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독하게 영화 속의 메시지를 읽고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청년의 통통 튀는 감성을 담아 표현하고 소통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머니 몬스터>는 자본주의 사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본주의가 팽배한 사회 속에서 ‘돈’이 되는 일이라면 타인의 고통쯤은 가볍게 무시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돈’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것에 금전적인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세상. 자본주의가 팽배한 사회는 ‘돈’만 탐하는 괴물들을 무한하게 양산한다.

<머니 몬스터>는 자본주의 사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본주의가 팽배한 사회 속에서 ‘돈’이 되는 일이라면 타인의 고통쯤은 가볍게 무시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돈’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것에 금전적인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세상. 자본주의가 팽배한 사회는 ‘돈’만 탐하는 괴물들을 무한하게 양산한다. ⓒ UPI코리아


현대를 살아감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건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돈'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돈이 없어 온 가족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뉴스, 돈 때문에 형제가 서로를 죽이려 했다는 뉴스 등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돈이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8월 31일 개봉한 조디 포스터 감독의 <머니 몬스터>는 돈에 얽매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어찌 보면 김병우 감독의 <더 테러 라이브>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다만, <더 테러 라이브>가 하정우의 원맨쇼였다면 <머니 몬스터>는 조지 클루니와 줄리아 로버츠 콤비가 빛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머니 몬스터>의 기본적인 흐름은 이렇다. 거대 투자 기업인 IBIS의 주식거래 알고리즘에 결함이 발생한다. 그로 인해 하룻밤 사이에 8억 달러나 되는 돈이 공중분해 되어버린다. 한편 FNN 방송국의 생방송 쇼인 'Money Monster'의 진행자인 리 게이츠(조지 클루니 분)은 평소처럼 방송을 진행한다. 그러던 중 총으로 무장한 괴한 카일 버드웰(존 오코넬 분)이 등장하고 리 게이츠에게 폭탄 조끼를 입힌다. 카일은 IBIS에 투자했다가 6만 달러를 잃은 사람이었다. 그는 사라진 8억 달러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리를 협박한다. 생방송 도중에 난입한 괴한, 거기에 얽힌 사건들. 그것을 풀어 나가는 이야기가 <머니 몬스터>다.

돈 앞에 무너지는 사람들

이 영화에는 여러 명의 괴물들이 등장한다. 실제로 괴물이 아니라 괴물 같은 사람들이다. 한 명은 리다. 그는 시청률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남자다. 시청률은 곧 돈이고 그의 탐욕을 채워주는 도구이다. 다른 한명은 카일이다. 그는 인생 대박을 노리며 6만 달러라는 돈을 모조리 투자한다. 그리고 그것을 잃자 총을 들고 사람의 목숨을 위협한다. 카일의 여자 친구도 만만치 않다. 그녀는 카일이 6만 달러를 모두 잃었다는 이유로 죽어버리라며 소리친다. 그녀는 돈 앞에서 무너지고 이성을 잃는다.

이 사건의 원흉인 월트는 더한 괴물이다. 그는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지만 끝없이 돈을 탐한다. 그의 욕심은 결함을 만들어냈고 카일과 같은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그에게는 반성하는 기미도 없다. 어떻게든 다시 부를 늘릴 생각만 있을 뿐이다.

<머니 몬스터>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이들 뿐이었을까? 아니다. 생방송 도중에 괴한이 들어오고 총을 겨누는 상황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마치 흥미로운 영화를 보는 듯하다. 수천만 명이 방송을 보고 있었으나 도와달라는 리의 말에 함께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수익이 3배라는 말에 몇 명이 따랐을 뿐이다. 'Money Monster'를 흥미롭게 지켜보며 즐기던 사람들은 쇼가 끝이 나자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을 계속한다.

<머니 몬스터>는 자본주의 사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본주의가 팽배한 사회 속에서 돈이 되는 일이라면 타인의 고통쯤은 가볍게 무시하게 된다. 거의 모든 것에 금전적인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세상. 자본주의가 팽배한 사회는 돈만 탐하는 괴물들을 무한하게 양산한다.

서스펜스를 기대했다면... 글쎄

 마치 풍선에 바람을 넣다가 만 기분이다. 관객들이 기대한 것은 풍선에 바람을 가득 넣어 언제 터질지 모를 긴장감을 느끼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마치 풍선에 바람을 넣다가 만 기분이다. 관객들이 기대한 것은 풍선에 바람을 가득 넣어 언제 터질지 모를 긴장감을 느끼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 UPI코리아


<머니 몬스터>는 가지고 있는 메시지에 비해서 영화로서의 매력은 부족한 편이다. 가장 부족한 것은 서스펜스다. 서스펜스는 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긴장감이나 불안감을 뜻하는 단어다. 서스펜스는 주로 관객들이 영화 속의 캐릭터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 발생한다.

관객들은 'Money Monster' 쇼가 진행되고 있는 방송국에 경찰들이 투입되고 리에게 총격을 가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속 캐릭터들은 이를 알지 못한다. 관객들은 정보가 부족한 리가 어떻게 행동할지 기다리며 긴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머니 몬스터>는 전반적으로 서스펜스적인 재미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영화가 'Money Monster' 쇼와 별개로 월트의 비리를 쫒아가는 과정을 함께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국에서 갇혀 있는 리의 정보가 관객들과 차이가 나면서 서스펜스적인 재미가 증가해야 할 텐데 오히려 패티(줄리아 로버츠 분)이 월트의 비리를 쫒으면서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정보의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인물들의 행동은 예측하기 어렵다. 정보가 부족한 만큼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가 많아져 정보 격차가 줄어들수록 인물들의 행동은 오히려 예상 가능한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 긴장감은 당연히 줄어든다.

또한, 캐릭터들이 평면적인 점도 재미를 반감하는데 한 몫 한다. 6만 달러를 잃고 여자 친구에게 죽으라는 소리까지 들은 카일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해답을 알려주겠다는 리의 말에 쉽게 수긍하고 끌려 다닌다. 총을 들고 폭탄테러까지 결심한 범인치고는 너무 착하고 순해빠졌다.

카일이 리의 말을 따르게 되면서 리와 카일의 대결 구도였던 영화는 곧 리와 월트의 대결 구도로 전환된다. 영화가 자본주의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는 만큼 월트를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강력한 벽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다. 영화 후반에 등장한 월트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쉽게 무너지고 만다. 초, 중반에 이름만 등장하며 기대감을 높인 보람이 없다.

마치 풍선에 바람을 넣다가 만 기분이다. 관객들이 기대한 것은 풍선이 언제 터질지 모를 긴장감이었는데 말이다. <더 테러 라이브>를 보고 이 영화를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배우들의 열연도, 놓칠 수 없는 서스펜스도 <더 테러 라이브>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머니몬스터 하정우 더테러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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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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