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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마지막 곡 <꽃>을 부르는 장윤정에게로 꽃가루가 날리고 있다.
ⓒ 유영수
지난 3월 부산 첫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도시에서의 단독 투어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가수 장윤정.

마지막 공연이 열린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시작 전부터 많은 팬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올림픽홀에 자리한 팬들의 연령층을 살펴보니 역시 트로트 가수의 콘서트인지라 중년층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남다른 인기 덕분에 젊은층의 얼굴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여느 콘서트와는 다른 공연장의 분위기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 유영수
장윤정 본인도 그 점을 의식한 듯 첫 노래를 마친 뒤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보통 디너쇼에는 어머님 아버님들이 주로 오시기 때문에 이번 콘서트에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많이 찾아와 주신 어르신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녀는 특유의 너스레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번 콘서트는 여느 트로트 가수의 콘서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선곡과 화려한 안무가 눈에 띄었다. 여러 장르를 통해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여기서 질문 하나. 젊은 트로트 가수인 그녀가 평소에 친구들과 어울려 노래방에 가면 어떤 곡을 부를까. 콘서트에 그 해답이 있었지 않나 싶다.

▲ 때로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때로는 인상을 써가며 열창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 엿보인다.
ⓒ 유영수
▲ 트로트 가수의 콘서트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안무를 보여준 댄서들
ⓒ 유영수
장윤정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을 위한 흘러간 옛 트로트곡은 기본이요, 젊은 팬들을 위해 준비한 감성적인 발라드와 멋진 팝송들, 거기에 신나는 댄스곡까지 그녀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었다.

30대 이상의 선배 트로트 가수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꺾기 등 트로트 창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야 원래부터 인정하고 있었던 바 아닌가. 콘서트장에서 그녀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지 않고 다른 장르의 가수로 활동했어도 분명 성공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그녀는 발라드곡과 댄스곡들까지 완벽하게 그리고 맛깔스럽게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 내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보답했다. 감동적일 정도로 대단한 가창력은 물론 여러 차례 갈아입고 나온 의상과 안무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 날씬한 몸매를 드러낸 짧은 원피스와 보이시하면서도 럭셔리한 캐쥬얼 차림의 의상은 물론 우아함이 넘치는 드레스까지 다양한 패션을 자랑한 장윤정.
ⓒ 유영수
▲ 펄쩍펄쩍 뛰어가며 신나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애쓴 장윤정
ⓒ 유영수
처음엔 큰 키와 날씬한 몸매를 시원스레 드러낸 밝은 원피스를 입고 나와 분위기를 띄우더니 그 다음엔 청바지와 화려한 블라우스로 갈아입고 신나는 댄스곡으로 공연장을 한층 뜨겁게 달궜다. 이내 핑크색의 럭셔리한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이 되어 애잔한 곡으로 팬들의 가슴을 적셨다.

그녀의 공연을 빛내준 안무팀의 댄스도 비보이를 연상케 하는 현란한 동작에서부터 신나는 댄스곡에 걸맞는 동작들까지 두루 선보였다.

1부와 2부 사이에 게스트로 출연한 신인그룹 '씨야'와 신예 트로트 가수 박현민의 무대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이 드신 분들이야 '씨야'가 누군지 알 수조차 없었겠지만, 그들의 폭발적인 가창력에 다들 감탄하는 눈치였다. 또한 박현민의 깜찍한 율동과 꽃미남 스타일의 외모에 관객들은 앵콜을 연호하기도 했다.

ⓒ 유영수
▲ 공연 도중 객석에 내려가 팬들과 악수하며 분위기를 이끄는 장윤정의 모습
ⓒ 유영수
중요한 것은 공연의 기획의도가 쉽게 먹혀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장윤정은 젊은 팬들이 많이 찾아와 주리라는 기대 하에 발라드곡과 댄스곡을 꽤 많이 준비했고 게스트들 또한 젊은 신인들로 초대했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예상만큼은 아니었다.

콘서트장을 찾아온 팬들 대부분이 중년층이었기에 쉽게 콘서트장의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장윤정 본인도 조금은 힘들어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팬들의 연령층이 두텁다보니 부딪히게 되는 '행복한 고민'이 아닌가 싶다.

다양한 노래를 들려주는 것도 물론 좋지만 팬들과 대화를 나눈다든지 장윤정에게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개인기나 모창을 선보이는 등 좀 더 다채로운 이벤트를 공연 사이사이 준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 장윤정의 무대엔 국악 반주도 등장했다.
ⓒ 유영수
▲ 게스트로 출연해 <여인의 향기>와 <빠라빠빠>를 열창한 씨야(사진 위)와 박현민
ⓒ 유영수
20대의 나이에 이미 '트로트퀸'으로 자리매김 하며 인기 절정에 다다른 장윤정. 노래실력 또한 경력 20년 이상의 중견가수들 못지 않게 무르익은 그녀. 앞으로 10년 후 혹은 그 이후, 연륜과 경험이 한참이나 더 쌓인 다음엔 그녀가 얼마나 더 감칠맛 나는 목소리로 팬들 앞에 서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평생 트로트 가수 할래요"

콘서트 직전 대기실에서 만난 장윤정은 TV에서 볼 때보다 훨씬 예쁘고 여성스러웠다. 자칫 몰라볼 뻔 했을 정도다.

