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댄스 뮤지컬 <가위손>
ⓒ LG아트센터
남성무용수들이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에 매료됐던 매튜 본의 팬들이 이번에는 팀 버튼의 영화 <가위손>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에 열광하고 있다. 영화 속 판타지가 매튜 본 특유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되살아난 이 뮤지컬은, 작년 11월 영국에서의 초연 때 이미 대단한 인기를 모으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댄스뮤지컬인 동시에 넌버벌 뮤지컬이기에 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은 특히 배우들의 표정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섬세하게 배우들의 연기와 표정을 살피되 더불어 음악에도 세밀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연의 초반부는 약간 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이 되지만 에드워드가 성에서 빠져나와 마을사람들과 더불어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들로 인해 극적 재미는 고조된다. 특히 에드워드가 정원수를 가위손으로 순식간에 다듬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흥겨워한다.

댄스뮤지컬 <가위손>에는 아담하면서도 예쁘게 만들어진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동화 속 풍경을 연상케 하는 마을 정경에서는 실제 뭉게구름과 파란 하늘인 양 착각할 정도의 무대가 등장한다. 긴 장마와 흐린 날씨로 인해 푸른 하늘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기분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가위손>은 아기자기한 재미와 다양한 댄스를 보여준다. 다만 극적인 감동이나 흥미 면에서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엔 조금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흥겨운 음악에 맞춘 커플댄스는 객석을 들썩이게 만들지만 댄스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줄 만큼은 아니다.

그럼에도 에드워드가 킴과 사랑을 속삭이며 춤을 추는 장면은 달콤할 정도로 감미롭다. 특히나 킴의 무용실력은 무척 탁월해 보인다. 무엇보다 압권인 것은 영화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것을 댄스뮤지컬 <가위손>에서는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상황을 연출해 낸 마지막 장면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이어지는 커튼콜 시간에는 무대 앞쪽에 위치한 일부 관객들의 머리가 하얗게 될 정도로 눈이 쏟아지는데 이들에게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인간사회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채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가위손. 현대인의 고독한 단면을 보는 것처럼 느껴져 조금은 씁쓸하지만, 매튜 본에 의해 아름답게 그려지는 <가위손>은 그리 외로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댄스뮤지컬 <가위손>은 7월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됩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