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3일, 금천 뮤지컬스쿨은 영국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사 및 저작권을 관리하는 미국 MTI(Music Theatre International)와 라이선스를 체결하고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만드는 영어 라이선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2013년 2월 23일, 금천 뮤지컬스쿨은 영국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사 및 저작권을 관리하는 미국 MTI(Music Theatre International)와 라이선스를 체결하고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만드는 영어 라이선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 금천뮤지컬스쿨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기자들의 리뷰나 주장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반론도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올해 영화와 뮤지컬에서 <프랑켄슈타인>이 한 달 간격으로 포문을 여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2012년 12월은 공연계를 비롯한 문화계 전반에서 사상 유례가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동시다발적인 <레미제라블> 열풍이 불었다. <레미제라블>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로 출판계와 연극계, 뮤지컬 분야와 영화라는 각기 다른 네 영역에서 동시에 포문을 열고 사랑을 받은 사례는 전무후무한 사례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었다.

 

한데 재작년의 <레미제라블> 열풍이 이번에는 금천에서 불기 시작했다. 그것도 어른이 아닌 학생들을 주축으로 해서 말이다. 2013년 2월 23일, 금천 뮤지컬스쿨은 영국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사 및 저작권을 관리하는 미국 MTI(Music Theatre International)와 라이선스를 체결하고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만드는 영어 라이선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11월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오디션을 실시한 결과 금천고등학교와 독산고등학교, 문일고등학교와 동일여자 고등학교에서 40명의 배우와 30명의 스태프, 32명의 합창단이 뽑혔고, 이들을 주축으로 석 달이라는 연습 기간을 거쳐 무대에 올리게 되었다.

 

레미제라블 스쿨에디션의 맨 처음 넘버를 장식하는 '프롤로그'에서 두드러진 점은 장발장의 '갱생'에 주목했다는 점을 손꼽을 수 있다. 장발장이 2-4-6-0-1이라는 죄수의 정체성을 버리고 자유인으로 사는 사람에 대한 감격을 영화보다 두드러지게 표현한 점이 이채로웠다. 공장의 여직원들이 판틴을 질투하고 공공연히 적대시하는 장면에서 이채로운 점은 여고생들의 영어 '딕션'이었다.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된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 혹은 영문 영화를 보더라도 이 장면은 호흡이 빠르게 처리되고 있다. 호흡이 빠르면 대사도 보통의 대사보다 빠르게 처리된다. 빠른 영문 대사를 처리하되 스쿨에디션의 뮤지컬은 딕션을 간과하지 않고 또박또박 영문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바른 영어 발음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였는가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참고로 학생들의 영문 발음은 미국식의 연음 발음이 아닌 영국식 발음이었다.


 2013년 2월 23일, 금천 뮤지컬스쿨은 영국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사 및 저작권을 관리하는 미국 MTI(Music Theatre International)와 라이선스를 체결하고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만드는 영어 라이선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2013년 2월 23일, 금천 뮤지컬스쿨은 영국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사 및 저작권을 관리하는 미국 MTI(Music Theatre International)와 라이선스를 체결하고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만드는 영어 라이선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 금천뮤지컬스쿨


 

판틴의 애달픈 넘버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을 부르는 장면에서는, 거리의 여자로 전락한 판틴을 장발장이 도와주려고 하자 판틴이 해고당한 원인이 장발장에게 있음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우발적인 가해자가 되는 장발장의 선의를, 피해자인 판틴이 고발하는 장면이 영화에서는 우회적으로 표현되었던 반면에 스쿨에디션에서는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었다.

 

자베르가 넘버 '스타'(Stars)를 부를 때에는 자베르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리고 있었다. 자베르가 밤을 지배하는 별에 자신의 감정을 읍소하는 이 장면은 냉혈한으로만 보일 법한 경관의 자아를 서정적으로 관객에게 어필하는 장면이면서 동시에, 행한 대로 이루어지리라는 인과론적 사고관이 자베르를 지배하고 있음을 엿보게 했다. 정부군과의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겁을 먹고 지친 가련한 청춘을 위해 부르는 넘버 '브링 힘 홈'(Bring Him Home)에서는, 장발장 자신이 죽을지언정 아들 같이 아끼는 젊은이들이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기를 바라는 살신성인의 마음을 구구절절이 담고 있었다.


 2013년 2월 23일, 금천 뮤지컬스쿨은 영국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사 및 저작권을 관리하는 미국 MTI(Music Theatre International)와 라이선스를 체결하고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만드는 영어 라이선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2013년 2월 23일, 금천 뮤지컬스쿨은 영국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사 및 저작권을 관리하는 미국 MTI(Music Theatre International)와 라이선스를 체결하고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만드는 영어 라이선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 금천뮤지컬스쿨

 

김예지가 연기하는 코제트가 사랑의 설렘을 노래하고 있었다면, 문수민이 연기하는 에포닌은 사랑의 얄궂음을, 최재희가 연기하는 판틴은 레미제라블이라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자신의 연민을 가련하게 노래하고 있었다. 코제트의 사랑의 찬가와는 반대로, 코제트의 어머니 되는 판틴과 짝사랑의 희생자인 에포닌은 절망 혹은 짝사랑의 비애를 영어 가사로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이번 <레미제라블> 스쿨에디션의 최대의 성과는 테나르디에와 그의 부인을 연기한 이상학과 이유림의 발견이다. 뮤지컬에 참가한 학생 배우들이 영어 딕션과 노래의 감정선에 치중했다면, 이상학과 이유림은 '연기'를 덧붙일 줄 알고 있었다. 이들이 영어로 부르는 노래가 워낙에 찰진지라 일부러 눈을 감고 넘버를 들어보니 브로드웨이 버전 테나르디에 혹은 부인과 버금갈 정도의 감흥을 필자에게 선사하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배우는 노래로 감정선을 더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조연의 밉상 연기가 빛나는 덕에 장발장의 선의가 더욱 빛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였다. 외적인 연기를 노래에 결합할 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노래와 감정선, 연기라는 삼박자 모두를 아우를 줄 알고 있었기에 이상학과 이유림은 그 상태로 뮤지컬 오디션에 나가도 합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무대에 선사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무대에 올리는 학예회 수준의 뮤지컬일 것이라는 필자의 선입견을 깡그리 망가뜨리는 일등공신이었다. 석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연습한 결과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성과를 레미제라블 스쿨에디션은 구축하고 있었다. 1기 스쿨에디션의 성과를 밑거름 삼아 2기 혹은 3기 스쿨에디션에서는 어떤 성과로 학생뮤지컬의 새로운 전기를 구축할지 사뭇 기대된다.

2014.02.24 13:11 ⓒ 2014 OhmyNews
레미제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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