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의 이상한 '추성훈 금메달' 보도 '추성훈 선수 금메달 보도'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신문은 <스포츠조선>(이하 '조선')이다. 2일자 조선은 1면과 4면에 걸쳐 `추성훈 선수`에 대해 가장 많은 지면과 사진을 할애했다. 또한 5개 스포츠신문 중 유일하게 추성훈 선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소개했다. 1면에는 '조국을 메쳤다'는 제목 아래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슬픈" 추성훈 선수의 운명적 스토리를 소개했고, 4면에는 '선수는 승부에서 이기는 게 생명' 제하로 추성훈 선수의 결승전 소감과 한국 텃세에 좌절해서 일본으로 귀화했다는 내용의 박스기사를 함께 실었다. 그런데 조선에서는 다른 신문사에 실려 있는 추성훈 선수의 '말'을 찾아볼 수가 없다. 조선은 '한국 선수로 활약하다가 일본대표로 출전한다는 것이 어색했을텐데', '이번 대회에 대비해 훈련은 어떻게 했나', '결승전에서 승리를 자신했나', '앞으로의 목표' 등 4개 질문을 던졌다. 조선의 인터뷰 기사에서 볼 수 있는 '귀화'와 관련한 멘트는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운동선수는 우선 승부에서 이기는 것이 생명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답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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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자 스포츠조선. 5개 스포츠신문사중 경기 장면을 촬영한 신문사는 스포츠조선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서울은 시상식 장면을, 타 신문사는 연합뉴스 사진을 사용했다 |
ⓒ 스플 이정환 |
관련사진보기 | 다른 신문에 나와 있는 추성훈 선수의 말은 어떨까. 간단하게 경기소식과 추성훈 선수 소개를 박스 기사로 처리한 <굿데이>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신문사에 실려 있는 추성훈 선수의 말은 다음과 같다. "유도를 하기 위해 귀화했고 유도는 국적과 관계없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우승해 기분이 좋습니다"(스포츠서울) "대한민국 구호가 나를 응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적은 상관없다. 유도를 계속하고 싶었을 뿐이다" "유도가 좋아 선택한 길인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다" (일간스포츠) "나는 한국사람입니다. 귀화는 유도 때문에 했습니다. 유도에는 국적이 없습니다" (스포츠투데이) 모두 '조국을 메쳤다'는 조선의 기사 제목을 어색하게 만드는 말들이다. 다른 신문들의 기사 제목 또한 조선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래도 전 한국입니다'(스포츠서울), '유도가 좋았을 뿐'(일간스포츠), '추성훈 "유도위해 귀화...난 한국인"(스포츠투데이) 특히 <한겨레신문>을 보면, 신문 기사가 '사람을 보는 시각'에 어느 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한겨레 기사는 "추성훈은 1일 금메달을 따낸 뒤 '열심히 응원해주신 동포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로 시작, "그가 경기장을 나서며 던진 능숙한 한국말은 우리들의 가슴을 깊숙이 찌른다"며 '나는 영원한 한국 사람입니다'는 추성훈 선수의 말로 끝맺고 있다. 조선이 왜 그렇게 추성훈 선수 보도에 많은 공을 들였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조국을 메쳤다'고 보기 힘들게 만드는 추성훈 선수의 말들은 왜 쏙 빼버렸을까. 2일자 조선은 확실히 이상했다. 특히 아키야마의 마음속에 '추성훈이란 이름 석자와 한국'이 살아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 이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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