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여의도문화마당에서 열린 '방송3사(MBC, KBS, YTN) 공동파업 집회'에서 MBC노조원들이 "힘내라 마봉춘!" "일하고 싶다"가 적힌 가면과 붉은 망토를 두른 채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문화마당에서 열린 '방송3사(MBC, KBS, YTN) 공동파업 집회'에서 MBC노조원들이 "힘내라 마봉춘!" "일하고 싶다"가 적힌 가면과 붉은 망토를 두른 채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 권우성


MBC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김재철 사장이 계약직을 사실상 전 부문으로 확대하겠다는 '자폭 선언'을 내놓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MBC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노사간의 주장은 극명히 대치되는 양상이다.

노조 "김 사장, '파업과 무관한 인력 채용' 주장했다"

먼저 노조는 8일 총파업특보에서 "김 사장이 7일 임원회의에서 '이제 파업을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본다면 파업과 무관한 인력 채용을 해야 한다'면서 '드라마 PD 중에 드라마에만 관심 있고, 조직과 상관없이 드라마만 찍을 수 있는 연봉제 형태의 인원을 뽑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노조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는 '예능, 드라마 PD와 몇 억 원씩 주고 프로그램 건당 계약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며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프리랜서 PD제를 도입해 노조 가입을 못하게 함으로써 파업 참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드라마본부의 경우, 지난 5일 PD총회에 참석한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이 '파업이 끝나면 드라마PD 전원을 계약직화하겠다, 계약직화하면서 3분의 1은 잘라내도 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조는 "이미 계약직 기자 채용을 시작한 보도부문에 대해서는 (김재철 사장이) 계약직 기자 채용을 상시화해 계약직 비중을 더욱 늘리겠다고 밝혔다"며 "심지어 임원회의에서 '앞으로 공채 신입사원 채용은 없다'는 말까지 오갔다는 얘기도 들려온다"고 전했다.

또한 노조는 "김 사장은 임원회의에서 '현재 보직 부장을 3분의 1로 줄여 통·폐합하겠다'면서 '소수 보직자에 대한 예우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보직자들이 대거 사퇴한 글로벌사업본부는 보직 숫자를 줄이고, 일부 부서는 아예 없애버리겠다고 칼부림을 또 예고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조는 7일 "김재철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전 사원의 프리랜서, 연봉제화' '예능, 드라마 100% 외주제작' '기자 계약직화' '이번 파업에 동참해 사퇴한 보직은 아예 자리를 없애겠다'는 포부를 밝혀 MBC 구성원들을 철저히 돈과 자리로 옭아매겠다는 야욕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MBC노조 파업 26일째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이진숙 홍보국장과 함께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MBC노조 파업 26일째인 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이진숙 홍보국장과 함께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 유성호


사측 "논의 도중 나온 이야기일 뿐, 확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반면 MBC 측은 "김재철 사장의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오마이스타>에 "임원회의에서 회사 정상화 대책을 논의하던 와중에 나온 이야기일 뿐, '~하겠다'는 식의 확정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현재 드라마·예능 PD들이 (노조로부터) 강하게 파업에 동참할 것을 권유받아 심적 압박을 많이 받는다"며 "'드라마·예능 PD의 계약직 전환'은 이들이 만약 원하는 이들이 있다면 외부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나왔던 방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어 이 국장은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PD총회에선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장 본부장이) 다른 회의에서는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로 계약직 전환을 언급했다"며 "같은 사람이 어떻게 판이하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국장은 '계약직 기자 채용' 부분에도 "미국과 한국을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미국의 경우 (언론인이) 100% 계약직이지 않나"라며 "(김 사장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인력을 뽑을 수 있도록 채용 방식의 유연화를 생각해야겠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사업본부를 포함한 보직부장의 통·폐합'과 관해서는 "파업 때문에 이런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조직개편의 필요성은 그 전부터 논의해 왔으며, 이번에 한꺼번에 사람이 빠지면서 어쨌건 조직을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를 했을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국장은 "노조가 밝힌 임원회의 내용이 모두 김 사장이 발언한 것처럼 집중되어 있다"며 "다른 임원들도 논의에 참여하고 있어 어떤 것들은 사장이 아니라 이들이 먼저 이야기할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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