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독하게 영화 속의 메시지를 읽고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청년의 통통 튀는 감성을 담아 표현하고 소통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얼마 전에 '구름'이라는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서 애견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걱정을 했지만 막상 얼굴을 보니 귀여운 모습에 빠져버렸다. 길에서 '구름'이를 보며 귀엽다는 사람들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종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괜스레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구름'이를 키우면서 궁금한 것이 생겼다. 강아지는 내가 집을 나가면 혼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마이펫의 이중생활>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주인이 떠난 뒤에 돌변해서 자기만의 생활을 즐기는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을 기대했다. 기대한만큼 앙증맞고 귀여운 동물들이 잔뜩 나왔지만 슬픈 현실도 반영되어 있었다.

웃음, 폭소 유발하는 동물들

 주인이 떠난 뒤의 동물들의 행동도 재밌다. 밖을 나갈때면 집에서 혼자 있을 구름이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몹시 궁금했었다. 푸들이 락 음악을 틀고 헤드뱅잉을 하는 모습이나 닥스훈트가 거품기로 등을 긁는 모습은 과장되긴 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주인이 떠난 뒤의 동물들의 행동도 재밌다. 밖을 나갈때면 집에서 혼자 있을 구름이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몹시 궁금했었다. 푸들이 락 음악을 틀고 헤드뱅잉을 하는 모습이나 닥스훈트가 거품기로 등을 긁는 모습은 과장되긴 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 UPI코리아



우선,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한마디로 한다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아쉬운 점들은 몇 가지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웃으며 행복하게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 제작사인 일루미네이션은 동물들에게 사람의 언어를 부여했다. 정확하게는 동물들의 언어를 우리가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이것만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고마운 배려다. 나를 향해 짖는 강아지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을 때 생겼던 답답함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다.

또한,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반려동물들이 생각나도록 하는 장면들도 상당히 많다. 대화를 나누던 강아지들이 공을 보며 일제히 "공이다!" 외치며 쫒아가는 모습이나 고양이인 클로이가 레이저 빛을 쫒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이 떠오른다. 나도 토끼 볼펜을 쫒아다니며 신나하는 구름이의 모습이 떠올라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주인이 떠난 뒤의 동물들의 행동도 재밌다. 밖을 나갈 때면 집에서 혼자 있을 구름이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몹시 궁금했었다. 푸들이 록 음악을 틀고 헤드뱅잉을 하는 모습이나 닥스훈트가 거품기로 등을 긁는 모습은 과장되긴 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보기만 해도 귀여운 동물들이 일제히 나와서 귀여움을 어필하는 이 영화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충분히 행복함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영화였다. 극장에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만이 아니라 따로 온 성인들이 많은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전세계 흥행 수익 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펐던 <마이펫> 

 어느날, 맥스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만을 좋아해야할 케이티가 유기견인 듀크를 데려온 것이다. 이내 맥스와 듀크는 기싸움을 벌이게 되고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듀크에게 맥스는 잠잘 곳마저 뺏기게 된다. 하지만 곧, 맥스는 듀크가 유기견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듀크를 협박해 서열을 바로 잡는다.

어느날, 맥스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만을 좋아해야할 케이티가 유기견인 듀크를 데려온 것이다. 이내 맥스와 듀크는 기싸움을 벌이게 되고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듀크에게 맥스는 잠잘 곳마저 뺏기게 된다. 하지만 곧, 맥스는 듀크가 유기견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듀크를 협박해 서열을 바로 잡는다. ⓒ UPI코리아


영화를 보는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었지만 즐겁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밝은 분위기의 애니메이션답게 재밌는 장면이 많았지만 담겨 있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케이티를 만나 행복한 생활을 해온 맥스와 유기견인 듀크의 모습이 비교되는 장면들에서 드러나는 슬픈 현실들이 그렇다.

어느날 맥스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만을 좋아해야할 케이티가 유기견인 듀크를 데려온 것이다. 이내 맥스와 듀크는 기싸움을 벌이게 되고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듀크에게 맥스는 잠잘 곳마저 뺏기게 된다. 하지만 곧, 맥스는 듀크가 유기견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듀크를 협박해 서열을 바로잡는다.

듀크가 맥스에게 항복하게 된 이유는 집에서 자란 애완견보다 유기견이 문제가 많을 것이라는 오해와 편견 때문이다. 또한, 다시 쫒겨나 유기견 보호소로 가기 두려워하는 듀크의 모습에는 또 다시 버림받을 걱정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보인다. 어릴 때 키워지다가 자주 짖는다거나 덩치가 크다는 이유 등 다양한 핑계로 버려지는 동물들이 결코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매년 8만 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 이는 국내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이다. 듀크가 집에 집착하는 모습, 맥스를 곤경에 빠트리는 모습은 또 다시 유기견으로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반영된 모습이다.

듀크와 맥스의 기 싸움은 조용히 끝나지 않고 큰 사고로 이어진다.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한바탕 도시 이곳 저곳을 휩쓸고 다닌 동물들은 마지막에 화해를 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행복한 결말이다. 하지만, 내가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인지 나는 이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화가 줄곧 보여준 모습과 상반되는 결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선, 동물들이 화해를 하는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고 복수를 꿈꾸는 동물들과 애완동물들이 화해하면서 "우리는 모두 동물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은 종의 다름을 넘어서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당하고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당하는 지금의 시대에 꼭 필요한 결말이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다음 장면이다. 동물들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 심지어 사람들에게 복수를 꿈꾸던 토끼(스노우볼)마저 말이다.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줄곧 동물들에게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부여하고 사람과 다름없이 생각하는 모습을 부여하면서 주체성을 강조했다. 동물들은 사람에게 귀속돼 있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행동하는 존재들이었다.

마치 애완동물을 자신의 액세서리처럼 여기고 장난감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 같았다. 나 역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구름이를 붙잡고 했던 행동들이 생각나면서 반성의 시간을 같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품으로 결국 돌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은 그동안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들을 부정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듀크가 유기견이 되었던 이유, 스노우볼이 사람들을 증오하게 된 이유도 동물들을 가족이 아니라 액세서리나 장난감처럼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영화의 마지막이 동물들의 귀환이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귀여운 반항이었다면 행복한 결말과 함께 사람들에 대한 일침의 메시지까지 함께 챙길 수 있지 않았을까?

마이펫 애견인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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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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