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밖으로 밀려난 대형 한반도기

아리랑응원단, '아시안게임 조직위' 규탄

등록 2002.10.04 17:23수정 2002.10.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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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종합운동장 '만남의 광장'에 펼쳐 놓은 가로 40m, 세로 60m의 대형 한반도기. ⓒ 오마이뉴스 윤성효


남북 선수 공동 응원과 통일을 상징하는 대형 한반도기가 운동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운동장 밖에서 펼쳐보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리랑응원단(총단장 김영만)은 전국통일연대가 제작한 가로 40m, 세로 60m 대형 한반도기를 경기장 밖에 펼쳐 보이면서, 이를 반입 못하도록 한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를 규탄했다.

아리랑응원단은 북한과 중국의 여자축구경기가 열리는 4일 오후 5시 창원종합운동장 앞 '만남의 광장'에서 대형 한반도기를 펼쳐 놓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직위는 그동안 가로 1.5m, 세로 2m 이상의 깃발은 운동장에 반입할 수 없고, 보수우익단체를 자극할 우려가 있어 대형 한반도기를 운동장에 가져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9월 28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북한과 홍콩의 남자축구경기 때는 대형 한반도기의 운동장 반입을 요구하는 아리랑응원단과 조직위 안전통제본부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안전통제본부가 운동장 출입문을 닫는 바람에 끝내 한반도기 반입이 무산됐다.

아리랑응원단은 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 한반도기 반입 불허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응원단은 성명에서 "우리는 민족화해의 분위기를 깨기 위한 반통일 기득권 세력의 음모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기 반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경기장 출입문을 30분 이상 봉쇄하여 유료 입장권을 가진 수많은 시민들이 불편과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아리랑응원단은 "불허 이유 중의 하나가 극히 일부인 극우보수세력들을 자극한다는 것이었는데, 실로 어처구니없는 변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렇다면 응원하는 사람들이 손에 들고 흔드는 수천의 소형 단일기와 작지 않은 크기의 중형 단일기는 그들을 자극하지 않고 대형만 그들을 자극한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영만 총단장은 "조직위에서 가로 1.5m 이상의 깃발은 안된다고 했는데, 어제(3일) 마산운동장에서 열린 축구경기 때 대형 태극기가 반입되어 사용된 점을 볼 때, 조직위의 크기와 관련한 주장은 무너지고 말았다"면서, "대형 한반도기 반입 불허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단장은 "오늘 경기 때는 물리적으로 반입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음 경기 때는 반드시 운동장에 들고 가서 통일의 의지를 펼쳐 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아시안게임의 여자축구경기의 결승전이나 마찬가지인 북한 대 중국의 예선 경기가 4일 저녁 7시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기를 앞두고 응원단이 속속 입장하고 있으며, 북한 응원단도 함께 응원할 예정이다.

▲ 아리랑응원단 대표들이 대형 한반도기 반입 불허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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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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