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자신과 추억의 장소에서 같이 따뜻한 감정을 나눈 에릭은 사실 살아갈 이유가 더 많다. 하지만 그는 위험한 순간에 공황을 느끼며 힘들어한다. 그때마다 몸이 멈추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입에서는 저절로 비명이 나오려 한다. 영화 속에서 그가 오히려 사미라 보다 훨씬 약한 사람처럼 보이는 건, 그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 사미라 보다 크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사미라와 함께 도시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사미라는 에릭의 옆에서 그에게 마지막 선물을 준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은 사미라의 감정과 이야기에 집중한 영화다. 전작들에 비해 숨 막히는 긴장감이 조금 떨어졌고, 주인공에게만 관대한 설정들이 이어져 다소 맥이 풀리기도 한다. 그래도 한 사람의 감정과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시리즈의 특징을 넣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시리즈 팬들에겐 아쉬움을 남길 수 있는 영화지만, 일반 관객들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화 속 사미라의 감정을 확인하면 어떨까. 이 영화는 우리에게 기억의 소중함과 그 속에 담긴 감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사미라의 고집, 추억, 희생은 결국 우리 모두가 삶에서 겪는 감정인데, 이 감정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보여준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의 연출을 맡은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은 특유의 긴장감 조성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한다. 그의 연출은 음향의 극적인 사용과 시각적 서사에 중점을 둔다. 관객들이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들며 영화 내내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한다.
루피타 뇽은 사미라 역을 통해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미라의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표현하며, 관객들을 그녀의 감정선으로 깊이 끌어들인다. 조셉 퀸은 에릭 역을 맡아 그의 내면 갈등과 생존 의지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사미라와의 케미스트리를 완벽하게 구현해 낸다.
디몬 하운수는 조연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을 충실히 표현한다. 알렉스 울프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한 생존 본능을 지닌 캐릭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런 감독과 배우들의 조화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을 단순한 프리퀄 그 이상으로 만들며, 감정의 깊이와 서스펜스를 동시에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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