처음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는 울음을 터뜨렸다는 그녀. 하지만 이제는 평생 트로트 가수로 남고 싶단다. 그녀는 "앞으로 트로트가 아닌 다른 장르의 가수는 될 생각이 없다"며 "전향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원로가수 이미자를 가장 존경한다는 그녀는 "이미자 선배처럼 나중에 나이 들어 <어머나>를 부르게 돼도 데뷔 때와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가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밝혔다.

선거철을 맞아 각 정당에서 그녀의 노래를 로고송으로 쓰겠다며 치열한 '러브콜'을 보낸 데 대해선 "고맙고 감사할 뿐"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선거가 끝나면 원곡을 더 많이 사랑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장윤정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 리메이크 앨범에는 트로트는 물론 5곡의 발라드곡도 수록돼 있는데, 두 장르의 노래를 부를 때의 느낌이 각각 어떻게 다른가?
"리메이크 앨범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원곡과 비교 될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아예 원곡을 듣지 않고 혼자 연습을 하면서 녹음을 했다. 트로트를 부를 때는 노래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을 했고 발라드를 부를 때는 전혀 트로트의 음색이 느껴지지 않도록 부르기 위해 노력했다."

- 이번 앨범에서는 기존의 트로트 창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앞으로도 이런 변화를 많이 추구할 생각인가?
"트로트 창법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타이틀곡 <콩깍지>는 트로트다. 그동안 콧소리를 많이 냈다면, <콩깍지>에서는 트로트 고유의 '꺾임'이 들어가 있다. 그 외 다른 노래들은 장윤정만의 색깔을 나타내기 위해 노력을 했다."

- '행사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각종 행사에 다니느라 바쁜데 수입은 누가 관리해 주는지 궁금하다.
"수입은 전적으로 부모님이 관리하신다. 난 통장에 얼마가 있는 지조차도 모른다."

- 요즘처럼 다양한 장르의 쟁쟁한 가수들이 대거 활동하는 시기에 트로트가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래의 가수들처럼 발라드나 댄스로 시작하지 않은 게 결과적으로 오히려 더 잘 됐다고 생각하지 않나?
"처음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는 많이 울었다. 지금은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 후회된다. 트로트가 정말 좋고 또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앞으로도 트로트가 아닌 다른 장르의 가수는 될 생각이 없다. 다만 이벤트성으로 변신을 시도할 수 있지만 전향할 의사는 전혀 없다."

- 트로트 가수로서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할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도 트로트 가수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는데, 가장 존경하는 선배가수는 누구인가?
"트로트를 하시는 모든 분들이 존경스럽다. 실제 트로트 가수들의 무대는 너무 제한되어 있고 힘든 일이 많다. 내가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니 그 어려운 일을 묵묵히 하는 여러 가수분들이 너무 존경스럽다.

그래도 굳이 한 분을 꼽으라면 이미자 선배님이다. 데뷔시절이나 지금이나 목소리가 한결 같으시다. 나도 나중에 나이 들어 <어머나>를 부르게 돼도 데뷔 때와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가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 <꽁깍지>인데 누군가에게 꽁깍지가 씌면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편인가, 아니면 상대방의 구애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편인가?
"콩깍지에 씌어본 적이 별로 없어서…. 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시하기보다는 구애 받기를 기다리는 편인 것 같다."

- 20대 중반의 나이면 한창 연애하기 바쁘고 젊음을 즐길 때인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지금처럼 날씨가 좋은 날은 가끔 길을 걷고 싶기도 한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친구들 만나 수다도 떨고 싶은데 주로 전화통화로 하다보니 친구들이 이젠 만나주질 않을 것 같다(웃음)."

- SBS <도전 1000곡>의 MC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공동진행자인 유정현씨와의 호흡은 잘 맞는 편인가?
"이제 4번 촬영했다. 처음에는 좀 긴장했는데 이제 좀 자리를 잡은 생각이 든다. 유정현씨가 잘 챙겨주고 난 믿고 따라가는 편이다."

- 작년 9월에 깜짝 DJ로 선을 보이기도 했는데 라디오 DJ를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은 없는가?
"DJ는 꼭 하고 싶은 분야이다. 지금은 다른 활동으로 인해 못하게 됐는데 너무 아쉽다."

- 지방선거 로고송으로 장윤정씨 노래들이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흥겹고 신나고 멜로디가 쉬워서 많이들 사용하시는 것 같다. 또 가사가 많이 반복되는 형식이어서 개사하기 쉬워 많이 사용한다고 들었다.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대신 선거가 끝나면 꼭 원곡을 많이 사랑해 달라."

- 술 광고 모델에 욕심이 난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술 광고에 캐스팅되려면 섹시한 이미지가 필요할 것이다. 주위에서 본인에게 그런 면이 숨어있다고 얘기를 듣는 편인가?
"작년에 대전 충남지역의 소주광고의 모델로 활동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난 섹시함보다 서민들이 좋아하는 가수이고 또 좋아하는 술이 소주이다 보니 약간 어울린 듯해서 캐스팅됐던 것 같다."

- 전국투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서울에서의 오늘 공연을 끝으로 긴 여정이 끝나게 되는데, 전국 각지의 팬들을 직접 만나본 소감은 어떤가?
"장윤정이란 이름을 걸고 연 첫 단독 콘서트였다. 찾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특히 전주공연 때는 야외공연이었는데 비가 쏟아졌었다. 그런데도 비옷을 입고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말씀 해달라.
"서울콘서트가 끝나면 <콩깍지>로 다시 활발한 활동을 할 것이다. 신곡 <콩깍지>도 많이 사랑해 주시라. 또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하는 제 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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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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