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꿈나무마을'로 불리는 서울시립 꿈나무마을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아동 양육시설이다. 이 양육시설은 1975년부터 50년 가까이 천주교 재단, 마리아수녀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양육시설 출신이 보육교사 세 명을 아동학대로 고소했다. 어떤 이유일까?

지난 1월 25일 MBC <PD수첩> '나의 가족을 고발합니다' 편이 방송되었다. 보육교사 세 명 고발한 박지훈(가명) 씨 이야기로 시작한 발송은 꿈나무마을에서 일어난 아동학대에 대한 증언과 꿈나무마을의 반론을 담았다. 취재 이야기를 듣고자 해당 사건을 취재한 정명훈 PD와 전화 연결 했다. 아래는 정 PD와의 일문일답이다.

- 방송이 끝났는데 소회가 어떤지?
"일단 방송이 끝나긴 했는데 참 마음은 참 무겁고 이 주제 자체가 제게도 굉장히 무겁고 힘든 내용이라 여운이 좀 남아 있는 것 같디."

- 서울시  아동 양육시설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인데 어떻게 취재하게 되셨는지?
"<일요시사>에서 작년 10월 경에 보도가 되어 인지하게 됐다. 그와 동시에 저희 작가님의 취재원으로 알고 지내시던 변호사님이 맡으신 사건이어서 이 변호사님 통해서도 들었고 <일요시사> 기자님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여쭐 수 있었다. 그걸 시작으로 취재하게 됐다."

- 처음에 취재는 뭐부터 하셨나?
"일단 학대 피해를 주장하고 계시는 분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특이한 건 학대 시기 그리고 가해자로 지목되는 보육교사가 다 달랐다. 즉 보육교사들이 각기 다른데 공통적인 학대 내용이 나왔었거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취재했다."

- 사람이 다르고 시대가 다른데 어떻게  학대 내용이 비슷할 수 있나?
"저도 궁금했다. 과거 퇴소자들 중 30, 40대 되시는 분들 말에 따르면 대물림이라는 단어를 쓰더라. 이 구조를 먼저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 과거엔 수녀님들이 직접 보육을 담당하셨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녀님과 보육사들이 같이 담당을 하시게 되고 나중에는 수녀님들은 관리 감독만 하시고 보육사들이 직접 보육을 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과거 졸업생들 말에 따르면 수녀님들에 의한 학대가 있었다고 주장을 하는데 그 내용이 현재 20대 분들이 얘기했던 내용과 굉장히 유사했다. 우리나라 아동 양육의 아픈 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분이 30명의 양육을 담당하기가 굉장히 힘들잖나. 때문에 단체 생활이나 규율이 굉장히 강조되었던 것 같다. 아동 개인의 개성은 무시당한 거지. 행동이 느린 친구도 있고, 특정 음식을 못 먹는 친구도 있는 법인데 말이다. 일부 수녀님들이 단체 생활에 어긋나는 것에 학대를 했던 것 같고, 그게 대물림된 것이다. 과거에 보육을 받았던 아동들이 성인이 된 후 다시 보육사로 오는 경우가 있었거든."

- 그럼, 거기 대부분 보육사는 거기 출신인가?
"
거기 단어로는 (보육원 출신을) 열매라고 하거든. 대부분이라고 단정하긴 힘들 것 같지만 열매인 보육사가 높은 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 피해자인 박지훈(가명) 씨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가 있나?
"지훈 씨 사건이 형사 고소된 상태다. 비교적 최근 퇴소자이기도 하고 자신이 겪은 일을 학대라고 명확하게 주장하고 계시는 분이기 때문에 그분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어릴 때 겪었던 트라우마적 경험이 인터뷰하다 보면 느껴지는 것들이 있잖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감정적으로 와 닿았던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 형사고소한 사람이 이분 밖에 없나?
"이 커뮤니티 같은 경우는 정말 가족이다. 우리가 '가족은 건들지 말자'라는 얘기 많이 나누잖나.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가족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꺼낸다는 게 힘들다. 두 번째는 자기가 겪었던 일을 묻고 가자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단체 생활이기도 하고 자기 길러주신 수녀님들에 대한 양면적인 감정이 있다고 봐야될 것 같다. 그리고 모든 기관에서 학대받았다는 건 아니었다. 학대를 했던 사람들이 일단은 일부였다. 피해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얘기가 '이분한테는 정말 감사하고 참 좋은 마음이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식의 논리가 많았다."

- 보육교사가 왕따를 선동한 일도 있던데. 아이들끼리 왕따를 해도 보육교사는 못 하도록 해야 하는 데 보육교사가 선동했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
"제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는데 지금의 시점으로 봤을 때 한 10명 정도 보육사가 전체를 담당하고 관리를 해야 되잖나. 관리하기 편한 방식을 취한 것 같다. 그러니까 '내 말을 안 들으면 너는 이렇게 혼나'라는 차원에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 제보 중에서 방송 안 나갔지만 유의미한 게 있을까?
"(박지훈씨가) 처음에 저희가 전화 취재할 때 학대 받은 적이 없고 <일요시사>에 나갔던 보도가 과장된 것 같다는 차원에서 말씀하셨고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만났다. 제가 객관적으로 알고 있는 팩트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 사실관계에 대해 물어보니까 이분이 거짓말을 하더라. 약간의 추궁성 질문을 했다. 카메라 앞에서 한 1분 정도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다가 갑자기 그 보도에 나간 게 전부 사실이라는 문장으로 시작을 하면서 자신의 얘기 번복하는 고백을 하셨었다."

