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잘 만들기 어려운 속편, 거듭 나오는 이유
원작이 성공했다면 그를 되살려 속편을 내는 것이 영화산업의 인지상정이다. 속편이 가능한 설정과 구성, 캐릭터까지 갖추었다면 금상첨화겠다. 기승전결의 공식이 뚜렷한 장르영화의 경우엔 아예 속편을 기대하고 그 판을 깔기도 하는데, 이따금 그 의도가 맞아 떨어질 땐 예상을 상회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이를테면 <신과 함께-죄와 벌> 속편인 <신과 함께-인과 연>은 본편과 속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넘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머쥐며 한국영화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공조>에 이어 5년 만에 나온 <공조2: 인터내셔날>도 각기 700만 명 내외의 관객동원에 성공했다.
물론 모든 속편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원작이 있으니 캐릭터와 구성에서 손을 덜 수 있다는 기대가 독이 되기도 한다. 속편은 본편만큼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속설이 사실 그대로 드러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앞서 언급한 두 시리즈 모두 속편이 본편에 비해 관객이 덜 들었고, <조선명탐정> 등 꾸준히 속편이 나온 시리즈를 보더라도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인 <명량> 또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긴 <한산: 용의 출현>과 손익분기점조차 넘지 못한 실패작 <노량: 죽음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관심이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속편이 모조리 성공할 수 있다면 <태극기 휘날리며>나 <실미도>, <왕의 남자>와 <해운대> 같이 대성공을 거둔 영화가 속편을 내지 않았을 리 없다. 주인공 막시무스가 죽어도 <글래디에이터>를 되살리는 할리우드를 보면 태극기도 다시 휘날리고, 실미도도 어떻게든 다시 탈출하며, '왕의 남자 그 후'라거나 '경포대' 같은 작품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적었듯 속편을 만들기란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 그것도 흥행시키기란 더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