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공연 끝나고 커튼콜 때 촬영함.
편성준
김예은 배우만 잘 하는 게 아니었다. 마방의 민주 역을 맡은 윤성원 배우는 특유의 열린 연기로 극의 흐름을 잡아 주었고 연재 역의 최하윤 배우, 은혜 역의 류이재 배우, 지수 역의 김기주 배우까지 저마다 맡은 역으로 최선의 연기를 보여 주었다. 나는 특히 소방관을 비롯해 선생님, 경마장 사장, 편의점주 등 멀티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낸 이승헌 배우의 활약에 감탄했다.
각색을 맡은 김도영 작가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유머 포인트에 연극에서만 가능한 희극 장치들까지 더해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1·2부로 나뉘어 인터미션까지 장장 두 시간 반에 이르는 러닝 타임 내내 무대 위의 배우와 객석의 관객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 되어 무언가를 함께 완성해 간다'는 소중한 느낌을 공유했다.
연극이 끝나고 로비에서 이 연극을 보러 온 박희정 배우와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최근 쉬지 않고 계속 작품을 했던 그는 이제야 좀 쉴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며 웃었다. 우리는 박희정 배우를 모르는데도(그냥 팬인데) 덥썩 인사를 해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며 웃었다. 이어 연기를 마치고 나온 윤성원 배우, 김예은 배우와도 가벼운 인사를 나누었다. 극장을 나와 대학로 쪽으로 천천히 걷고 있는데 우리 앞으로 이승헌 배우가 걸어가는 게 보였다. 동양서림 근처에서는 보경 역을 맡았던 김현정 배우가 친구와 함께 지나가는 것도 보았다.
별 것 아니지만 예술이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천 개의 파랑>은 이번 일요일인 4월 28일까지만 상연하지만 실망하지 마시라. 좋은 연극은 다시 돌아온다. 이번 기회를 놓치셨다면 다음 시즌엔 꼭 보시라. 좋은 연극은 고된 삶에 한 줄기 용기와 희망을 주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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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출신 작가.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읽는 기쁨』 등 네 권의 책을 냈고 성북동과 보령을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유머와 위트 있는 글을 지향하며 출판기획자인 아내 윤혜자, 말 많은 고양이 순자와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