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프로젝트 시즌2: 다시, 바람이 분다스틸컷
다큐이야기
각자도생과 고립, 패배... 그대로 둘 수는 없다
현장엔 작품에 참여한 열다섯 명의 감독 가운데 넷이 참여했다. 총연출 김환태를 비롯해 '지지않는 마음'의 문창현,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하라!'를 만든 권혜린, '향아에게'를 연출한 최태양이다. 이번 '씨네만세 875'에선 상영 뒤 이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담아 소개한다.
전작과 신작에 대한 평은 앞서 기사로 나갔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소개를 붙이려 한다. 프로젝트는 지난 2022년 3월, 코로나19로 고립된 전국 각지 저항의 현장을 연결 짓는 시민 활동가들의 여정으로 시작된다. '길 위의 신부'라 불리는 문정현 신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봄바람 순례단이 40여 일 동안 전국 60여 곳의 투쟁현장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파편화된 사회, 얄팍해지는 공동체 가운데서 고립된 저항의 현장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위기감이 순례의 이유가 됐다.
그 곁에는 순례가 그저 일회적 행사로 그치길 원치 않은 영상활동가들이 있었다. 그를 기록하길 욕망한 이들이 봄바람 순례단과 각 현장의 모습을 담아 한 편의 작품을 만드니, 그것이 곧 1편 <봄바람 프로젝트: 여기, 우리가 있다>가 됐다. 그러나 이후는 어떠했나. 대한민국호의 새 선장으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과 그 정권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사회 전반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각자도생의 추세 아래 저항의 현장은 더욱 큰 고립과 마주한다. 이를 연결하고 지지할 활동가들의 설 자리 또한 열악하기 짝이 없다.
두 번째 작업 <봄바람 프로젝트 시즌2: 다시, 바람이 분다>가 제작된 배경이 바로 이러하다. 모두 15명의 미디어활동가가 참여해 핵발전소와 송전탑, 신공항 건설,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에너지정책,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투쟁, 교사에게 고용불안을 강요하는 학교,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탄압 등의 주제로 짤막한 작품을 만들어 붙였다.