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4: 대장군의 귀환스틸컷
도키엔터테인먼트
영상으로 구현한 고대 전쟁의 웅장함
사연인 즉, 9년 전 왕기와 함께 육장 중 한 자리를 차지했던 규(아라키 유코 분)가 방난에게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단 것.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규는 어려서 왕기의 집에 맡겨져 자랐는데, 왕기와 함께 크며 특별한 애정을 주고받았단 이야기다. 그렇게 둘의 마음이 조금씩 커져 결실을 맺기 직전에 하필이면 방난과 규가 전장에서 대적하게 된다. 과연 방난의 무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어서 규는 그 창날에 목숨을 잃게 되었단 얘기.
뒤늦게 전장에 도착해 눈이 뒤집힌 왕기가 방난과 창칼을 맞대었고, 방난은 부상을 입고 자리를 물러간 게 벌써 9년이 된 이야기다. 그로부터 수련에 수련을 더한 그가 조나라 삼대천의 자리에 복귀하여 다시금 진나라와 전쟁을 벌이게 되니, 왕기는 왕의 명령이 아니더라도 그를 베어 규의 영정 앞에 바치고픈 마음이 되었던 일이다.
만화 원작도 그렇지만 실사화된 <킹덤>의 매력 또한 파격적이며 전격적인 전투신 묘사에 있다. 실제 전국시대를 비롯한 고대 전쟁사를 깊이 고증한 전략전술이 인상적이고, 그를 규모 있게 영상화한 기술력 또한 대단하다. 보는 이를 감탄케 하는 장군과 장군 사이의 일기토 연출은 웬만한 액션영화의 쾌감을 우습게 누를 정도다. 창과 창이, 칼과 칼이 맞닿는 그 호쾌한 장면들이 극적 긴장과 적절히 어우러져 보는 이를 흥분케 한다.
매력은 그저 전투신 묘사와 재현에 그치지 않는다. 신과 영정, 왕기와 방난, 이목과 수많은 장수며 병사들의 캐릭터를 조화롭게 배치하고 활용하는 솜씨가 상당하다. 이는 원작 <킹덤>의 공으로, 대륙을 놓고 혈투를 벌이는 일곱 국가의 상황을 수많은 인물들을 통하여 적절하고 적합하게 그려냈던 것이다. 원작을 본 이라면 더욱 깊이 있게 작품 아래 깔린 사연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거니와, 원작을 보지 않은 이라도 금세 이야기에 녹아들 수 있게끔 구성한 솜씨 또한 보통이 넘는다. 사토 신스케가 각본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를 이어서 연출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