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지옥> 시즌2 장면
넷플릭스
<지옥> 시즌2는 전반적으로 무척 어둡다. 마치 세상의 멸망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불편하고 절망적인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민혜진 변호사(김현주)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녀에게 신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으며, 고지를 받은 사람이 죄를 지었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고지는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지며, 죄를 짓지 않은 사람에게도 찾아온다는 점이다. 민혜진 변호사는 그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민혜진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다. 시즌2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반복된다. 그녀는 규모가 커진 소도라는 조직에 속해 있지만, 조직의 이익보다는 당장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을 우선시한다. 그래서 전체 이야기를 다 보고 나면, 민혜진은 어떤 집단과도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녀는 이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사람 자체를 생각하는 인물이다. 시즌1에서 혼자 살아남은 아이를 키우거나, 부활자 박정자를 구출해 그녀의 아이들에게 데려다주는 등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도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민혜진이라는 인물은 <지옥>의 세계관에서 실낱같은 희망으로 보인다.
<지옥> 이 훌륭하게 담아낸 혼란
이 드라마는 매우 현실적인 재난을 다룬다. 지옥 고지와 시연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고,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액션은 마치 실제 지옥에 온 것처럼 공포감을 자아낸다. 시즌2의 메시지는 시즌1보다 더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며, 관객들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연상호 감독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확립해 왔는데, <지옥> 시즌 2는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
정진수 역의 김성철 배우는 시즌2부터 합류했다. 시즌1의 유아인 배우와는 다른 느낌이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김성철만의 정진수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민혜진 역의 김현주 배우는 따뜻함을 감추고 있는 이성적인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박정자 역의 김신록 배우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며, 그녀가 보여준 절망과 고통의 감정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지옥> 시즌2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다양한 집단이 각기 다른 신념으로 움직이며, 그 속에서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는 모습은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민혜진과 같은 인물이 주는 작은 희망은 우리가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공포를 넘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복잡성과 인간 본연의 모습을 직시하게 만든다. 마치 지금, 바로 여기가 지옥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지옥> 시즌2는 단순한 드라마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혼란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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