- 먹다 토하면 그걸 먹게 했다던데 너무 한 거 같아요.
"굉장히 충격적이다. 일단은 이것도 일부 보육사의 문제로 보이는데 일단 단체 생활이다 보니 식사 시간에 제한 시간이 있고 아동마다 못 먹는 음식이 있잖나. 그게 용인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음식물 가혹 행위는 저로서도 참 할 말을 잃게 만드는 행동이다. 그와 유사한 형태가 수녀님들한테도 있었다는 증언이 많았다."

- '꿈나무마을'에선 아동학대를 정말 몰랐을까?
"거기에 대해 진술이 엇갈린다. 아동들 같은 경우 자기들은 중간관리자 그리고 가해를 저지르는 보육교사의 상급자들에게 다 얘기했다고 얘기한다. 또 경찰에도 진술을 했다더라. 거기에 대해서 검증하려고 노력했는데 안타깝게도 오래 전 일이고 저희도 국회의원 통해서 신고 접수된 건을 보려고 했으나 옛날 기록 부분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취재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양측 입장이 너무 다르다 보니까 제가 어느 한 편에 서서 얘기를 하기는 조심스러운 것 같다. 다만 2017년도에 형사재판이 진행됐었고 법적인 처벌을 받은 보육사가 있었는데 2년에 걸쳐 판결문을 읽어보면 2015년 중반부터 2017년 초반까지거든. 학대가 2년 동안 있었다고 법적으로 인정을 받은 거다. 그 시설에서는 도대체 뭘 했냐고 제가 물으니까  2016년 5월 27일에 자기네들이 자체 징계를 했다더라.

자체 징계를 했는데 견책이었다. 학대를 몰랐다면 그건 관리 감독이 잘 못 되었으니 무능한 거다. 두 번째로 제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 시설에서 그 정도의 폭력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세 번째는 정말 알았는데 무시했다면 그건 굉장히 심각한 거다. 왜냐하면, 아동학대 신고 의무는 법적으로 지정된 거잖나.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제가 거기까지의 가능성은 생각하지는 않지만, 학대가 2년간 있었는데 그걸 시설에서 파악 못하고 조치하지 않은 건 객관적인 팩트라는 거지."

- 서울시도 관리 감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아요.
"서울시가 자유로우면 안 된다. 아동학대 인권 조사를 매년 해야하는 걸로 바뀐 지가 얼마 안된다. 정기적인 감사가 과거에는 없었던 것 같다. 굉장히 많은 돈이 투입되기 때문에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한다는 거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나 2017년 같은 경우는 학대가 법적으로 인정이 된 사안에 대해 왜 서울시가 왜 미처 몰랐냐고 제가 그걸 물어봤다."

- 관리 감독 못한 건지 아니면 안 한 건지?
"2015년도 서류를 보면 아동학대 행위 의심자로 4명이 나와요. 그런데 강력한 조치 같은 것들이 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동들의 목소리가 아닌 어른들의 목소리가 많이 담기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아동들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혹은 시설 외부에 알렸을 때 어른들이 아동들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시설 관계자들 목소리만 너무 귀 기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 방송 말미에 피해자기 폭행당한 뒤 통증을 느껴야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이 마음 아프던데.
"취재 초반에 만났던 친구다. 촬영을 딱 한 번 했고 연락이 다시 안 됐다. 그 트라우마가 남아 계시는 분들은 촬영 자체가 힘들다. 왜냐하면 그 기억 꺼낸다는 것 자체가 참 힘든 일이고 저도 여쭙기도 참 죄송하기도 했다. 아무튼 제 마음이 너무 아팠던 말이었는데 이게 너무 당연했던 거지. 외부와 접촉할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던 친구들이고 이게 그때 당시에는 폭력 문화 자체가 그냥 체화돼 있어서 우리 상식과는 맞지 않는 일인데 그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다고 말을 하는 게 참 안타까웠다."

- 취재하며 느낀 점 있는지?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던 방송이었고 그러니 여러 번 철학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저는 직업 자체가 제보를 단순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의심하고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대 피해를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그와 동시에 행복하게 자랐다고 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았어요. 이 방송에 대해서 혼란스러울 때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아이들의 목소리가 여태까지 외부로 노출되지 못했잖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 <PD수첩>에서 이번엔 아이들 목소리를 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100명의 아이 중에서 99명이 행복하더라도 한 명의 아동들의 목소리가 묻혀서는 안 된다는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 검증하기가 어렵지 않았나?
"검증이 너무 어려웠다. 사실은 굉장히 오래전 일이고 이게 CCTV나 녹음 같은 자료들이 있는 게 아니라서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좀 접근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출연자분들께서 말씀해 주시는 내용에 비해 어떻게 보면 보수적으로 방송되었다. 일단은 공통으로 진술되는 부분들만 방송할 수 있었기에 출연자분들이 아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이 방송을 통해서 좀 피해자분들의 목소리가 귀 기울여지고 그분들에게 좀 심리적으로 위안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