 정도 퍼진 건 나이지리아 여행한 영국 사람 때문만은 아니다'라는 거죠.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어느 정도 퍼져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형과 중앙아프리카형이 있다고 하던데요. 유럽에서 발결된 서아프리카형은 치사율이 낮다고 하더라고요. 일부 언론들이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
일단은 너무 낯설고 드문 병이다 보니 서아프리카형에 대한 사진이 많지 않더라고요. 이를테면 미국 질병 관리센터(CDC) 같은 극소수의 기관만 자료를 갖고 있어요. 그러니까 대다수 언론이 몇 개 안 되는 사진으로 보여주는 거죠. 그런 배경은 저도 이해합니다. 다만, 저희가 지적하고 싶은 건 치사율이 10%라는 건 엄청 무서운 거잖아요. 10명이 걸리면 1명이 죽는다는 건데. 지금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데 치사율 정도는 확인해야 하지 않느냐는 거죠. 일반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게 언론의 역할이잖아요. 뉴스 소비자들이 느낄 불필요한 공포와 혼란을 생각한다면 전달자가 더 신중하게 해야 되는 책임이 있다는 거죠."

- 원숭이두창이 동성애자들을 통해 감염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정확한 정보는 이거예요. 동성애를 떠나 '성관계'로 전파된다는 증거는 없어요. 성관계로 전파된다는 건 '성병'이라는 소리잖아요. 그런데 원숭이두창은 성병이 아닙니다. 그동안 확인된 것은 대부분 밀접한 피부 접촉이에요. 특히 발진 나온 그 부위에 굉장히 바이러스가 많이 모여 있대요. 그래서 그 피부가 접촉되면 전파되는 거예요. 성관계라는 것이 하게 되면 밀접한 피부 접촉을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성관계를 갖다 보면 전파가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동성애자뿐 아니라 이성애자도 걸릴 수 있고요. 나이지리아 케이스도 소개했는데 아빠, 엄마, 자식들, 삼촌까지 일가족이 다 (원숭이두창에) 걸린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 나이지리아의 경우 원숭이두창 확진자 중 남성이 70%잖나요. 왜 남성 감염자가 더 많을까요?
"나이지리아에도 정확한 근거를 갖고 연구가 진행된 건 없어요. 전문가분들에게 여쭤봤는데요. 아무래도 야생동물 사냥꾼 중 남자가 많다 보니 감염률이 더 높은 게 아닐까 라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급증했잖아요. (잘못된 정보 때문에) 원숭이두창으로 인한 성소수자에  혐오가 늘어날 수도 있겠네요. 
"혐오가 이어져서 범죄까지 가는 건데요. 저는 우리나라는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봐요.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요. 그렇지만 이미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댓글 같은 데서 늘어나고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사실 저희 방송 끝나고도 유튜브에 성소수자 비하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어요. 조심스럽지만 혐오적 시선이 늘어날 수는 있다고 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성소수자에 대해서는 더 보수적인 시각이 많으니까요. 저희가 스페인 ·영국도 취재했는데요. 분위기가 달랐어요. 유럽도 성소수자들이 불편을 느낀다고 많이 이야기했지만 저희에게 와서 인터뷰할 정도로 오픈돼 있잖아요. 뉴스에 나와서 인터뷰하고 환부 보여주고 하잖아요. 한국은 이에 비하면 훨씬 보수적인데, 누군가 걸렸을 때 심리적 압박이 크지 않을까요. 나와서 검사를 받고 격리해야 하는데 그런 걸 못할 수도 있죠. 결국 방역에 도움이 안 되죠. 오히려 저해되겠죠."

- 원숭이두창은 DNA 바이러스라 팬데믹은 오지 않을 거라고 하시던데. 
"맞습니다. 모든 전문가분이 다 그렇게 말씀하세요. 이거는 코로나와 같이 퍼질 수가 없는 병이다. DNA 바이러스가 한 5배에서 7배 정도의 사이즈가 크대요. 그래서 변이도 일어나기 힘들고요. (코로나 당시) 에어로졸 이야기 많이 했잖아요. 이건 너무 무거워서 그런 정도의 전염력이 없다는 거예요."

- 인수공통감염병 때문에 펜데믹이 발생하는 게,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고 하던데. 이건 무슨 말인가요?
"너무 먼 소리 같잖아요.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나의 일상이 파괴되는 거예요. 근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일들이 앞으로 더 자주 생길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원인은 두 가지가 있는데, 환경오염이 되면 당연히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바뀌잖아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인간이 살기 위해 개간하는 땅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사람 사는 땅으로 점점 넘어오는 거죠. 야생동물들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병균들이 아직 많을 거 아니에요. 미지의 병이 많이 있다고 전문가분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 공공 의료체계를 확충하지 않으면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요?
"다른 질병들, 예컨대 암처럼 개인적으로 오는 병들보다 전염병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더 커야 해요. 국가적으로 더 확산되지 않게 빨리 막아야 되니까요. 그러니 전염병은 공공의료가 중요한 영역인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할 건, 모든 전염병이 다 똑같지 않잖아요. 예를 들면 메르스 같은 경우는 치사율이 높아요. 그렇지만 막 확산되지는 않았어요. 반면 코로나 같은 경우는 치사율이 크게 높지는 않았지만 전염성이 높죠. 국가가 이 둘을 다 막아야 하잖아요. 메르스 같은 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이 필요한 것이고, 코로나 같은 병에는 민간병원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거죠. 전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2015년에 나왔는데, 그 법 만들고 운영주체를 누가로 하냐는 논의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죠. 조감도 상으로는 2027년 완공이라는데, 십년 동안 1호 하나를 못 짓고 있다는 게 문제죠. 또, 병상이 많이 필요한 코로나 같은 경우도 아직까지 제도적 변화가 없습니다. 저희가 만난 전문가 분은 그렇게까지 말하시더라고요. 코로나가 만약에 가을·겨울에 또 엄청 확산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고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생각해 보면 간간이 전염병 얘기는 돌았죠. 저도 원숭이두창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취재 하다보니 이게 남 얘기 같지 않았다는 거죠. 원숭이두창이 한국에 올 줄도 몰랐잖아요. 어쨌든 '우리가 코로나를 겪었듯이 원숭이두창도 조심해라'가 아니라 이런 전염병 문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거죠. 과도한 걱정도 문제지만, 무관심도 방역에 도움이 안 됩니다. 그리고 매번 전염병이 돌 때만 언론이나 정부가 시끄럽게 떠들고 그 시기가 지나가서 관심이 떨어지면 제도 변화가 미적지근하게 끝나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해요. 그래서 일반인들도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국민들이 신경을 써야 제도가 바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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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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